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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그 남자의 이야기-009prologue-012epilogue-094제2장그 여자의 이야기-099prologue-102epilogue-182작가의 글-186영화 이야기-188copyright-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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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은 기억을 잃어가는 남자와 오래 기억되고 싶은 여자의 사랑을 섬세한 그림과 문장으로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승현과 말기 암 환자인 지아는 일곱 살,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난다. 어린 나이에 상처를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자라지만, 지아의 서울행으로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다. 그리고 7년 후, 병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지아와 승현은 다시 마주한다.
이 작품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두 인물의 질병을 단순한 비극의 장치로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승현에게 기억은 붙잡고 싶지만 자꾸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이고, 지아에게 기억은 떠난 뒤에도 남고 싶은 마음과 닿아 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삶의 끝과 마주한 두 사람은 사랑을 통해 상실의 시간을 견디고, 말로는 다 전할 수 없는 감정을 노트에 남긴다. 글과 함께 배치된 감성적인 삽화는 두 인물의 내면을 더욱 조용하고 선명하게 전하며, 독자가 이야기에 천천히 머물도록 이끈다. 『간이역』은 결국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면서도, 사라짐 속에서 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남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소중한 사람과의 기억을 돌아보게 하는, 아프지만 따뜻한 그림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