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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몇 달치 월급을 앞당겨 알궈가서 황학동 개미시장의 세칭 썩다리 오디오를 천하의 명품이라고 구해 주고 시침 뚝 떼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이는 현악기 소리에서 실을 줄줄 뽑아내는 느낌을 실제로 느끼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이를 통해 비로소 음악의 선율과는 구별되는 소비 자체, 악기의 울림을 경헝하게 되었고 50∼60년대에 제작된 고물오디오들, 이른바 빈티지 사운드의 풍요로움과 자연스러움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내가 잠자던 방은 천장이 하도 너그러워 비만 오면 어떤 각도로 자세를 취해도 몸의 어딘가가 빗물에 젖는 입체 물받이통이었는데 그 천장수리비조차 다 거둬간 그이의 귀여운 사기가 하나도 밉지가 않다. 그 스승님에게서 하산하여 독립 프로덕션이 된 후로는 더 기구했다. 업그레이드를 할때 돈아낄 생각말고 기다렸다가 한방에 크게 저지르라I누누이 강조하는 것이 그때의 체험 때문이다. --- p.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