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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옛사람과의 공감, 기쁨과 정화의 향연 4 愛 사랑 낮은 담장 가에 머물렀던 발자국 찍혀 있네 _강세황 18 달빛 비치는 배꽃 보며 눈물 흘린다 _임제 20 서로 만나면 서로 잃을까 염려하여 _최국보 24 촛불도 마음 있어 이별을 아쉬워하여 _두목 28 오늘 밤은 꽃이랑 주무세요 _이규보 32 누군가에게 이끌려 비단 휘장으로 들어가겠지 _송인 36 온 산에 달 밝은데 두견은 운다 _이매창 40 이불 속 눈물은 마치 얼음 밑의 물과 같아서 _이옥봉 44 世 사회 돈이 많지 않으면 사귐이 깊지 못하다 _장위 50 열 손가락에 진흙도 묻혀보지 않은 사람이 _매요신 54 사람들은 농촌의 즐거움을 말하지만 _진사도 58 전쟁했던 일 꿈과 같고 가을 산은 찬데 _황현 62 얼음 깨는 이 괴로움 그 누가 말하겠나 _김창협 68 이토록 나라에서 못살게 굴 줄이야 _이식 73 돌에 입이 있다면 분명 할 말이 있으리라 _권필 78 요즘의 많은 무리, 모두 사대부가 아니니 _조면호 84 史 역사 세력을 회복해서 다시 왔다면 어땠을지 모를 일 _두목 92 백성을 묻지 않고 귀신을 물었던 일이 _이상은 97 봄이 왔는데 봄 같지 않아 _동방규 101 애절한 강 물결 여전히 원기를 띠었으니 _권상하 106 큰 도적은 비록 머리를 바쳤지만 _남효온 110 저 푸른 하늘의 뜻 알 수 없구나 _김육 116 선죽교 붉은 흔적에 붓 적셔서는 _이덕무 122 物 영물 태생이 천한 것도 부끄러운데 _최치원 128 하늘의 마음 씀씀이 공평하구나 _이색 132 그윽한 향기는 황혼의 달빛 속에 일렁인다 _임포 136 순식간에 창자 가르고 뇌를 부수니 _이행 140 이것이 혹 기울었다고 탄식하지 말게 _정온 145 빠른 것도 느린 것도 내 마음대로인데 _김득련 150 끝 탔어도 거문고 줄 매기엔 괜찮으니 _차천로 154 然 자연 높은 하늘 위에서 은하수가 떨어진 듯 _이백 160 하늘 끝을 바라봤지만 내 집 보이지 않아 _이구 164 샘물은 높고 큰 바위에서 목메어 울고 _왕유 167 반 이랑 네모난 연못 거울처럼 트였는데 _주희 171 가는 사람이 출발하려 할 대 또 뜯어보았지 _장적 175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_맹호연 178 자연에는 즐거운 일 많으니 _이응희 181 死 죽음 늙은 아비 베갯머리 눈물이 더디 말라 _최립 186 깊은 무덤 속 반딧불 어지럽다 _이하 192 그림자한테도 부끄러움이 없다 _노수신 196 냇물에 비친 나를 봐야겠다 _박지원 202 당신, 그 쑥을 보며 나를 떠올리지 않을래요? _심노숭 206 아침저녁으로 돌아오길 바라신단 걸 _김창협 210 진중하고 진중하시게 _극근 215 親 친구 꽃 피면 비바람 잦고 _우무릉 220 천하에 그대를 모를 사람 누가 있겠나 _고적 223 잠 깨서 보니 들보 위에 달은 밝은데 _정온 227 처절한 피리 소리 차마 듣기 어려워라 _이행 231 외로운 돛배 먼 그림자는 푸른 하늘로 사라지고 _이백 234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잡니다 _백운 경한 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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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나아요? 내 얼굴이 나아요?(花强妾貌强(화강첩모강))’ 하고 애교를 부리는 여자와 그 질문에 일부러 ‘꽃가지가 더 나은데?(强道花枝好(강도화지호))’ 하고 대답하면서 장난을 거는 장면은 지금 봐도 어색함 없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34쪽, 오늘 밤엔 꽃이랑 주무세요」중에서 ‘이불 속 눈물은 마치 얼음 밑의 물과 같아서(衾裏淚如氷下水(금리루여빙하수))’, 정말 멋진 표현이다. ‘빙(氷)’에선 이젠 식다 못해 얼음처럼 차가워진 임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불 속에서 흘리는 눈물과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은 남들이 볼 수가 없다. 그만큼 자신은 철저히 외롭다는 뜻이겠다. ---「48쪽, 이불 속 눈물은 마치 얼음 밑의 물과 같아서」중에서 천 년도 더 된 옛날 일인데 마치 지금의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문 앞의 흙 다하도록 기와를 굽는다.(陶盡門前土(도진문전토))’, 말 그대로 일하는 양이 매우 많으며, 제대로 쉴 시간도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일을 해도 ‘그 집 지붕 위엔 기와 조각이 없는(屋上無片瓦(옥상무편와))’ 형편이다. ---「55쪽, 열 손가락에 진흙도 묻혀보지 않은 사람이」중에서 이 할머니는 부르짖는다. ‘올겨울 얼어 죽는 거야 불쌍할 거 없지만, 이토록 나라에서 못살게 굴 줄이야(今冬凍死何足憐(금동동사하족련), 安知國役至此極(안지국역지차극)’, 할머니 말 속에는 나라를 향한 강한 불신과 분노가 담겨있다. ---「76쪽, 이토록 나라에서 못살게 굴 줄이야」중에서 시를 읽어보니 과연 ‘춘래불사춘’은 ‘내 마음속엔 봄이 오지 않았다’는 뜻인 줄 알겠다. 남들은 즐겁게 살건만 내 처지는 괴로울 때 ‘춘래불사춘’이라고 한다. ---「105쪽, 봄이 왔는데 봄 같지 않아」중에서 이색은 ‘꼭 상림원(上林苑) 꽃들만 부귀하겠나?(豈必上林爲富貴(기필상림위부귀))’라고 묻는다. 부귀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많은 가치 중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생각하기에 따라 그것에 대한 가치기준도 달라진다. 들꽃이라고 해서 빈천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134쪽, 하늘의 마음 씀씀이 공평하구나」중에서 먼 길 떠날 사람이 기다리든 말든 일단 ‘가는 사람이 출발하려 할 대 또 뜯어 볼(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황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고향을 그리는 애틋한 마음을 잘 드러낸 작품이라 하겠다. ---「177쪽, 가는 사람이 출발하려 할 때 또 뜯어보았지」중에서 이처럼 대단한 사람인데도 제자들에게 남기는 임종게는 소박하기 짝이 없다. 뭔가 큰 가르침을 남길 줄 알았는데 겨우 하는 말이 “난 살면서 한 게 없다. 그러니 거창하게 임종게 같은 건 남길 이유가 없다. 이 세상은 잠시 들렀다 가는 곳일 뿐이야. 다들 몸 살피면서 살게.”다. ---「216쪽, 진중하고 진중하시게」중에서 지금 동대 당신은 떠돌이 생활을 하는 처지지만, 당신의 명성은 이미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당신을 알아줄 사람이 있을 것이니 염려하지 마시라. ‘天下誰人不識君(천하수인불식군)’, 이 말만큼 친구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말이 또 어디 있을까. ---「225쪽, 천하에 그대 모를 사람 누가 있겠나」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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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사회를 사는 보통 시민에게 한시는 멀고 어려운 장르다. 그래도 한시 속에는 동양인의 감성과 지혜의 뿌리가 있다. 신라, 고려, 조선 및 중국의 주요 한시를 주제별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찬찬한 해설을 덧붙인 이 책을 읽으면 이익과 욕망이 충돌하는 번잡하고 소란한 이 세상을 벗어나 침잠과 성찰의 기회를 얻게 된다. _ 조국(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외줄타기 솜씨가 절묘하다. 조금만 한쪽으로 기울면 전문가들이나 알아들을까 말까 한 암호 풀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다른 쪽으로 삐끗하면 굳이 한시를 끌어올 게 뭐 있나 싶게 자기 이야기만 하다 말기 십상인데, 아슬아슬 균형 잡으며 공감의 탄성을 끌어낸다.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낯선 한시들이 소곤소곤 말을 건네 온다. _ 송혁기(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한시는 읽는 게 아니라 풍경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 책 한 권을 읽는 동안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낙원부터, 우리 일상의 주변이지만 가슴 따뜻하게 바라보지 못했던 풍경까지 두루 즐기실 수 있는 여행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_ 김광진(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혹자들은 말한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한자문화권이 아니라고. 그러나 이런 견해를 지닌 분들이 김재욱 선생을 만난다면 생각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재욱 선생의 글은 한문 고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오늘날의 인간 문제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만나 빚어낸 그 무엇이다. 이 참신한 책이 여러 참신한 독자들과 만나 촉발시킬 즐겁고도 진지한 문화적 향연이 기대된다. _ 김용태(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