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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 강
반딧불 강 옮긴이의 말 |
Teru Miyamoto,みやもと てる,宮本 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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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 강」의 이야기는 지푸라기며 널빤지며 썩은 과일이 떠 있는 오사카의 아지 강 주위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여덟 살 난 소년 노부오는 어느 날 배를 개조해 만든 집에서 살면서 강가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가족을 만난다. 커다란 귀신 잉어의 목격담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또래 소년 기이치와, 어른스럽고 내성적인 성격의 누나 긴코, 그리고 몸을 팔며 생계를 잇는 남매의 어머니. 남매와의 만남을 통해 소년은 세상의 그늘을 조금씩 엿보게 되고, 오랫동안 강가에서 해오던 우동집을 접고 다른 지방으로 이사해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어렴풋하게나마 삶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년에게는 그 예정된 주위 환경의 변화에 앞서 친구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찾아온다. 발이 닿지 않는 곳을 향해 정처 없이 강 위를 나아가는 배집과 그 뒤를 쫓아 달려가는 소년의 뒷모습은 마치 한 장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서정성을 전해준다.
「흙탕물 강」이 유년기의 이야기라면, 「반딧불 강」은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이 좀더 넓어진 시야로 바라본 현실이다. 사춘기의 경계선에 서 있는 열네 살의 중학생 다쓰오는, 4월에 큰 눈이 오면 이타치 강 상류에 반딧불이 무리가 나타난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굳게 믿고 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병으로 쓰러진 아버지와 그 때문에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어머니, 짝사랑하는 또래 여학생 히데코, 그리고 갑작스런 사고로 죽어버린 친구. 어머니와 할아버지, 히데코와 함께 강 상류를 향해 눈 녹은 산을 오르는 소년의 마음속에는 그런 주위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싹트고, 이윽고 눈앞에 마치 환상과도 같은 거대한 반딧불이 무리가 나타난다. “반딧불 무리는 용소 바닥에서 조용히 춤추는 미생물의 시체처럼 무한한 침묵과 시취를 머금은 채 빛의 앙금으로 변하여 하늘 높은 곳으로 희미한 광채를 발하며 차가운 분말처럼 날아오르고 있었다.” 작가는 소설의 절정이라고 해도 좋을 이 장면에서 매정하게도 갑자기 펜을 놓아버린다. 독자는 완전히 책장을 덮기 전까지 사라지지 않는 그 환상의 빛 속을 헤메게 된다. 그리고 마치 “아아, 이대로 자고 싶어” “……이걸로 끝이야” 라는 등장인물들의 공허함과 나른함이 깃든 대사처럼, 소설의 여운은 끊길 듯 말 듯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하강해간다. 소설의 시간적인 배경은 초봄에서 초여름에 이르는 짧은 기간이지만, 거기에 노부오 부모의 과거가 겹쳐지면서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닌 인간적인 드라마로 발전한다. 언젠가 소년이 갖게 될 어른의 모습, 만나게 될 사람, 맞닥뜨릴 고민 등이 다른 형태로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흐르는 강처럼 성장해가는 소년의 머릿속에서 이 이야기들이 어렴풋한 유년의 기억으로 바뀔 때, 강가에서는 또다른 이야기들이 태어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