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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도 자꾸 보니 사랑스러워요”
보리 출판사 편집부 김종현
2002년 봄에 처음 취재를 나갈 때만 해도 개구리쯤이야 가까운 논에만 가면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만 해도 논에 가면 한 발 한 발 뗄 때마다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개구리들이 엄청 흔했거든요. 하지만 사진기를 둘러매고 막상 취재를 나가보니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구리와 뱀, 도마뱀, 도롱뇽, 거북을 찾아다니다 보니 우리 나라 구석구석 안 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니게 되었네요. 제주도 어느 오름 꼭대기에서 돌을 들췄더니 맹꽁이가 꽁 몸을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던 모습은 그렇게 발품을 팔고 돌아다니던 우리에게 주는 작은 선물 같았습니다.
두꺼비 취재를 나가서 마을 어른한테 두꺼비가 언제쯤 내려왔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봄에 첫 비가 내릴 때 산에서 내려왔어.’ 하고 말해 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어떤 말보다 정확한 말이었거든요. 학자들이 책에다 3월 몇일쯤이면 내려온다고 쓰는 글보다 훨씬 멋들어지면서 정확하지 않나요? 개구리와 뱀은 오래 전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해온 친구들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을 꼼꼼히 바라보며 지혜를 얻었습니다. 개구리와 뱀이 사람들에게 해를 주는 벌레나 쥐를 많이 잡아먹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구리와 뱀을 함부로 잡아 없애지 않았죠. 도롱뇽이 알을 돌에 붙이는지 안 붙이는지를 보고 여름에 비가 많이 올지 안 올지를 헤아리기도 했습니다. 자라가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성질을 잘 알고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것 말고 다른 속담도 많고 옛이야기에도 많이 나올 정도로 개구리와 뱀은 우리와 함께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입니다. 우리 나라에 사는 양서류와 파충류 목록을 만들다 보니 이런 개구리도 있었구나, 이런 뱀도 살았나, 도마뱀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많이 놀랐습니다. 제가 크면서 공부했던 책 어디에도 우리 나라에 이런 동물들이 산다고 알려준 기억이 없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참 이상하네요.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친구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친구들을 알려 주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보리 어린이 첫 도감을 만들게 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고생하면서 찾아다니며 보고 물어보고 듣고 만져본 느낌 모두가 결국은 좋은 책을 만드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는 것 같습니다. 3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봤던 것들을 모두 담아 내보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그것은 다음 책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보리 어린이 첫 도감 시리즈 첫째 권으로 나온 만큼 개구리와 뱀이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아기들은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세밀화 그림책으로 보세요. 글을 읽을 줄 아는 유치원 어린이들은 재미난 설명도 읽어보고 엄마, 아빠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서 넘겨보세요. 궁금한 것이 더 많은 초등 학생은 작은 글씨까지 꼼꼼하게 읽어보면 더 재미있을 겁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나오는 보리 어린이 첫 도감을 보며 우리 아이들이 더 많이 자연과 친해지고 자연에 사는 동무들도 많이 알고 아끼고 사랑하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