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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의 남자가 자잘한 하얀 꽃과 푸른 꽃을 붉은 색 머리에 꽂은 요정같은 젊은 여인을 부드럽게 포옹하고 있다,. 남자의 손은 꿈꾸는 듯한 여인의 얼굴을 감싸고, 두 사람 모두 무겁고 뻣뻣한 망토를 입고 있었는데 금박 소개의 망토가 영롱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클림트는 왜 그 광경이 익숙한지를 알았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었다.
"키스." 그가 중얼거렸다, "이건 내 그림 「키스」구나 그런데 어떻게...? 클림트는 주저하며 노신사에게 다가가 그 옆에 섰다. 그는 사지가 반쯤 마비된 듯 오른쪽 반신이 아래로 처져 있었다. 주름진 얼굴의 절반은 마비되어 일그러졌고, 피부는 죽은 사람의 것처럼 탄력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마치 몇년동안 신성한 공기라고는 전혀 쐬지 않은 사람 같았다. --p.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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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클림트인가
싸이월드 내 클림트 펜클럽인 <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공존>의 회원 수는 25만 명. 클럽은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되며 비밀 클럽으로 분류되어 있어 검색도 불가능한 데다가, 더 이상의 회원은 받지 않는다.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공존’이라는 글을 치면 ‘이 클럽에 가입하는 방법은 없나요?’, 내지는 ‘클럽 출입 가능한 아이디 빌려주실 분’을 찾는 글들이 줄줄이 뜬다. 클림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되는 그림을 그린, 축복받은 화가이자 저주받은 운명의 화가. 2006년 4월, 예술의 전당은 지난해부터 홍보해왔던 ‘클림트와 빈 분리파전(2006. 6. 1~2006. 9. 3)을 진작부터 기대에 들떠 있던 예비 관람객들의 눈총을 뒤로한 채, 어떤 이유 때문인지 슬그머니 ‘브루클린 인상파 거장전’으로 바꾸어놓았고, 영화 수입업체인 ‘스폰지’는 지난해 제작된 영화 「클림트」를 수입, 2006년 월드컵 기간을 피해 배급할 계획이라 한다. 왜 클림트인가? 오래전에 죽은 화가의 망령이 2000년대를 사는 젊은이들을, 그것도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을 움직이고 있다. 무엇 때문에? 크리스티네 아이헬의 장편소설 『클림트』의 국내 출간도 클림트의 망령에 의해 진행되었다. 경쟁사의 뒤늦은 합류에 쫓고 또 쫓기며. 유령을 피해 필사적으로 달아나듯.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 에로티시즘과 매독에 걸린 천재의 광기, 클림트의 삶과 예술의 접점을 절묘하게 파고들다 이 소설은 단순히 클림트의 연애 행각을 다룬 소설이 아니다. 소설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생애와 그의 시대를 묘사하는 데 있어 결코 단선적인 진행을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소설은 오히려 판타지에 가깝다. 클림트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소재와 상상에서 비롯된 인물이 하나로 결합되어 클림트를 중심으로 원을 그린다. 명확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클림트 개인의 운명을 통해 보이는 것, 즉 매독에 의해 혼미해진 그의 정신 상태를 통해 보이는 것들일 뿐이다. 소설은 아름다움과 환희, 데카당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세기말, 죽음의 예감으로 얽매인 시대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소설이 한 시대의 종말을 반영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존 말코비치, 베로니카 페레스, 새프런 버로, 니콜라이 킨스키 출연. 라울 루이즈 감독의 영화를 소설로 만나다 독일의 스타 작가 크리스티네 아이헬과, 영화 「클림트」의 감독이자 예술 영화의 거장이라 일컫는 라울 루이즈 감독의 교감에 의해 씌어진 이 소설은 화가 클림트의 생애와 예술, 현실과 환상을 씨실과 날실로 절묘하게 직조해낸 또 하나의 ‘클림트적’ 예술작품이다. 작가는 클림트라는 한 인물의 전기를 나열하거나 애정 편력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라울 루이즈의 시나리오를 재해석하여, 세기 전환기의 몽롱한 분위기와 클림트의 생애, 그리고 그의 예술을 탁월하게 재현했다. 황금빛 유혹과 몽환적 에로티시즘의 화가 클림트, 그를 매혹시킨 파리 무희와의 격렬한 정사!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오스트리아 빈. 클림트는 기존의 예술과 다른 장식적이고 화려한 화풍으로 빈 분리파를 이끄는 당대 최고의 화가다. 숱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그의 화실에는 언제나 벌거벗은 모델 여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고, 클림트는 육감적이고 에로틱하면서도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창조하는 데 몰두한다. 연인 미디는 그의 난잡한 여성 편력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여인이다. 그가 들르는 빈 중심가의 카페에는 온갖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예술에 대한 격론을 벌인다. 어느 날 빈 분리파의 장식적 예술에 반대하는 건축가 아돌프 로스와 충돌한 클림트는, 카페를 나오던 중 현관에 걸려 있던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다 정체 모를 남자와 마주친다. 어디선가 나타나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는 검은 양복의 남자. 그때부터 클림트에게 환상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사건들이 벌어지는데……. 1900년, 만국박람회가 개최되고 있는 파리. 작품 「철학의 알레고리」로 금메달을 수상하게 된 클림트는, 연인 미디(에밀리 플뢰게)와 함께 파리로 간다. 박람회장에서는 클림트의 영예를 기리는 뜻에서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가 만든 짧은 영화가 상영되는데, 클림트는 그 자리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온 신비스런 무희에게 매혹당하고 만다. 헤어날 수 없는 마력으로 클림트를 빨아들이는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클림트에게 평생에 걸친 영감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 그녀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때 클림트 앞에 다시 나타난 검은 양복의 남자는 자신을 오스트리아 대사관의 비서라 소개한다. 그날 밤, 그의 안내로 발을 들이게 된 파리의 한 저택에서는 신비하고 관능적인 여인 클레오 레아가 클림트를 유혹의 늪으로 깊이 빠져들게 한다. 그녀와 꿈같은 정사를 치른 클림트는,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초상화를 완성하기도 전에 그녀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가 본 것은 한낱 정신병적 환각인가, 혹은 혹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를 농락한 저급한 유희인가? 하릴없이 빈으로 돌아온 클림트는 파리에서의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몇 주인지 몇 달인지 시간 감각마저 사라질 정도로 혼란에 빠진다. 클레오 레아에 대해 광적인 집착에 빠져 있는 그에게 파리에서 만났던 대사의 비서가 홀연 나타나 초상화를 완성했는지 다그친다. 클림트는 정녕 환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것인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예술계의 격렬한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클림트는 더욱더 관능적인 미를 추구하는 그림에 몰두하게 되고, 그 중심에는 늘 미지의 여인 클레오 레아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클림트는 이상한 쪽지를 받고 그녀와 재회한다. 그리고 격정적인 정사를 치른 클림트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인 진실에 직면하는데……. 무서운 빠르기로 절정까지 오르다가 어느 순간 어리둥절하게 끝나고 마는 라벨의 「왈츠 La Valse」와도 같은 구성! 클림트를 충격과 혼돈 속으로 몰아넣은 ‘클레오 레아’의 진실. 그가 겪은 것은 클림트 혼자만의 환상인가, 지독한 현실인가? 그가 혼란에 빠질 때마다 유령처럼 불쑥불쑥 나타나는 검은 양복의 남자는 누구인가? 연인의 병적인 여성 편력을 묵묵히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클림트의 여인 미디(에밀리 플뢰게), 또 한 명의 위대한 화가 에곤 실레와의 운명적인 만남과 우정, 퇴폐적이고 몽환적인 세기 전환기 유럽의 생생한 풍취,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격정적 사랑, 그리고 클림트가 죽음을 넘어서까지 추구한 궁극의 예술. 이 모든 것들이 뒤섞인 가운데 더욱더 가파르게 몽상과 광기 사이를 오가는 희대의 천재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