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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양장
김정현
문이당 200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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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1957년 경북 영주 출생이며, 전직 경찰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 시경 강력계 형사로 13년간 일하다 1991년 『함정』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김정현은 전망의 부재와 과잉 속에서 부유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과 재생의 코드로서 '가족'이라는 해법을 사실적인 묘사와 섬세한 필치로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소설 『아버지』는 1996년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아버지들의 초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크게 주목 받았다. 이 작품은 경제위기와 가족의 해체 등 당시의 어려운 시대적 상황과
1957년 경북 영주 출생이며, 전직 경찰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 시경 강력계 형사로 13년간 일하다 1991년 『함정』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김정현은 전망의 부재와 과잉 속에서 부유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과 재생의 코드로서 '가족'이라는 해법을 사실적인 묘사와 섬세한 필치로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소설 『아버지』는 1996년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아버지들의 초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크게 주목 받았다. 이 작품은 경제위기와 가족의 해체 등 당시의 어려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국내에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며, 한국문학사에서 최단 기간 최고 판매를 기록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꼼꼼한 자료 조사와 취재를 통해 사실감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그는 소설 『전야』의 구상 과정에서 10여 차례 중국과 시베리아 및 동남아 밀림지역을 직접 취재하는 한편, 경찰관 재직 시부터 수집한 통일 안보 분야의 방대한 자료와 관련기관 인사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탁월한 묘사와 현장감을 보였다.

취재차 방문했던 중국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빠져든 그는 지속적으로 관련 자료들을 섭렵하며 5천년 중국 역사를 다룬 이야기를 구상한 결과 이제 그 1권『중국인 이야기1』을 세상에 내놓았다. 대표 저서로는 『아버지』, 『어머니』, 『길 없는 사람들』(전3권), 『아들아 아들아』, 『여자』, 『함정』, 『고향 사진관』, 『아버지의 눈물』,『황금보검』 등의 소설과, 『아버지의 편지』, 『중국 읽기』 등의 에세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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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정현
1957년 경북 영주 출생. 장편소설 『함정』과 『무섬신화』에 이어 세 번째 발표한 이 소설에서 작가는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면서도 어깨 위에 얹힌 삶의 무게로 언제나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 시대 아버지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항상 의연한 듯 우뚝 선 아버지의 내면에 숨겨진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을 통해 진정한 아버지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02쪽 | 60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4561635

책 속으로

남박사의 표정이 점점 험하게 일그러들었다. 간간이 새어나오는 짧은 한숨 같은 신음이 그의 노여움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에게도 너무나 충격이었다.단어 하나하나가 그의 눈에는 가장 절제된 선택으로 보였다. 단순히 순간의 격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었다. 의도되고 고심하며 깊은 내면의 절절한 미움과 증오를 낱낱이 드러낸 그 편지는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이었고 무례였다.

어떻게 네가 네 아비에게 이런 증오를...... 넌 진정 모르느냐. 아비의 그 깊은 사랑을. 진정 네 우둔은 아닐진대, 어찌 네가 이런 경솔을...... 넌 몰라도 나는, 그리고 우리는 안다. 그 얼마나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이었는지. 네가 모르는 35의 사랑을 우리는 감히 '35의 신화'라고 칭했다. 말투는 장난스러웠어도 마음속은 진정 그 사랑에 깊이 고개 숙였었다. 그리고 부러워했다. 그런 아비를 가진 너를, 그리고 그런 사랑을 할 줄 아는 네 아비의 가슴을.

어찌 네가 감히 그 아비 앞에서 가족을 말하느냐. 세상의 어느 아비인들 한날 한 시 한순간이라도 제 가족을 잊겠느냐만. 그래도 네 아비는 더욱 남달랐다.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너를, 너희들을 사라했고, 고달픈 세상살이가 힘겨워 술에라도 취한 날이면 언제나 너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토로했다. 특별히 성공한 인생은 아니었다 해도 비굴하지 않은 떳떳함으로 그만하면 부끄럽지 않았고, 호화로운 영화는 아니어도 그만한 성실함이면 술취한 객기에 호통이라도 한번 치련만, 무엇이 그토록 미안하고 안타까웠는지 허구한 날 제 무능만을 자책했다.

--- p.153-154

"그래, 잘났다. 정말 잘났어. 야, 이 얼빠진 친구야. 그런데 왜 지금 이 상황에서 자네 집사람에게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 거야? 지금이 어떤 처지인데, 지금 자네 코앞에 있는 게 무엇인데? ……자네, 지금 어떤 상황인지 실감이나 하는 거야? 아니, 내가 오진을 한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래서 정말 암이, 그것도 친구인 나마저 손을 놓아버리고 이렇게 자네 술벗이 돼줘야 할 정도인 그런 종말의 암이란 걸 믿지 않는 거야? 그런 거야? 그런 거냐고?"

남 박사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고함치며 흐느낄 듯, 그리고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듯이 그렇게 소리쳤다. 정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런데, 왜? ……이봐, 나라면 아니야. 난 절대 그렇게 못해. 자네처럼 그렇게 돌아서서도 욕 한번 못할 정도로 사랑하는 아내는 아니지만, 내가 지금 자네 처지라면 난 아내에게 모든 걸 말할 거야. 그리고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모든 말, 모든 욕, 모든 원망 다 털어놓고…… 단 얼마간이라도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래야 죽은 뒤에라도 아내가 자책감 같은 것은 갖지 않을 거 아니야. 나 또한 가슴에 남겨진 것 없이 후련하게 툴툴 털어버리고 허허롭게 사랑하는 마음만 갖고 갈 가고."

---p.78

"그래, 잘났다. 정말 잘났어. 야, 이 얼빠진 친구야. 그런데 왜 지금 이 상황에서 자네 집사람에게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 거야? 지금이 어떤 처지인데, 지금 자네 코앞에 있는 게 무엇인데? ……자네, 지금 어떤 상황인지 실감이나 하는 거야? 아니, 내가 오진을 한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래서 정말 암이, 그것도 친구인 나마저 손을 놓아버리고 이렇게 자네 술벗이 돼줘야 할 정도인 그런 종말의 암이란 걸 믿지 않는 거야? 그런 거야? 그런 거냐고?"

남 박사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고함치며 흐느낄 듯, 그리고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듯이 그렇게 소리쳤다. 정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런데, 왜? ……이봐, 나라면 아니야. 난 절대 그렇게 못해. 자네처럼 그렇게 돌아서서도 욕 한번 못할 정도로 사랑하는 아내는 아니지만, 내가 지금 자네 처지라면 난 아내에게 모든 걸 말할 거야. 그리고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모든 말, 모든 욕, 모든 원망 다 털어놓고…… 단 얼마간이라도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래야 죽은 뒤에라도 아내가 자책감 같은 것은 갖지 않을 거 아니야. 나 또한 가슴에 남겨진 것 없이 후련하게 툴툴 털어버리고 허허롭게 사랑하는 마음만 갖고 갈 가고."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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