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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식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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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인끼리 느끼는 이 동질감이 커질수록 대한민국 다른 지역과 호남의 이질감은 더욱 극대화되고 적대화되는 악순환이 심화된다. 우리 세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호남과 나머지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민족, 다른 국가라는 적대적인 정체성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북한이나 중국 등 적대적인 세력들에게 악용되기 매우 쉬운 조건이다. 자칫하면 대한민국 해체라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 pp.14-15 해방 이전의 이념적 분포만 보면 영남이 호남보다 훨씬 좌익에 가까웠다. 일제시대에 대구가 ‘동방의 모스크바’라고 불렸던 것도 그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그런데, 왜 해방 이후 특히 박정희 집권 이후에 호남은 진보좌파의 아성이 되고, 영남은 보수우파의 본향이 됐을까. --- p.19 결과적으로 1987체제의 박정희 시스템 극복은 정치적 측면에서만 성과를 거두었을 뿐 경제적 측면에서는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향후의 과제로 남겼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유하자면, 농민 반란 지도자들이 공화국을 만들지 않고 역성혁명으로 새로운 왕조를 만든 셈이었다. --- p.26 기업과 시장을 거부하는 호남은 정치적인 방법으로 경제적 대가를 챙겨야 했다. 이것이 정치의 산업화 현상이다. --- p.33 정치적 우위와 상징성을 무기로 정부와 기업의 멱살을 잡아 끌고 오는 방식이다. … 5.18 처벌법은 그런 비판에 대한 입막음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5.18의 정당성과 상징성을 오염시키고 있다. --- p.34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근거한 호남 경제는 자생력을 가질 수 없고 계속해서 정치 명분을 내세워서 국가 예산과 공공 자원을 약탈해 와야 한다. 권력을 놓치는 순간 경제적 시혜도 사라진다. 그 부작용이 갈수록 확산되는 호남 혐오 현상이다. --- pp.35-36 호남의 정치 논리(반대한민국 친북종중)와 경제 논리(반기업, 반시장, 경제민주화 등)는 1987체제의 정치적 승리자인 좌파의 영향력과 결합해 대한민국 전체에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대한민국의 호남화 현상이다. 대한민국의 가치를 옹호하는 시민이라면 여기에 대해 분노하고 반발할 수밖에 없다. --- p.36 호남 문제는 지역문제로 출발했지만 이념과 체제 선택의 문제로 변화했다. 이제 호남의 정치적 소외도, 경제적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호남의 낙후는 반기업 반시장 정서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 pp.37-38 대한민국 현대사는 근대화를 위한 투쟁의 역사이다. 호남은 건국과 산업화 등 근대화 역정에서 적지 않은 지분을 갖고 있다. 특히 민주화는 근대화의 완성이라는 위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1987체제 이후 호남은 반근대 반대한민국의 상징이 됐다. 이것을 바꾸지 못하면 호남도 대한민국도 불행해진다. 여기에 대해 경고음을 울리는 것이 이 시대 지식인들의 소명이라고 본다. --- p.38 대한민국의 노벨상 수상자는 두 사람이다. 김대중과 한강.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사례는 매우 중요한 세 가지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두 사람 다 지역적으로 전라남도 출신이라는 점. 둘째, 실물 영역이 아닌 상징 영역의 업적에 대한 수상이라는 점. 셋째, 그 상징이 모두 반 대한민국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 --- p.39 좌파들에게 전봉준은 척왜척양(斥倭斥洋)의 영웅이겠지만, 이들은 척왜척양이 반근대의 가치관을 집약한 구호라는 사실은 감추고 있다. --- p.55 시장 논리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근대적 질서와 업무 추진의 메커니즘도 잘 모른다는 얘기이다. 잼버리 대회 실패는 그런 점에서 필연이다. --- p.56 대한민국의 건국과 산업의 주역이던 우파가 1987체제에서 처참하게 비주류의 위상으로 추락한 결정적인 이유가 호남 문제를 이해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호남을 당당하게 비판해야 할 우파 지도자나 지식인들이 입을 다물고 우파 대중들만이 일베 등의 그늘에 숨어서 분노를 표현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 p.68 60년대, 최소한 70년대부터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전국 규모 선거는 사실상 영호남 대립 구도였다. 문제는 이 영호남 대립 구도의 진정한 의미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피상적인 ‘지역감정’이라는 용어가 모든 합리적인 접근과 분석을 대신했다. 하지만, 감정은 객관적이고 물리적인 현실의 반영일 뿐 본질은 아니다. 지역감정이라면 그 감정이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 물어야 한다. --- p.72 민주화가 말 그대로 근대화의 마무리라는 위상을 확고하게 하려면 그 이전 단계인 건국과 산업화의 가치를 전면적으로 긍정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호남을 비롯한 민주화 세력이 이 절차를 생략하거나 거부한 데에서 1987년 체제는 그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균열 요소를 갖게 됐다. 지금 한국 사회의 심각한 갈등과 분열의 진원이 바로 이 문제라고 봐야 한다. 호남이 자랑하는 민주화의 성과가 좌경화로 오염되기 시작한 것이다. --- p.75 호남 문제를 대개 지역문제라고 판단한다. 지역감정, 지역갈등 등이 그 일반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호남의 문제는 지역이라는 외피 아래 숨어 있는 전근대성과 좌파 이념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즉, 호남은 산업화 등 근대화 과정에서의 소외를 연원으로 하는, 반근대·반대한민국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p.83 이제 호남은 약자가 아니다. 오히려 1987체제의 승자이자 오너로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호남 출신들은 대한민국 최대의 유권자 집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단단한 결속력을 통해 머릿수보다 훨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치적 영향력이 과대 대표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 p.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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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어두운 미명의 새벽에 이 책을 읽어보라”
‘주동식’이라는 이름은 불편하다. 이 나라에서 그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겠지만, 그가 어떤 발언을 해왔는지 그리고 그 발언의 연장선에서 어떤 실천을 해왔는지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이름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리라고 본다. 그도 전라도 출신답게 청년 시절을 좌파로 보냈다. 현역으로 병역을 마치고도 대학 졸업을 10여 일 남기고 가두시위를 조직해 잡혀갔고, 이후 김근태가 의장으로 있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에서 활동했다. 공장 생활을 했고,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에 몸을 담기도 했다. 6.29 이후에는 전민학련·전민노련 사건의 주역 이태복이 주도한 주간노동자신문의 창간 멤버로 참여했다. 좌파 활동을 접고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아가던 그가 공론의 장으로 돌아온 계기는 이른바 호남 혐오를 비롯한 지역 문제였다. 전라도 출신의 직접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그는 이 문제가 단순한 감정의 차원이 아닌, 한국 사회 갈등 구조의 핵심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국회에서 토론회를 갖고 호남 혐오 발언을 수집해 박제하는 등의 활동은 이 문제와 관련한 최초의 본격적인 공론화 활동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호남을 비호하고 일베 등의 혐오 표현을 비판하던 그의 입장은 점차 무게 중심을 옮기게 됐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의 근원을 추적하다 보니 호남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호남의 문제를 자신들의 정치적 패권 추구에 악용하는 것이 친노 집단을 중심으로 한 좌파 패권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런 그의 문제의식은 2016년에 펴낸 정치 담론집 『호남과 친노』에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그가 판단하는 문제의 근원은 대한민국 근대화 작업에서 호남이 소외된 현상이다. 호남인들은 산업화의 자원 배분에서 불가피하게 소외됐고 그 과정의 농촌 해체 및 출향 이농을 거쳐 서울과 영남 산업 벨트의 주변부에 자리 잡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산업화와, 나아가 근대화 자체에 적대감을 내면화하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호남의 지향을 결정한 것이 김대중과 5.18이었다. 문제는 호남의 이런 전근대성이 깔고 있는 반기업 반시장, 반미 반일, 종북 친중 그리고 궁극적인 反대한민국 성향이다. 이런 성향이 호남 대 대한민국이라는 갈등 구조로 이어지며, 이것이 광범위한 호남 혐오 현상을 초래한다는 진단이다. 그가 호남 혐오와 관련해 일베와 영남패권을 비판할 때는 주변에 호남 출신 및 좌파 성향의 동지들이 많았다. 하지만 고민의 깊이를 더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호남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시작하자 그에게는 매향노(賣鄕奴)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다. 고향을 팔아먹은 배신자라는 것이다. 그가 호남 혐오에 항의하기 전에는 이 문제에 털끝만큼의 발언도 하지 않던 자들이 오히려 이런 매도에 앞장서는 상황이다. 그는 2020년 총선의 광주광역시 서구갑 선거구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출마했다. 많은 사람이 “그곳은 보수 정당의 험지도 아닌 사지(死地)”라며 말리고, 그의 호남 혐오 반대 활동을 기억하는 지역 인사들이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라”고 권했지만, 그는 보수 정당 후보를 고집했다. ‘정치는 개인의 가치가 아닌 집단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원칙 그리고 호남의 문제는 이승만과 박정희, 건국과 산업화 나아가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변화 없이는 해결 불가능하다는 소신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그에게 국민의힘은 수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긍정하는 유일한 원내 정당이었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그는 “광주는 5.18 제사의 도시”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른바 ‘막말 후보’라는 비난이 언론에 넘쳐났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비난하는 기사에는 “옳은 소리인데 뭐가 문제냐”는 등의 옹호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총선이 끝나고 그는 미리 약속했던 것처럼 광주 현지에 남아 보수의 불모지 호남에서 좌우 대립 전선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호남 최초의 중도우파 시민단체로서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는 호남대안포럼의 출범은 그 단초였다. 호남에서 우파 정치 세력은 대선이나 총선 때 반짝 등장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고는 했으나, 2020년 총선 이후 우파의 활동은 비록 기복은 있을지라도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우파 정치인은 평소 지역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는 편이다. 우파의 본향인 대구경북(TK)에서는 굳이 지역구 활동을 하지 않아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기 때문이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지역구 활동보다 중앙당에서 친분을 쌓고 유력 정치인의 눈도장을 받는 게 공천 등의 활동에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동식은 당협위원장이 된 후 좌파 출신답게 조직 활동의 고전적 원칙을 고수했다. 지역에서 당원들의 모임을 만들고 지역의 이슈를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당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매달 당협 위원들의 정례 모임을 만들었다. 자신이 국민의힘 당원인 것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고 전화 통화도 힘들었다. 거대한 벽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그 성과의 하나가 20대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충격을 주었던 복합쇼핑몰 이슈이다. 주동식은 이 이슈를 발굴해 여론화하고 조직을 만들었다. 중앙당은 이 이슈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시큰둥한 태도였고 지역의 동지들도 “그거 해봐야 안 된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그는 이 이슈의 폭발성을 확신하고 접촉면을 확대해갔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광주 유세에서 이 이슈를 언급하고 지원을 약속한 것은 수면 아래에서 꾸준히 밀어붙인 그의 활동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이 이슈는 성공을 거두어 국민의힘은 6공화국 들어 처음으로 대선에서 광주 득표율 10%를 돌파했다. 윤석열의 승리는 사실 여기에서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5.18에 대해 좌파들과 다른 의견을 말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형사처벌을 한다는 5.18 특별법에 대한 반대 서명을 이끌었고 그 밖에도 호남을 비판하는 발언을 계속해 오고 있다. 5.18의 상징자산이 호남과 주사파 패권의 핵심 연결고리가 된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정치적 자살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왕따 신세였다. 자신이 만든 복합쇼핑몰 이슈와 관련해 이준석 당대표가 뒤늦게 광주 현지에서 시민모임을 가질 때도 그는 그 자리에서 배제됐다. 복합쇼핑몰 이슈가 폭발하자 너도나도 자기가 그 이슈를 만들었다고 나섰지만 그는 뒷전에 서야 했다. 윤석열이 승리하고 웬만한 사람은 정권 인수위에 참여했지만 그는 거기에도 끼지 못했다. 윤석열 선대위에도 잠깐 이름을 올렸지만, 당내의 반대와 언론의 비판으로 자진 사퇴를 해야 했다. 그의 이름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치명적으로 불편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일 것이다. 2022년 대선이 윤석열의 승리로 끝난 후 그는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을 사퇴했다. 광주에 내려가기 전부터 앓고 있던 지병이 악화되어 당협위원장 활동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한국’이라 불리는 호남의 문제를 근원부터 천착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단순히 지역감정으로 치부되곤 하는 이 문제가 한국 현대사의 핵심 이슈인 근대화의 미완성과 직결되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호남화 되는 현상이 호남에게 어마어마한 역사적 채무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호남과 주사파의 동맹이 근대화의 현실적, 제도적 결실인 대한민국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촛불은 반동이다’ ‘고향은 애정의 대상이지만 대한민국은 충성의 대상’ 등의 발언이 그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새역사국민운동이 주최한 ‘5.18민주화운동의 재조명’ 학술 포럼의 발언으로 민주당에 의해 5.18특별법 위반으로 고발됐지만, 그는 이 문제에 대한 천착과 발언을 멈출 생각이 없다. 이번에 타임라인이 출간하는 『전라도는 왜 이럴까』는 『호남과 친노』 이후 10년 동안 주동식이 밟아온 지적 성찰의 흔적이다. 그의 활동이 그런 것처럼 이 책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껄끄러운 진실을 외면하지 않을 용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대환 한국공화협회 고문은 추천사에서 “홀로 어두운 미명의 새벽에 이 책을 읽어보라”고 요구한다. 이 책을 통해 주동식이 오랫동안 홀로 마주해온 어둠의 정체를 독자들도 비로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불편한 만큼 이 책은 알려져야 하고 읽어야 할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