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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신병훈련소 신병생활 귀가 에필로그 |
김재욱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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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다녀온 날 저녁. 행정병을 따라 창고로 가서 군복과 전투화를 받았다. 모자도 받았는데 내 머리가 좀 큰데다가 옆짱구라서 맞는 모자가 없었다. 행정병이 짜증을 냈다.
─아, 이 새끼 뭔 대가리가 ‘모여라 꿈동산’이야. 그냥 네 대가리를 모자에 맞춰. ‘모여라 꿈동산’은 1982년에서 1988년까지 모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어린이 인형극이다. 인형의 머리가 지나치게 커서 머리 큰 사람을 놀릴 때 ‘모여라 꿈동산’이라고 했다. 군대에서는 몸을 장비에 맞추라고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내가 그 주인공이 되고 보니 씁쓸했다. 주섬주섬 군복으로 갈아입고 우리 내무실의 마지막 일원이 되었다. **** ― 내가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해라. ― 네! 알겠습니다! 이때부터 ‘구구단을 외자’와 비슷한 퀴즈가 시작됐다. 구구단을 외지 못하면 뿅 망치를 맞지만 이걸 못하면? 아, 상상하기도 싫다. ― 분대에 네 번째 서열은 누구냐 ― ‘헐. 이건 뭐지’ 정말 당황했다.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뜻밖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 렸다. ― ‘아, 큰일이네. 정신 차려야겠다. 더듬거리면 끝이다.’ 최일병은 살짝 미소 지으면서 재촉했다. 마치 ‘잘 걸렸다’고 하는 것 같았다. ― 야. 빨리 대답 안 해 우선 최 일병의 기수를 머릿속에 세팅했다. 최 일병보다 높은 사람한테는 ‘님’을 붙이고, 낮은 사람한테는 빼야 하니까. ― 1년 9기 함한수 일병님입니다. ― 그래. 맞았어. 그럼 화기분대 두 번째 서열은 누구냐 ― 1년 2기 김승빈 상병님입니다. ― 너희 3분대 네 번째 서열은 ― 1년 8기 강인수 일병님입니다. ― 소대에 91년 11기는 누구냐 ― 박상연 일병입니다. ― 오. 김재욱이? 잘 하는데? 이 새끼 군기 제대로구나. 잘했다. 앞으로 더 잘해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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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지혜로 바꾸기는 어려워도 경험을 지혜로 바꾸기는 어렵지 않다. 군필자에게는 복무 중에 겪었던 기억들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치욕이 되기도 하고 아픔이 되기도 하고 교훈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기억들은 시간이 경과되면서 ‘존버’라는 지혜로 숙성된다. 그래서 나는 군필자와 미필자, 모두에게 김재욱의 『왜곡된 기억』을 강추한다. - 이외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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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군대 이야기, 방위 이야기가 아니라 ‘인연’에 관한 글로 읽었습니다. 군대 이야기야 주변에 널린 것이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가 바로 우리들 모습 같아서였습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지만 이미 이들 속에 오늘의 세상과 계산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인연’을 생각하고 인간에 대해 돌아보게 됩니다.” - 정범구 (주독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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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은 괴물과 싸우면서 자신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가는 인간의 실존적 이중성과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해석은 독자들의 몫이다.
- 이산하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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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빠져드는데?”
군대라는 곳이 재미와는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 게다가 ‘육방’ 이야기이다. 대단한 스토리가 전개될 조건도 아니고 그럴듯한 게 있다 해도 그러다 말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남은 책장이 아까울 정도로 눈을 뗄 수가 없다. 인물과 상황의 생생함 자체가 만들어내는 매력이 쏠쏠하다. 한 마디로 재미있다. - 송혁기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