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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는 직업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 데카르트의 송과선 우리는 먼지 같은 존재이다 장례식의 불청객 계획된 죽음 죽음에 대한 사랑 심연의 가장자리에 놓인 촛불 냉장고 안의 신발 시험에 낙제하다 크루트병 냉소주의자, 믿는 자, 과학자 비겁한 영웅 아류나와 호수 가족들의 관례 신의 주소 성경 다이어리 영혼의 손상 하나님 없이는 크리스마스도 없다? 죽음은 죽음이다 샹포르와 함께 아침식사를 스틱스 강을 찾아서 성욕이 네 배로 증가하다 미친 조카 환생의 암시 잔소리 나무 보증서 캐치 22 : 여러 형태의 안락사 잡힐 듯한 노벨상 바로 그 전쟁 아리가 장례식을 택하다 오래된 질문들, 오래된 대답들 성스러운 지식과 세속적인 지식 이중 이름이 지니는 위약효과 프루스트의 기억의 실마리, 누추한 버전 네 발로 기는 축생에게 베케트는 닫혀 있다 공정하게 재판한 후 교수형에 처하라 죽음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죽음은……? 부질없는 목적을 위한 무자비한 논리 사랑은 거듭해서 끝난다 시들어 버린 화동(花童) 강인한 토끼 대체행위로서의 의식 죽음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단독 비행 천국에서 그가 본 것들 소리 나는 구리 점성술과 뭐 그런 것들 가짜 열, 실제 화상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뒤엉킨 마카로니 키츠의 사망소환장 겸손한 음영학 냉소주의자들의 무리 나는 이러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항(抗)절망제 모든 버섯은 먹을 수 있다 인생이라는 음악회 우리는 앞을 향해 살아가면서 뒤를 돌아보며 사고한다 희망과 생화학 예방은 따분하고 치료는 재미있다 부모와 자식 빈 손 환상통 인간이 죽음을 발견하다 재난집착증 암 연구와 인공 강우 알렉산더의 신성 도날드에게 보내는 편지 일상의 해부 “왜 나란 말입니까? ” 티베트식 죽음 연습 죽음이라는 공장 혼자서 맞이하는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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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함께 춤을>>은 세계에서 안락사를 가장 개방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요양원에 근무하는 한 의사의 특별한 비망록이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사는 환자들을 돌보고 때로는 직접 안락사를 실행하기도 하면서 자신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자 자신의 일기와 서신에 기초하면서 환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세부사항을 조금씩 바꿔 쓴 이 책에는 요양원에서 일하는 세 명의 의사와 다양한 환자들이 등장한다. 냉담하고 영리한 노장인 야르스마, 얼핏 냉소적으로 보이지만 휴머니스트인 안톤(화자이자 저자 자신이다), 그리고 의학의 위력에 대한 순진한 믿음으로 충만한 더 호이여르가 이어가는 흥미로운 토론과 논쟁 사이사이에 불치병을 앓으며 고통받는 환자들의 이야기가 배치되어 있다. 삶의 다양한 굴곡을 넘어 온 환자들은 무덤의 가장자리에서 갖가지 기억과 감정들로 가득한 삶의 수수께끼들을 들려주고 저자는 깊은 공감을 품은 시선으로 그들의 마지막을 기술한다. 하지만 죽음을 마주 대하는 저자의 시선은 어떠한 미화의 조짐도 거부하는 것이어서 솔직하다 못해 둔탁하게까지 느껴진다. 그의 날카로운 메스는 우리가 위안으로 삼을 만한 마지막 환상까지 낱낱이 벗겨 내고 육신이 썩어 가는 죽음의 실상을 우리에게 날것 그대로 들이댄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강렬한 휴머니티의 기록으로 평가받고 읽히는 것은 죽어 가는 인간에 대한 저자의 깊은 연민과 환자들의 존엄성을 존중하고자 애쓰는 진정성이 독자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런 저자에게 안락사는 외면할 수만도 없는 독배와도 같다. 죽어 가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존엄성 있는 해방이라는 측면과 그것이 의사에게 부과하는 윤리적인 딜레마 사이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고뇌한다. 이를테면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며 흔들리던 저자가, 죽은 환자가 그동안 얼마나 고통받았는지를 증언해 주는 이웃의 이야기에 날아갈 듯 홀가분해하는 모습은 안락사를 주관하는 의사가 떠안는 고뇌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그런가 하면 기품 있는 노부인이 자신의 죽음 후에 남게 될 의사와 간호사를 위해 포도주를 준비하는 장면에 이어지는 안락사 장면은 정신을 지닌 채 육체에 묶여 있는 존재인 인간의 고통을 서늘하게 드러내 준다. 저자는 안락사 이외에도 의학계 이면의 여러 가지 모습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의학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후광을 벗겨 내는 저자의 시선은 가차 없다. 또한 의사가 되기 전에 철학을 전공하기도 했던 저자는 책의 여러 부분에서 인간의 정신이라는 수수께끼를 파고들기도 하고 성직자들과 종교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음산하고 뒤숭숭한 요양원의 장면들은 저자의 해박한 지식, 섬세한 내면, 기발한 유머를 통해 읽는 이에게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묘한 감동을 전달한다. “용기 있고 빛나는 책이며 삶에 있어서 가장 거대한 사실인 죽음을 꾸밈없이, 거북스러울 만큼 고집스럽게 우리에게 보여 주는 최초의 현대적인 책”이라는 평가에 걸맞은 함량을 지닌 이 책으로 저자인 베르트 케이제르는 데뷔작으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행운을 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