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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nst Hans Josef Gom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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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개요
이 책은 대화체 방식을 세계사에 적용하여 딱딱한 역사 교과서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탈바꿈시켜 독자들을 편안한 세계사 여행으로 초대하고 있다. 세계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세계사의 전체 흐름을 풍부하고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세계사 편력(상하)??은 이 책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장점으로 전세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먼저, 이 책은 세계사 전체의 흐름을 간략하면서도 명백하게 보여준다. 인류의 기원부터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내용을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높이 떠서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본다.’는 관점에서 정리한 세계사의 흐름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탁월한 세계사적 통찰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인간 중심적인 시각으로 세계사를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인간은 모두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건을 이해했다. 그는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보인 용감성과 잔인성을 모두 파악했으며, 유럽인들이 자신들의 잔혹한 행위를 크리스트교를 위한 것이라고 합리화하는 데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셋째, 기존의 세계사들처럼 정치사 중심으로 서술하지 않고 정치, 사회, 경제, 종교, 문화, 과학, 사상 등 인류사의 다양한 측면을 다뤄 현대문명의 역사적 뿌리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넷째, 저자는 질문하고 대답하는 대화의 방식을 사용하여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독자들이 독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이끌어냄으로써 독자들을 역사의 미궁 속으로부터 햇살 비치는 환한 바깥 세상으로 나오게 해주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역할을 하고 있다. 다섯째, 프란츠 카처가 그린 70여 개의 삽화와 지도 그리고 그 밖의 사진자료들이 세계사를 이해하고 역사적 상상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처럼 ??세계사 편력??은 쉽고 재미있는 세계사 책으로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의 성공으로 세계 언론과 출판계의 주목을 받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서양미술사??를 쓰게 된 곰브리치는 지금까지 ‘예술은 모방’이라는 플라톤적 관점을 벗어나 환영의 재현이라는 미술논리를 주창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이 재현론에만 집착한다는 일반인들의 선입견을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주요 내용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까지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곰브리치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계사를 바라보고 있다. 흔히 중세시대를 ‘암흑의 시대’라고 한다. 왜냐하면 당시 유럽은 민족 대이동이라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으며 로마제국의 멸망으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았다. 또 사람들은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채 기적 같은 허황한 이야기나 좋아하고 미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마술사나 마녀를 무서워하고 악마와 귀신을 두려워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동안에도 그들 머리 위로는 새로운 신앙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면서 그들이 나갈 길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래서 곰브리치는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문학적인 표현으로 중세를 불렀다. 암흑의 중세를 신앙이라는 등불이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세시대 영주들이 거처한 성들의 웅장한 모습을 그리면서 동시에 그 성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중세 농노들이 겪은 참담한 상황을 보았다. 이처럼 역사적인 사건을 단면적으로만 보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것까지 보여주려고 애썼다. 그는 인류 문명을 만들어낸 앞선 세대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도 말한다. 우선 원시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한다. 언어를 만들고 도구를 발명하고 불을 발견한 위대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루어놓은 것들 때문에 우리가 지금 편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월화수목금토일 요일을 만들어낸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을 이야기하면서 한 주일이 지나 다시 일요일이 돌아왔다고 기뻐할 때면 뜨거운 늪지대의 폐허더미와 검은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왕들을 한번 생각해보라고 한다. 곧 역사 속의 일들이 지나간 일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인류문명은 인간을 위해 쓰일 때만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잠수함의 원리가 인간을 죽이는 데 쓰일 것을 우려하여 발표하지 않은 사실을 높이 평가했으며 원자력의 발전이 원자폭탄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코르테스 등 유럽인들이 아메리카의 여러 지역에서 도시를 파괴하고 약탈하여 찬란한 민족문화를 처참하게 말살시켜 버린 대목에서는 너무 끔찍하고 치욕스러워 유럽인이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편이 낫다고 하였다. 그는 이성이 존중되는 18세기 계몽사상시대를 진정으로 새로운 시대로 보았다. 인간들의 사고가 과거의 야만성과 결별함으로써 다시는 인간이 이교도들을 박해하고 고문을 해서 자백을 받아내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의 믿음은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로 여지없이 무너져버렸고 ?50년 뒤의 후기?에서 저자는 이 점을 지적하며 부끄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곰브리치는 역사를 긍정적으로 보았으며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인간이 서로에 대한 관용과 용서를 배워나가며 인종과 종교의 벽을 부수고 서로에게 인간의 이름으로 다가서는 좀더 나은 미래를 꿈꾸었다. 이러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이 책의 독자들이 한 몫을 할 것으로 저자는 믿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