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ire Schvar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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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보다 몇 배는 큰 돌멩이 하나가 불쑥 나타나면서
늘 똑같았던 내 일상은 완전히 뒤집혀 버렸어 어느 날 다니보다 몇 배는 커다랗고 매끈매끈한 돌멩이 하나가 마당에 나타난다. 이름은 로네, 각진 곳 하나 없이 둥그렇고 뽀얀 아름다운 조약돌이다. 아주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 살던 로네는 이 집 사람들에게 붙잡혀 왔다. 그래서인지 로네는 언제나 슬픔에 잠겨 고향을 떠올렸다. 두고 온 가족들과 부드러운 바다의 물결, 흔들리는 해초와 짓궂은 꼬마 게들의 장난까지. 로네는 바다의 모든 것을 그리워했고, 그 옆에 있던 다니는 깨달았다. 로네의 이야기를 듣기 전 그러니까 바다를 모르던 때로는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그렇게 집 마당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나 본 적 없는 작은 자갈돌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 저 먼 바다로 가고 싶다! 안녕, 세르주! 너 나랑 바다에 가지 않을래? 하지만 알다시피 다니는 자갈돌이다. 발은커녕 팔도 없어서 혼자서 머나먼 곳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가 없다. 잠시 현실을 자각한 다니는 풀이 죽은 듯했지만, 그때!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쇠똥구리 ‘세르주’가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곧바로 세르주를 불러 세운 다니는 말한다. 함께 바다에 가지 않겠냐고. 아무래도 쇠똥구리답게 무언가를 굴리는 걸 좋아하는 세르주는 다니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러고는 굴리던 쇠똥을 치우고 그 자리에 다니를 척 갖다 놓는다. 밀고, 구르고, 노래하고, 구경하며 둘만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위아래로 계속 뒤집히는 세상 속에서 다니와 세르주는 무사히 바다에 도착할 수 있을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주는 환상의 호흡, 예상 못한 조합이 주는 기분 좋은 새로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는 세르주와 다니는 죽이 척척 맞는다. 다니가 신박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세르주는 앞뒤 재지도 않고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위기의 순간에도 둘은 요령 있게 대처하며 온전히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도착한 긴 여정의 끝엔 바다보다 깊고 넓은 우정이 남으리라. 표지에서부터 산뜻하고 화사한 색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클레르 슈바르츠는 별색 4도 인쇄를 선택하여 익살스럽고 통통 튀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맑고 선명한 남색이 그림의 전체 톤을 잡아 주고, 새빨간 포인트 컬러는 활기를 불어 넣는다. 서로만 있다면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둘의 우정처럼, 익숙하진 않지만 절묘한 색 조합은 기분 좋은 새로움을 선사한다. 정해진 운명을 바꾸는 데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한마디와 빠른 결단력이면 충분하다. 일단 해 보는 두 친구처럼 이젠 즐거운 여행길에 올라탈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