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추천사 — 일해 덕민
· 서문 1. 부모를 봉양하다 ― 사마 본생 ① 2. 독화살을 맞고도 원망하지 않다 ― 사마 본생 ② 3. 진실서언으로 살아나다 ― 사마 본생 ③ 4. 욕망의 도미노 ― 비두라 현자 본생 ① 5. 세속 삶의 지혜 두 가지 ― 비두라 현자 본생 ② 6. 지혜의 심장 ― 비두라 현자 본생 ③ 7. 어린아이의 일곱 문답 ― 마하움막가 본생 ① 8. 왕궁에 들어가다 ― 마하움막가 본생 ② 9. 궁정 현자들과의 대결 ― 마하움막가 본생 ③ 10. 모함자들을 똥통에 처박은 아내 ― 마하움막가 본생 ④ 11. 비밀 폭로 ― 마하움막가 본생 ⑤ 12. 1차 전쟁 ‘첩보전’ ― 마하움막가 본생 ⑥ 13. 2차 전쟁 ‘미인계’ ― 마하움막가 본생 ⑦ 14. 적국에서의 대건축 ― 마하움막가 본생 ⑧ 15. 대탈출 ― 마하움막가 본생 ⑨ 16. 화해 ― 마하움막가 본생 ⑩ 17. 누구를 희생해야 하는가, 수마水魔의 문답 ― 마하움막가 본생 ⑪ · 본생담 작품 위치도 · 참고문헌 |
각전의 다른 상품
|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동물은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재빠른 몸동작, 예민한 후각과 청각 등을 무기로 먹고 먹히는 야생의 세계를 살아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내는 것일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무엇을 무기로 삼아 인생이라는 전쟁을 치러 나가는 것일까? 성냄과 욕심과 잔꾀인가, 겉치레와 폼과 허명인가, 권세와 거드름인가, 안면과 뇌물로 다진 인간관계인가? 2권에서는 그 힘이 진실과 지혜라고 말한다. --- p.10 부모를 봉양한 사마 사마는 대답하기를 “부모님이 아직 늙지 않으셨는데 눈이 어두우시니 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내가 부양하게 되었으니 웃는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 제가 부양하겠습니다.” 하였다. --- p.27 지혜의 심장 몸과 말과 뜻의 삼업에 의해 우리는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죄업 내게 없거니 내가 다시 누구를 두려워하리! 현자는 “나의 죽음이 네게 무슨 이익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뿐나까는 “용왕의 딸 이란다띠를 사모해서다.”라고 하였다. 현자는 “이 세계는 오해로 인해 파멸한다.”라고 탄식하고 그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p.107 지혜로 전쟁을 건너다 자신을 세 번이나 추방하거나 죽이려 한 왕의 목숨을 구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그 자체가 어찌 난행의 능행이지 않겠는가? 거기에서 나아가 적국의 도성에 자신의 왕이 머물 궁전을 짓고 지하도를 건설하여 자신의 왕과 적국 왕의 일가족들을 빼돌린다는 발상은 보통 사람들의 상식적이고 틀에 짜인 정형화된 사고를 훌쩍 뛰어넘는다. 지혜의 섬광이 번득이는 이 작전의 밑바탕에는 생명에 대한 사랑과 우애가 진득하게 묻어난다. --- p.256 부처님의 지혜는 자비와 함께한다 부처님을 양족존(兩足尊)이라고 부른다. 두 가지를 구족하신 분! 무엇이 두 가지인가? 바로 자비와 지혜이다. 날카롭고 차가운 지혜의 칼날을 자비의 보드랍고 달콤한 구름사탕으로 칭칭 감아서 적들에게 나누어 주신다. 일체중생에게 베푸신다. --- p.14 |
|
1권의 ‘난행’에서 2권의 ‘진실과 지혜’로
1권과 2권은 서로 다른 질문과 주제를 중심으로 독립적인 한 권의 책이 되도록 구성됐으며 본생담을 읽는 서로 다른 축을 갖는다. 『자타카로 읽는 불교』 1권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어려운 선행을 실천하는 보살의 모습을 통해 ‘난행의 능행’을 보여주었다면, 2권은 선행과 지혜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시험받는지를 다룬다. 1권에 동물 주인공과 선행의 원형이 많이 등장한다면, 2권에는 가족과 왕궁, 궁정과 국가, 현자와 왕, 첩보와 전쟁이 전면에 등장한다. 1권이 “어떻게 선행을 실천할 것인가”를 물었다면, 2권은 “선행과 지혜를 지닌 사람은 욕망과 권력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공동체를 이끌 것인가”를 묻는다. 이번 책에는 사마 본생, 비두라 현자 본생, 마하움막가 본생 세 편이 총 17장에 걸쳐 실려 있다. 효행과 진실, 욕망과 지혜, 정치와 전쟁이라는 서로 다른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사람은 무엇을 힘으로 삼아 삶을 살아가는가.” 효행을 다한 사마는 왜 죽음 앞에 섰는가 사마 본생은 “좋은 일을 했는데 왜 불행이 찾아오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사마는 눈먼 부모를 위해 물을 길어 오고, 음식을 마련하고, 몸을 씻겨 드리며 하루의 모든 시간을 부모를 봉양하는 데 바친다. 그러나 어느 날 사냥에 나선 왕이 사마를 짐승으로 오인해 독화살을 쏜다. 가장 선한 일을 하던 사람이 가장 억울한 방식으로 죽음에 이른 것이다. 이 이야기는 흔히 효행을 권하는 교훈담으로 읽히기 쉽다. 그러나 각전 스님은 사마 본생을 단순한 효 이야기로 설명하지 않는다. 선한 사람에게도 고통이 닥치는 이유와, 선행 이후에도 불행을 감당해야 하는 인간의 문제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 사마를 다시 일으키는 것은 왕의 권력이나 인간의 의술이 아니다. 부모를 봉양해 온 사마의 진실, 죽음 앞에서도 왕을 원망하지 않는 마음, 자식의 죽음 앞에서도 누구를 탓하거나 자책하지 않는 부모의 마음이 사마를 살린다. 사마 본생은 선하게 살면 반드시 좋은 일이 돌아온다는 단순한 인과응보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행을 했는데도 고통이 찾아올 수 있으며, 그 고통 앞에서 어떤 마음을 선택하는지가 삶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지혜로운 비두라는 왜 욕망의 표적이 되었는가 비두라 현자 본생은 지혜로운 사람이 왜 위험해지는지를 보여준다. 비두라는 네 왕을 섬기며 세속의 일과 성스러운 가르침을 함께 일러주는 현자다. 그는 공정한 판단으로 왕들의 신뢰를 얻지만, 용왕에게서 받은 마니주를 계기로 내기의 희생물이 된다. 용왕비가 현자의 심장을 원하면서 비두라는 죽여야 할 대상으로 바뀐다. 그는 산꼭대기에 거꾸로 매달려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다. 뛰어난 지혜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욕망이 차지해야 할 보물로 전락한 것이다. 각전 스님은 이 사건을 ‘욕망의 도미노’로 읽어낸다. 하나의 욕망은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끝나지 않는다. 왕비의 욕망은 왕의 선택을 움직이고, 그 선택은 또 다른 욕망과 질투를 자극한다. 결국 한 현자의 죽음을 요구하는 거대한 연쇄가 만들어진다. 비두라에게 지혜는 지식을 많이 아는 능력이나 말을 잘하는 재주가 아니다. 죽음 앞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고,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며, 자신의 지혜를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위해 사용하는 힘이다. 비두라 현자 본생은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안전하다는 믿음을 뒤집는다. 지혜는 때로 질투와 불안을 불러일으키며, 권력과 욕망의 중심에 선 사람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린다. 그럼에도 비두라는 폭력이나 복수로 자신을 지키지 않는다. 상대의 욕망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살피고 그 흐름을 바꾸는 방식으로 위기를 풀어간다. 어린 마호사다는 어떻게 왕궁과 전쟁을 헤쳐 갔는가 마하움막가 본생은 11장에 걸쳐 펼쳐지는 정치·전쟁 서사다. 주인공 마호사다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인다. ‘어린아이의 일곱 문답’에서 여러 난제를 풀어낸 그는 왕궁에 들어가 궁정 현자들과 대결한다. 하지만 왕궁은 지혜로운 사람을 반기는 곳이 아니다. 마호사다는 모함과 질투, 정치적 경쟁 속에서 자신의 진실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야기는 궁정의 문답에서 멈추지 않고 비밀 폭로와 첩보전, 미인계, 적국에서의 대건축, 대탈출, 전쟁과 화해로 확장된다. 마호사다의 지혜는 관념적인 가르침이 아니다. 왕의 의심을 풀고, 모함을 밝혀내고, 적의 계략을 간파하며, 국가의 위기를 해결하는 실천적 능력이다. 동시에 그는 자신이 섬기는 왕에게 버림받고 죽음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약속과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다. 마하움막가 본생은 불교 본생담 가운데서도 특별하다. 부처님의 전생 보살이 왕궁의 정치와 국가 간 전쟁 속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현실정치를 떠나 홀로 깨끗하게 살 수 있는가. 자비로운 사람은 전쟁과 폭력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가를 이끄는 사람에게 필요한 지혜는 무엇인가. 마호사다의 이야기는 이 질문들에 간단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수많은 인물과 사건, 배신과 음모, 선택과 희생을 통해 지혜가 현실 속에서 얼마나 어렵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정치철학과 선 수행이 만난 본생담 해석 각전 스님의 독법이 이 책에 독특한 시선을 부여하는 이유는 그의 이력과 관련이 깊다. 각전 스님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하고 제3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해양수산부에서 근무했다. 이후 궁극적 진리에 대한 갈망으로 출가해 대정 스님을 은사로 모셨으며, 범어사 강원을 졸업하고 여러 선원에서 수행해 왔다. 미얀마 쉐우민 국제명상센터에서 수행한 경험도 있다. 정치철학을 공부하고 국가 행정의 현장을 경험한 뒤 수행자의 길을 걸어온 그의 시선은 왕과 신하, 현자와 재판관, 궁정과 국가가 등장하는 본생담을 새롭게 읽어낸다. 권력은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가. 의심과 질투는 어떻게 조직 전체를 흔드는가. 현자는 권력자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지도자의 판단은 공동체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내는 것일까? 무엇을 무기로 삼아 인생이라는 전쟁을 치러 나가는 것일까?” 각전 스님은 이러한 질문을 정치철학적 시선과 수행자의 시선으로 함께 살핀다. 고대 인도의 왕궁은 먼 과거의 공간이 아니라 오늘날의 조직과 정치, 가족과 인간관계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산치와 아잔타의 현장에서 다시 읽은 본생담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본생담을 글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각전 스님은 인도와 네팔의 불교 성지를 답사하고 산치 대탑과 아잔타 석굴에 남아 있는 본생담의 조각과 벽화를 직접 확인해 왔다. 책에는 관련 현장 사진과 본생담 작품 위치도, 유적 자료가 함께 실려 있다. 사마와 비두라, 마호사다의 이야기는 경전 속 문자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다. 산치의 부조와 아잔타 석굴의 벽화에는 이 이야기들이 고대 인도인들의 시각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자타카로 읽는 불교 2』는 불교 설화집이면서 불교미술 답사서이고, 고대 인도의 인간과 사회를 읽는 인문 교양서이기도 하다. 각전 스님의 전작 『인도 네팔 순례기』가 부처님이 살아생전 머물렀던 성지를 따라간 기록이라면, 『자타카로 읽는 불교』는 부처님이 되기 이전의 삶과 행적을 통해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추적하는 기록이다. 『인도 네팔 순례기』는 2021년 제18회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자타카로 읽는 불교 1』은 2024년 세종도서에 선정됐다. 부처님의 전생담은 결국 오늘의 나를 묻는다 『자타카로 읽는 불교 2』는 부처님의 전생을 묻는 책이면서 동시에 지금의 나를 묻는 책이다. 좋은 사람에게 왜 불행이 오는가. 지혜로운 사람은 왜 고통을 겪는가. 선행과 지혜는 현실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각전 스님은 본생담을 통해 삶이 선한 사람에게도 어렵고, 지혜로운 사람에게도 복잡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고통이 없기를 바라는 데 있지 않다. 고통 속에서도 무엇을 힘으로 삼아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데 있다. 『자타카로 읽는 불교 2』는 효행과 진실, 욕망과 지혜, 정치와 전쟁을 관통하는 세 편의 본생담을 통해 독자에게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건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