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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인문학
소금에서 닭고기까지, 7가지 맛의 역사 양장
심훈 저 윤지현 감수
한울아카데미 20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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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먹거리’는 문명 3원소 중 하나
제1장 혀로 흥한 자, 혀로 망하리라
제2장 기적의 가격 혁명을 이룬 드라마 속 주인공, 소금
제3장 동아시아 먹거리 문명의 정수, 쌀
제4장 하늘이 내린 동물, 돼지
제5장 한 톨의 밀알에서 비롯된 서구 문명
제6장 농경문화를 일으킨 으뜸 가축, 소
제7장 지구촌의 만능 작물, 옥수수
제8장 식인 풍습에서 인류를 구원한 날짐승, 닭

저자 소개 2

언론사에서 자칭 '5천만'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를 업으로 삼다, 공부에 뜻을 두고 도미(渡美)했다. 이후 소수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학술용 논문에 매달리게 되면서 극(極)과 극(極)을 오가는 글쓰기를 경험했다. 대학에 돌아와 학생들의 글쓰기 교육을 담당하게 되면서, 언론사의 ‘쉬운 글’에 학자들의 ‘조리 있는 문장’을 접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세계일보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에서 근무하다 텍사스 주립대학교(Univ. of Texas at Austin)에서 언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 재직 중이며 20
언론사에서 자칭 '5천만'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를 업으로 삼다, 공부에 뜻을 두고 도미(渡美)했다. 이후 소수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학술용 논문에 매달리게 되면서 극(極)과 극(極)을 오가는 글쓰기를 경험했다. 대학에 돌아와 학생들의 글쓰기 교육을 담당하게 되면서, 언론사의 ‘쉬운 글’에 학자들의 ‘조리 있는 문장’을 접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세계일보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에서 근무하다 텍사스 주립대학교(Univ. of Texas at Austin)에서 언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 재직 중이며 2009년과 2016년에 일본 도쿄 게이오(慶應) 대학교와 도쿄 릿쿄(立敎) 대학교에서 1년씩 객원 교수로 지냈다. 저서로는 『한국인의 글쓰기』, 『A+ 글쓰기』, 『글쓰기 콘서트』, 『인터뷰 글쓰기의 정석』, 『일본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 『역지사지 일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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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윤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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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졸업 후 미국 퍼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이다. (사)동아시아식생활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사)한국식생활문화학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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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0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53*224*20mm
ISBN13
9788946084582

책 속으로

맛은 미각 세포가 몰려 있는 미뢰를 통해 전달된다. 더불어서 미뢰뿐 아니라 점막 표면에서도 어느 정도 맛을 감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혀의 맛 지도가 허구에 가깝다는 것이다. 1940년대에 단맛은 혀의 끝부분에서, 짠맛과 신맛은 혀의 옆쪽에서, 쓴맛은 혀뿌리 부분에서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되었는데, 이것은 상대적인 비교를 통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 이론이 마치 절대적인 것처럼 오인되면서 이후 오랫동안 잘못된 혀 지도를 양산했다. 결국 2000년대에 들어 이 같은 오류가 바로잡히면서 혀의 위치에 따라 민감성에서만 다소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관련 교육도 정정되었다.
--- 「제1장혀로 흥한 자, 혀로 망하리라」중에서

재미있는 사실은 2700년 이상 중국인들을 괴롭혀 왔던 소금 전매제가 2017년부터 중국 대륙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 재정에서 소금이 차지하던 비중은 급격하게 감소한 반면, 독점 체제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고대 중국의 경우는 소금 전매 수입이 국가 재정의 80~90%에 이를 정도로 그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1979년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소금 전매 수입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이하로 대단히 미미해졌다. 이런 가운데 국영기업의 독점 판매에 따른 효율성 저하로 소금 생산 및 유통에 국가가 투입하는 재정은 나날이 늘어, 2012년의 경우 중국 정부가 중국염업총공사에 지급한 보조금은 1300억 원에 달했다. 견디다 못한 중국 정부는 소금 전매제를 완전히 철폐하기에 이르렀고,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던 소금 전매제는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 「제2장기적의 가격 혁명을 이룬 드라마 속 주인공, 소금」중에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쌀을 보관하는 비용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1만 톤당 보관 비용은 30억 원 안팎이라고 한다. 결국 200만 톤의 쌀을 보관하기 위해 매년 6000억 원가량의 세금이 하릴없이 소모되고 있다. ‘고봉밥’이라고까지 불리던 귀한 쌀밥이 이제는 국민들의 세금을 축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이밥이 없어서 하루 세 끼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있으니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 듯하다.
--- 「제3장동아시아 먹거리 문명의 정수, 쌀」중에서

6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하버가 고온·고압에서 촉매를 이용해 질소와 수소를 결합하여 암모니아 제조에 성공했다. …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1918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으며, ‘공기로 빵을 만든 과학자’라고 칭송받았다. 더불어 인류는 질소 비료 덕분에 농업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맬서스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하나 더.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육군은 암모니아 합성법의 개발자인 하버를 독가스 연구 책임자로 선정했다. 이에 하버는 독일 제국의 독가스 제조를 담당하게 되었고, 인류에게 풍작을 선사한 그는 동시에 독가스도 안겨준 비운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 「제5장한 톨의 밀알에서 비롯된 서구 문명」중에서

콜럼버스를 비롯해 스페인인들이 멕시코와 페루를 처음 발견했을 때 가장 놀라워했던 광경 가운데 하나는 굶주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특별한 농기구가 없어도, 땅이 기름지지 않아도, 또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짧은 기간에 다량의 수확물을 안겨주는 옥수수는 원주민들에게 풍요로운 식탁을 제공했다. 이 때문에 하인리히 야코프는 그의 저서 『육천 년 빵의 역사』에서 굶주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았던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신대륙에서 접한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제7장지구촌의 만능 작물, 옥수수」중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어째서 펠라그라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수천 년에 걸쳐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어왔던 이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옥수수에 적절한 손길을 가하면 별 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석회수나 잿물에 옥수수를 담가놓았다가 먹는 것이었다. … 석회수와 잿물은 알칼리성으로 여기에 옥수수를 담가놓으면 옥수수 내의 나이아시틴이 단백질과 분리되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는 나이아신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중남미를 정복한 스페인인들은 원주민들이 옥수수 알을 석회수나 잿물에 담가놓는 것을 보고, 옥수수를 갈기 쉽게 불리는 것으로 생각해 게으르다고 비난했다. 그리하여 전통적인 식문화를 존중하지 않은 결과, 훗날 유럽에서는 많은 희생자가 생겨났다.
--- 「제7장지구촌의 만능 작물, 옥수수」중에서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광복 이후 북한에 들어선 공산 당국은 이중섭의 닭 그림 가운데 닭싸움 그림인 〈투계〉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투계〉가 보여주는 투쟁성을 높이 산 까닭에서다. 하지만 내성적인 동시에 비정치적이었던 이중섭은 공산당에 비협조적이었는데, 이는 나중에 그가 공산당으로부터 핍박받는 계기가 된다. 그리하여 북한 당국의 사랑을 받았던 닭 그림이 종국에는 “털이 빠진 닭 같지도 않은 닭”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는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북한에서 미운털이 박힌 그는 1950년 12월의 원산 탈출 때 가족들을 데리고 부산으로 피신을 나오면서 남한에 정착하게 된다.
---「식인 풍습에서 인류를 구원한 날짐승, 닭」중에서

출판사 리뷰

먹거리를 통해 철학, 역사, 과학, 문학, 예술을 넘나드는
맛깔나는 인문학 오디세이!

인류의 진화를 이끈 기폭제가 ‘먹거리’였다는 점에 주목해 B급 논변인 유식론(唯食論)으로 세상의 이치를 풀어낸 이 책에는 풍부한 지식과 통찰에서 비롯된 저자의 인문학적 상상력이 녹아 있다.

불로 음식을 익혀 먹게 되면서 소화가 쉬워지자 창자는 짧아졌고, 여분의 에너지가 머리로 투입되면서 뇌는 커졌다. 곧이어 한층 무거워진 머리를 쉽게 떠받치기 위해 사족 보행이 직립 보행으로 바뀌면서 땅을 짚던 손은 과일을 따고 가축을 기르게 되었고, 급기야 인류는 농경문화까지 창출했다. 이후 잉여 농산물이 축적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계급과 직업이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문명’과 ‘국가’가 탄생한 것이다. _9~10쪽, 「여는 글」

이렇듯 먹거리에서 인류 진화의 실마리를 찾고 문명의 형성 과정까지 연결해 내는 식이다.
저자는 왕조의 명운을 가른 프랑스 대혁명과 러시아 혁명, 조선의 임오군란에도 먹거리를 둘러싼 민중과 군인들의 불만이 자리하고 있음을 짚어낸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의 불을 지핀 것은 “빵을 달라”고 외치는 민중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라던 앙투아네트의 실언이었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후대에는 이것이 허구로 판명됐지만 당시에는 먹거리에 관한 악의적인 소문으로 만들어져 프랑스 왕정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05년의 러시아 혁명 과정에서는 구더기가 담긴 식사를 배급받은 전함 포툠킨의 선원들이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말의 조선도 군인들에게 모래 섞인 쌀을 지급했다가 망국의 빌미가 된 임오군란을 초래했다. _10쪽, 「여는 글」

이뿐 아니라 청나라 강희제가 베푼 ‘만한전석’부터 공자의 정치론과 사마천의 역사관에 이르기까지, 먹거리가 통치와 민심의 근간이 되었던 역사적 장면들을 저자 특유의 글솜씨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지적 포만감을 안겨줄 최고의 성찬!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서양 중심의 음식사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3국, 즉 한국, 중국, 일본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웃 나라 식탁에 대한 견문이 자연스레 상대에 대한 호혜적인 관계를 이끌어 평화 구축의 자그마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도 담아냈다.

저자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이 ‘B급 논변’은 2017년부터 2년여 간 『한림학보』에 연재한 칼럼을 토대로 한다. 언론인과 학자로 활동하며 아홉 권의 책을 출간한 저자가 열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책에는 그동안 쌓아온 글쓰기의 경험과 인문학적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이전 저서보다 한층 다양하고 풍부해진 사진과 지도, 그래픽 등 시각 자료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그림과 사진의 설명만 읽어도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한층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식품영양학자인 서울대학교 윤지현 교수의 꼼꼼한 감수가 더해져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사실 사이의 균형을 추구했다. 정형화된 학문의 틀을 벗어나 친숙한 먹거리로 세상의 이치를 독특하게 풀어낸 이 책은 독자들에게 지적 포만감을 안겨주는 최고의 성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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