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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4
이향영 레지나가 말하는 리사 리Lisa Lee 8 제1부 당신의 평화를 빕니다 고故 이태석 요한 신부님께 17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22 성 프란치스코 사부님께 27 안토니 가우디 건축가님께 33 세비야 님께 38 김계춘 신부님께 42 김석중 신부님께 46 황창연 신부님께 52 홍성남 신부님께 59 이해인 수녀님께 66 제2부 당신 품격 존중합니다 라이언 교수님께 75 마틴 교수님께 82 팀 교수님께 87 헬렌 교수님께 91 김동길 교수님께 100 하영석 교수님께 108 승효상 건축가님께 115 김정희 시인님께 122 달과 고목 127 별자리 128 목숨 129 조병화 시인님께 130 권구철 총장님께 136 윤보영 시인님께 144 제3부 당신 능력 응원합니다 김미경 원장님께 153 김재동 박사님께 160 미카엘과 미카엘라에게 164 토마스와 존 마엔에게 171 윤혜순 하이디에게 177 성민희 수필가님께 189 수지 김 화가에게 196 한원주 과장님께 203 강준민 목사님께 207 박무일 국장님께 212 법륜 스님께 218 제4부 당신께 기도 바칩니다 우리 어머님께 227 우리 아버님께 232 향기 언니에게 238 상기 오빠에게 245 무의식 속의 어린 향영에게 250 리사가 향영에게 254 꽃나무가 향영에게 261 한영원 조카에게 265 아브라함 박 형제께 272 이유빈 폴에게 276 사랑하는 아들에게 282 마르첼리노와 실비아에게 285 해설 차성환 순례와 축복의 길 297 |
Lisa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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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혈육도 자기만의 섬!
지난날 가슴 적시며 은밀한 속삭임에 지샌 밤 베니스의 가면처럼 구역질 나는 형상으로 변해 버린 도시 고층 건물들 오토바이 소음 괴성에 묻힌 해운대 지난날 들려오던 뻐꾸기들의 노래 파도 소리 삼켜버린 문명 돌아온 고향 내가 기대고 싶은 언덕은 어디에도 없다 매화 목련 개나리 진달래 동백 벚꽃 다투어 얼굴 드러내는 꽃들의 화려한 축제! 단단한 흙을 뚫고 메마른 가지를 지나 전신에 수액을 투여한 저 고통의 인내를 견디어 피워 낸 찬란한 꽃의 얼굴들 땅속에 떨어진 죽은 자들이 뽑아 올린 영혼의 별들이 아닌가? 꽃들이 고운 빛으로 물들어 저 하늘대는 몸짓들은 영혼의 춤이 아닐까? 꽃에게 물었다 험악한 세상을 향해 어떻게 그런 예쁜 미소를 지을 수 있느냐고 꽃이 말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아름답다 예쁘다 하는 말은 다 사람들이 꽃같이 예뻐서라고’ 사람이 꽃같이 아름다워서 꽃을 보고 예뻐한다고 꽃나무는 쌓인 말이 많다 안으로 괴로움을 억제하고 아픔을 품고 있으면서 그것을 꽃으로 피워서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자기가 살아가는 이유라고 파도가 바위 때리며 울부짖듯 내 몸 세포마다 피 흘리며 죽어가는 내 존재를, 나를 들어줄 밤낮은 어디에도 없다 내 편이 되어줄 단 한 사람이 이 도시 어디에도 없고 독한 냄새만 풍기는 말은 허공에 무수히 맴돌고 있다 오늘도 파도는 제 한 몸 담을 요람이 없다 찌르고 차이는 혀끝 바늘에 차이고 차이면서 밤이 없는 밤 사그라지는 촛불로 견디며 깨어지고 결단코 포기 없는 파도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하늘 향해 일어서는 연습을 상처를 통해 배워간다 파도와 꽃의 말이 위로가 되는 해운대, 아픈 봄날의 어느 밤! --- 「꽃나무가 향영에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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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영 시인의 시집 『당신의 평화를 빕니다』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1943년 경북 청도 출생으로 부산과 서울에서 27년, 미국에서 43년을 살았으며 현재 한국으로 돌아와 여행을 즐기며, 시와 산문을 쓰고 있다. 이번 시집은 송시頌詩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들에게 바쳐진다. 그들의 참다운 삶을 노래하고 그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되새김질하는 과정에서, 시인의 애틋한 마음은 감사와 존경이 깃든 사랑의 정서로 표출된다. 시인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그 안에서 인간의 고귀한 가치와 사랑을 깨닫는다. 자신에게 사랑과 헌신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사람들을 추억하며, 그로부터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야 말로 이번 시집의 유의미한 문학적 성취라 할 수 있다. 한편 시인은 순례巡禮의 여정 자체를 시적 배경으로 삼는다. 평화의 도시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아시시, 스페인의 가우디 성전, 세비야 성당, 이스라엘의 갈릴리 호숫가 등으로 떠났던 순롓길이 시인에게는 시적 자산이자 삶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하는 까닭이다. 순례를 통해 인연을 맺고 푸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시인은 타인을 위해 기도하는 일에 참다운 기쁨을 느낀다.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의 말처럼 “사람의 귀함을 알”고 “사람과의 온전한 만남이 기적과 같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시인의 가장 큰 자산이며, 시를 쓰게 하는 동력인 셈이다.
이번 시집은 인연들에 대한 진심 어린 헌사로 가득 차있다. 추천사를 쓴 이재무 시인의 말처럼 시인은 “존재(대상)의 근원적 슬픔에 주목하는 시적 편력을 보이”며, “타자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박애”를 시 안에서 실천한다. 이때, 시인이 걸어온 순롓길은 역설적이게도 곧 축복의 길이 된다. 기도를 통해 ‘당신’의 평화를 빌고 ‘당신’의 품격을 존중하며 ‘당신’의 능력을 응원할 때, 시인이 써 내려간 서사의 파노라마는 장강처럼 굽이치며 가독성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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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이 심한 바닷가에 뒤틀린 형상으로 서있는 나무가 있다고 하자. 나무의 기괴하게 뒤틀린 형상만을 카메라에 담기에 급급한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향영 시인은 존재(대상)의 근원적 슬픔에 주목하는 시적 편력을 보이고 있다. 시인의 시정신은 타자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박애를, 관념과 추상의 차원이 아닌 구체적 생활로써 실현하고자 하는 구원의 욕망에 닿아있다. 이러한 이타적 정신은 ‘아들’의 죽음이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시인이 맺어온 인연의 스펙트럼은 광활하다. 그것은 시인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과 상관성이 있는 듯하다. 이 시집은 시인의 이러한 인연들에 대한 소중한 헌사로 가득 차 있다. 서사의 파노라마가 장강처럼 굽이치는 시집은 가독성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긴다. - 이재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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