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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뒷모습
정채봉
샘터 200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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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꽃뫼에서

2. 아름다운 사람들

3. 꽃과 연기

4. 연습이 없는 인생 극장

5. 마음의 문을 열고

저자 소개 1

丁埰琫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 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
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심사 등을 통해 숱한 후학을 길러 온 교육자이기도 했다.
동화 작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 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다. 죽음의 길에 섰던 그는 투병 중에도 손에서 글을 놓지 않았으며 그가 겪은 고통,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을 펴냈고, 환경 문제를 다룬 동화집 『푸른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정채봉은 2001년 1월, 동화처럼 눈 내리는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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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3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46413252

책 속으로

비 온 뒤에 한 켜 더 쟁여진 방죽의 풀빛을 사랑합니다.
토란 속잎 안으로 숨는 이슬방울을 사랑합니다.
외딴 두메 옹달샘에 번지는 메아리결을 사랑합니다.
어쩌다 방 윗목에 내려오는 새벽 달빛을 사랑합니다.
화초보다는 쑥갓꽃이며, 감꽃이며, 목화꽃이며, 깨꽃을 사랑합니다.
초가지붕 위에 내리는 새하얀 서리를 사랑합니다.
무 구덩이에서 파낸 무들의노오란 순을 사랑합니다.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왔다는 담양의그 죽순을 사랑합니다.

고향의, 해질 무렵이면 정강이에 뻘을 묻히고 돌아오던 건강한 수부들을 사랑합니다.
지나가는 걸인을 불러들여 먹던 밥숟가락을 씻어서 건네주던 우리 할머니를 사랑합니다.
상여 뒤를 따라다니며 우느라고 눈가가 늘 짓물러 있던 바우네 할머니를 사랑합니다.
남의 허드렛일을 자기 일처럼 늦게까지 남아 하던 곰모 영감님을 사랑합니다.
명절 때면 막거리 기운에 코끝이 빨개져서 소고 하나만을 들고 농악대 뒤를 따라다니며
덩더쿵 덩더쿵 어깨춤이 신나던 복애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동네 머습 제사를 1백 년이란 긴 세월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지내고 있는 문경의 농바위골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죽으면서 동네 정자 앞에 있는 소나무한테 자기 재산의 절반인 논 15마지기를 상속시킨 예천의 이수목 노인을 사랑합니다.
눈 쌓인 겨울날이면 산짐승들이걱정되어서 산자락에 무며 고구마를 던져 놓는 광사 스님을 사랑합니다.
고향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고향 소리를 들려주고자 여치 1만 마리를 키우고 있는 전주의 서병윤씨를 사랑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 모든 것을 버무려서 그 누구도 아닌 한국의 아이로 복제하고 싶은
<<초등사과 밤배>>속의 주인공이 '난나(나는 나)'입니다.

풀꽃 하나도 아끼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다운 화평의 피를 가진 아이, 이 땅의 난나들이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천과 융화해서사는 삶, 양적인 물질의 풍요보다는 생활의 질을 추구하는 삶, 그리고 보다 높은 인간적 사랑으로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되어 살아가기를 이 밤에 기도합니다.

---pp.29-31

내 작은 가슴 속에는, 저쪽의 받아주지 않는 거기에서 저 혼자 떨어져 익사하는 전화 벨 소리가 있고, 참깨를 털 듯 나를 거꾸로 집어들고 털면 소소소소 쏟아질 그리움이 있고, 살갗에 풀잎 금만 그어도 그대를 향해 툭 터지고 말 화살표를 띄운 피가 있다.

--- 머리말 중에서

고향에서는 그 연약한 혼자 몸으로 농사를 지었고 이웃 읍내로 이사 가서는 한동안 풀빵을 구워서 팔았고, 국수 장사를 하기도 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어린 손자의 학교 뒷바라지 때문이었다. 소설책을 보느라고 밤늦게 있어도 공부 열심히 한다고 생고구마라도 깎아 내오지 못하면 아파 하시던 할머니의 그 가슴.

미원이 처음 나왔을 때 그것이 무슨 비약인 양 찬장 속 깊은 곳에 감춰 주시던 그 안타까운 마음.
언젠가 우연한 자리에서 어떤 재벌의 재산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날은 특히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골동품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었는데 그 자리에서 문득 불문학자 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 p.85

출판사 리뷰

정채봉이 남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지난 1월 9일 아침, 동화작가 정채봉은 소원대로 찔레꽃송이 같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그토록 그리던 어머니 품으로 떠났다. 꽃그늘처럼 환한 미소와 맑은 눈빛의 정채봉. 그의 맑고 투명한 영혼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두 권의 에세이집 『그대 뒷모습』『스무 살 어머니』가 나왔다. '어머니'를 그리며, 고향의 바다를 생각하며 가슴 절절하게 풀어낸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나와 가족의 소중함, 고향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미처 얼굴도 익히기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일본으로 건너가신 아버지, 그래서 바닷가 쓸쓸한 마을에 남겨진 어린 오누이와 할머니, 그 버거운 삶의 조건을 어쩌지 못하고 한평생 외롭게 살아온 정채봉. 그의 문학과 정서를 길러준 고향과 흙과 바람, 할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인간의 사랑과 고통에 대한 이해와 긍정의 시선을 가슴 찡하게 써내려간 그의 글들은 결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진솔함이 짙게 베어있어 두고두고 잔잔한 감동을 일게 한다.

정채봉의 대표 에세이집 『그대 뒷모습』『스무 살 어머니』에는 이번에 새롭게 「2월과 바다와 동백꽃과」「새해 아침에」「당신은 행복하세요?」「내 정신의 사원」「마음의 문을 열고」 등 미발표 유작 에세이 10여편을 추가로 수록했으며 마음 속 깊이 울림을 주는 감동적인 에세이 114편이 모아졌다. 풀섶에 묻어드는 새벽이슬처럼, 연못에 비껴든 청순한 하늘처럼 우리의 영혼을 맑게 헹구어 주는 정채봉의 감동 언어! 그는 이미 고인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났지만 사람과 사물을 응시하는 따뜻한 시선과 생명을 대하는 겸손한 마음만은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음을 『그대 뒷모습』과 『스무 살 어머니』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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