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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지독한 허무의 끝에서, 마침내 철학을 만났습니다 1.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는 밤에는 쇼펜하우어 어차피 인생은 누구에게나 고통이다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영혼은 충만해진다 고독을 감당할 수 없기에 타인을 찾게 된다 걱정과 슬픔은 남들을 신경 쓰는 데서 비롯된다 사소한 일로 힘들다면 사실은 행복한 것이다 명랑한 마음이야말로 최고의 자산이다 욕망을 멈추면 아름다움이 보인다 2. 내가 한없이 초라해진 밤에는 니체 인간은 초극되어야만 하는 그 무엇이다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남 탓하지 말고 고귀하게 싸워라 초인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강한 사람이다 죄책감 따위는 버리고 춤추듯 경쾌하게 살아라 그대의 운명을 사랑하라 죽음을 삶을 완성하는 축제로 만들어라 3. 불안과 마주하는 밤에는 하이데거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세상에 던져졌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의 존재를 문제 삼을 수 있다 불안이 찾아올 때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가 생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본래 모습이 드러난다 언제나 죽음을 기억하라 인간은 시인으로서 지상에 거주해야 한다 탐욕을 버릴 때 삶의 경이로움이 시작된다 4. 혼자라는 것이 버거운 밤에는 에리히 프롬 인간은 자유를 열망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유로부터 도피한다 자유란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것이다 소유에 매달리지 말고 존재의 기쁨을 되찾아라 자발적으로 생각하고 창조하고 사랑하라 성숙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연마해야 하는 것이다 종교의 본질은 사랑과 지혜를 실현하는 데 있다 5. 그 무엇도 놓을 수 없어서 힘든 밤에는 부처 고통에 또 다른 고통을 더하지 마라 영원한 것은 없고 삶은 무상하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인생이라는 번뇌를 흔쾌히 껴안아라 ‘내 것’이 없기에 ‘나’도 없다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면 욕망에 끌려가지 않는다 파도처럼 흔들리지 말고 바다처럼 살아가라 |
Park,Chan-Kook,朴贊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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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과연 이 마음의 고통마저도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우리의 삶은 더욱 팍팍하고 막막해지는 듯합니다. 물질적 풍요는 이루었지만 마음은 넉넉해지기는커녕 더 탐욕스러워졌고, 사람들은 서로를 향한 분노로 가득 차 우리 사회는 울분 사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저마다 가슴속에 깊은 울분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이 막막한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러한 삶에 대한 깊은 회의가 피어 오릅니다. 그 회의는 대개 짙은 공허감의 형태로 찾아옵니다. 그리고 이 공허감이 깊어질 때, 우리는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왜 사는 걸까?’, ‘내가 살아야 할 진짜 의미는 뭘까?’ 이런 물음에 사로잡히는 순간이 바로 철학을 읽어야 할 때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쇼펜하우어는 정신이 풍요로운 사람만이 이런 정신적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봅니다. 정신이 풍요로운 인간은 ‘홀로 있는 시간’을 가장 소중히 여깁니다. 그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나 과시를 위한 소비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며,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합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단지 돈을 버는 데만 쓰지 않으며, 주변의 인정이나 SNS 속 시선에 갇혀 유행을 억지로 좇으며 자신을 잃어버리지도 않지요. 그저 고독 속에서 자신의 뛰어난 능력과 지적 에너지를 마음껏 펼치며 만족감을 느낍니다. --- pp.27-28 니체라는 이름을 처음 안 것은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인생 고민으로 허덕이던 때라 철학책들을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강렬한 제목과 함께 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몇 페이지 못 읽고 포기했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학적인 산문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온갖 상징과 비유로 가득 차 있는 책입니다. 니체 전문가들에게도 어려운 책인데 고등학생이었던 제가 이해하긴 당연히 무리였지요. 그래도 니체의 이름은 제 뇌리에 깊숙이 박히게 되었고 언젠가는 그의 사상을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3000개 정도의 역주와 상세한 해설을 붙여 번역도 했으니 고등학생 시절에 품었던 꿈을 어느 정도는 이룬 셈이지요. --- pp.64-65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운명을 체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운명을 체념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한恨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바꿀 수도 없으니 그냥 받아들이겠다는 수동적인 자세에 불과합니다. 운명을 진정으로 긍정하는 사람은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라고 말하면서, 불행이나 고통을 오히려 성장과 발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습니다. --- pp.98-99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뇌한다는 것은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를 고뇌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살지요. 좋은 삶을 무엇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의 삶은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돈을 많이 벌어 남들에게 보란 듯이 사는 것’을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삶과 ‘부처나 예수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을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삶은 근본적으로 다를 것입니다. --- p.117 우리는 종종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무의미하고 공허한 것으로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분을 하이데거는 ‘불안’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남들 사는 대로 휩쓸려 살던 우리가 ‘진정한 나’로 살아야겠다고 깨닫게 되는 것은, 어느 날 불쑥 찾아오는 불안이라는 근본기분Grundstimmung을 깊이 경험할 때입니다. (…) 불안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지금까지 집착해 온 세속의 가치들이 거짓되고 허망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이데거에게 불안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남들의 시선에 갇혀 살던 우리에게 ‘진정한 나’를 찾게 할 가능성이 되어 주지요. --- pp.127-128 마르크스주의에서 벗어났을 때 저는 저의 정신이 자유로워졌다고 느꼈습니다. 흡사 머리에 씌워져 있던 족쇄가 풀려나간 것 같았습니다. 그전에는 마르크스의 책에 가려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칸트, 헤겔, 니체, 키르케고르, 하이데거와 같은 대사상가들의 책이 저에게 빛을 발하면서 다가왔지요. 저는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갔고, 그제야 비로소 철학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그들의 사상이 갖는 깊이에 경탄을 금하지 못하면서 온종일 그들의 책에 빠져 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렇게 특정한 독단적인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유로운 정신과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마음으로 위대한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자신이 고양되고 성숙하게 되는 행복을 느낍니다. --- pp.178-179 사랑의 문제를 단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상대를 발견하는 문제’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거나 사랑하는 능력을 기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에 차라리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기지요. 이처럼 사랑을 ‘매력적인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만 생각하기에, 사랑에 처음 빠지는 순간 경험하는 격정적인 상태와 사랑이 지속되는 상태를 혼동하곤 합니다. 사랑에 처음 빠질 때 두 남녀가 경험하는 흥분과 도취는, 그것이 격렬하면 격렬할수록 환멸로 끝나기 쉽습니다. 두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환상적인 이미지’를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두 사람은 자신이 평소에 꿈꿔 왔던 이상적인 이성에 대한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투사하면서 그 이미지를 사랑할 뿐입니다. --- p.188 저 역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허망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남들에게서 칭찬을 듣거나 비난을 듣는 것이 허망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았고 비난받으면 우울해하거나 분노했습니다.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허무감에 사로잡혔던 시간은 제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집착하는 모든 세속적인 가치가 허망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깨달음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허무감과 함께 우리는 부나 명예와 같은 세속적인 가치들에 집착하던 삶에 대해서 염증을 느끼게 되고, 이 염증에서 벗어날 길을 찾게 되는 것이지요. - 217~218p ‘그 무엇도 놓을 수 없어서 힘든 밤에는 부처’ 중에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탐욕에 사로잡혀 살면서 자신의 자아를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들과 자기를 비교하면서 자신이 항상 우월하기를 바라지요. 그런데 이렇게 남들과 비교되는 나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남들과 자신을 비교할 때 내세우는 것은 외모나 학벌, 재산, 직위, 명예 등과 같이 우리가 나에게 속한다고 생각하는 것들, 즉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사실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것들은 사실 ‘내 것’이 아니지요. --- p.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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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허무의 끝에서, 마침내 철학을 만났습니다”
쇼펜하우어, 니체, 하이데거, 에리히 프롬, 부처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인생을 관통한 다섯 명의 철학자들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서 오랫동안 연구와 강의에 매진했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한 수많은 철학 고전을 번역·해설했으며, 독자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다수의 저서를 집필해 온 국내 최고의 철학 작가, 박찬국 명예교수가 철학의 길을 걸어온 지 어느덧 50여 년이 되었다. 그가 철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마주한 깊은 공허감 때문이었다. 아득한 방황 속에서 삶의 이유를 찾고자 펼쳐 든 철학책의 난해한 문장 앞에서 당장 명쾌한 답을 얻지는 못했으나, 철학은 방황의 시간 동안 줄곧 그의 삶을 이끄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삶의 본질적 의문을 풀어가는 철학의 여정에서 수많은 사상가들을 만났던 그는, 자신의 삶에 결정적인 멘토가 되어 준 다섯 철학자, 쇼펜하우어, 니체, 하이데거, 에리히 프롬, 그리고 부처의 사상을 엄선하여 그들의 빛나는 결론을 이 책에 밀도 있게 담았다. 저자가 그랬듯이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외면해 온 자신과 마주한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초조함, 성취 뒤에 찾아오는 공허, 인간관계의 상처, 삶의 유한성이 주는 불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내면의 혼란이다. 철학은 AI처럼 인간의 근원적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내놓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겪는 고통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게 하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박찬국 교수는 이 책에서 평생 탐구해 온 다섯 사상가의 통찰을 통해 욕망과 고통, 불안과 자유, 사랑과 집착, 죽음과 삶의 의미를 정밀하게 짚어낸다. 또한 난해한 철학적 개념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내어, 삶의 막막한 순간마다 펼쳐볼 수 있는 현실적 지혜로 바꾸어 놓는다. “길을 잃어야만 닿는, 철학이라는 세계!” 인간을 가장 치열하게 탐구한 철학자 5인의 선명한 결론 고독과 불안을 끌어안고, 끝내 자기 자신이 되어라! 쇼펜하우어, 니체, 하이데거, 에리히 프롬, 부처. 인간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탐구해 온 다섯 사상가는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근원적인 물음에 언제나 답을 해 왔다. 이 책은 이들의 핵심 사상을 쉽고 친절하게 풀어내, 막막한 순간을 만날 때마다 우리에게 길잡이가 되어 준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괴로울 때 쇼펜하우어는 욕망이 고통의 근원이라는 통찰을 통해 끝없는 갈망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정을 회복하는 길을 제시한다. 고통과 좌절 앞에서 무너질 때 니체는 시련마저 삶의 일부로 긍정하고,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는 자기 극복의 철학을 일깨운다. 불안과 죽음이 두려울 때 하이데거는 유한성에 대한 자각을 통해 타인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능성을 선택하는 본래적인 삶을 이야기한다. 에리히 프롬은 권위와 관습에 기대어 판단을 맡기는 태도를 버리고, 자유로운 사유와 성숙한 사랑의 능력을 갖출 것을 강조한다. 부처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무상의 진리를 통해 집착이 고통을 낳는 원리를 밝히고, 자비와 지혜로 괴로움을 줄이는 길을 제시한다. 이처럼 다섯 철학자는 욕망과 고통, 허무와 불안, 자유와 사랑, 집착과 평안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탐구하며 삶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전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 앞에 놓인 인생의 모든 선택 앞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삶의 본질을 이해하고 담대하게 살아갈 용기를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나아가 이 책은 독자들이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묻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