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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대한민국에서 여성평론가로 산다는 것 스크린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을까? | 대한민국에서 여성평론가로 산다는 것 | 부산 영화제 시작에 붙여 | 바람난 여자, 바람난 한국 영화 | 대한민국 여배우들에게 고함 | 삶은 20자가 아니다 | 영화가 삶인 여자 사랑, 다시 나를 일으키는 힘 마흔 즈음에 | 이인삼각 부부의 어느 출발점 | 내 어머니의 인생 | 내 안의 히로시마 | 아름다운 나의 수녀님 | 내 인생의 스승 한성열 교수님 | 세상의 모든 영화를 위해, 영화광 명국이 | 소크라테스를 만난다면 영화, 내 삶의 영원한 텍스트 행복은 대체 가능한 것_행복 | 와인 그 진한 유혹의 세계_사이드웨이 | 그것은 달콤했다_나인 하프 위크 | 죽어도 좋아_페드라 | 사랑에 대해 알고 싶은 두세 가지 | 세상과 절연한 관계_줄과 짐 | 여자를 이해하고 싶다면 | 예영 씨,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 홍상수에게 홍상수를 묻다 | 우리 곁의 찰리 채플린 | 어느 죽은 배우를 위한 축문 | 누벨바그의 여신 | 내 인생의 배우 | 나쁜 여자와 더 나쁜 여자 | 꿈의 남자 루돌프 발렌티노 술 한 잔에 그리는 나의 그림자 일기 양진 | 안녕, 선배 | 술 한 잔 | 봄이 와서 우스운 이야기 | 버스정류장 | 상실에 관하여 누구나 영화 같은 삶을 꿈꾼다 야간 달리기 | 시네마 천국을 찾아 | 허공에서 걷는다 | 동거합시다 | 동사무소에서 | 모텔로 피크닉을 | 커리어, 보이지 않는 게임의 규칙 | 내가 인생을 길에서 보내고 싶은 이유 에필로그_어떤 멜로 영화 만남 그리고 공감 | 연애 시작되다 | 청혼가 | 결혼 그 이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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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영화 글을 쓰던 내 등 뒤에서 어이없어 하던 가족들의 표정이. 심리학을 전공해서 이제 막 전문가 자격증을 가지고 밥벌이를 하나 싶었던 아내가, 딸이, 밤을 새며 영화를 보고 영화 글을 쓰자, 영화가 밥 먹여 주냐?, 대체 어떤 여자가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밤을 새며 영화를 볼 수 있냐며 질책하던 모습들. 그 순간 나는 정말 영화 평론가가 되고 싶었다. ‘노는 애’에서 ‘영화 평 쓰시는 분’이 되고 싶었다. 지금 보는 영화가 일이 되어 누구도 내가 영화 보는 일을 ‘논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고 공상을 했다. 영화 안에서라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느꼈던 안개 같던 불안감, 가장 친밀한 사람들 속에서도 내가 정신적인 고아처럼 느껴졌던 그 막연한 외로움을 떨쳐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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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영화평론의 정점에 서 있는 심영섭의 이야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심영섭. 우리나라 영화평단에서 가장 독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그는 ‘심영섭’이라는 필명만큼이나 남성적이고 파워풀한 에너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해 왔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관심사를 동물에서 ‘인간의 마음’으로 옮긴 데 이어 신경정신과 레지던트로서 현대인의 정신병리를 직접 관찰한 경험은 그녀에게 남다른 독해력의 바탕이 되었다. 특히 《씨네21》에 기고한 날카로운 20자 평론은 수많은 팬을 확보할 정도로 그녀의 이름을 유명하게 하였다. 이 책에는 여성 평론가로서의 솔직담백한 일상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철없는 영화광에서 어엿한 영화평론가가 되어 ‘영화 보고 노는 애'에서‘영화 평 쓰는 분’이 되기까지, 그리고 영화‘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자존심 강하고 고집 센 정신과 의사 유정(엄정화 분)의 캐릭터가 바로 자신을 모델로 했음을 알았을 때 느낀 머쓱함, 임산부의 몸으로 ‘올드 보이’를 내리 세 번 보는 ‘위험천만한’태교 경험, 여성 평론가라는 이름 때문에 페미니즘의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 등을 솔직하고 담담한 어조로 써 내려갔다. 번뜩이는 비판력과 부드러운 감수성이 공존하는 감칠맛 나는 산문 예리한 20자평으로 일약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평론가로 등극했지만 그는 첫 에세이 제목을 ‘삶은 20자가 아니다’라고 짓고 싶어 했을 만큼 20자평에 대한 강한 애증을 가지고 있다. 20자 평이라는 단두대 아래 사라진 숱한 영화들에 대한 회한과 함께 그 자신이 20자 평론가가 되어버린 듯한 자괴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믿는다. 인생은 20자가 아니라는 것을. 어떤 영화든, 누구의 인생이든 20자를 뛰어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책은 스무 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의 깊숙한 삶 이야기-일상 속에서 웃음 짓게 했던 기쁨과 눈물로도 치유하지 못했던 아픔과 방황 그리고 희망이 되어 준 사랑과 가족애의 에피소드가 잔잔하게 녹아들어 있다. 이 땅의 여성들에게 바치는 글 “1997년 이혼 직후부터 썼던 이 글들은 내 심연의 날개였고, 나의 골짜기이며 계곡이자, 천 번 쌓아서 한 번 남는 짜릿한 고통이었다. 때론 잔혹한 신의 얼굴을 한 푸른 공기의 꿈이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한 세월을 건너가게 해준 고맙고 따뜻한 손길, 눈 속의 티끌들을 핥아주던 부드러운 혀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 말들을 통해, 숙명처럼 미혼, 기혼, 이혼, 재혼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삶의 양상을 통과한 지난 시간을 통해, 지금 어디선가에서 힘겹게 길을 가고 있는 나 같은 여자, 나 같았던 여자, 나 같을 모든 대한민국의 딸들에게 감히 ‘용기를!’이라는 말을 건넨다.” -저자의 말 중에서- 심영섭은 이 한 권의 에세이를 통해 영화평론가 심영섭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느끼는 애환을 고백함으로써 대한민국 여성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찾고자 했다. 상처로 남은 첫 번째 결혼생활과 이혼 이후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투쟁하듯 살아왔던 십 년의 세월 그리고 꿈꾸던 영화평론가 일을 찾고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동반자를 만나 스텝 패밀리로 살아가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심영섭의 솔직한 내면을 발견하는 일은 그의 거침없는 영화 평을 읽는 일만큼이나 흥미롭고 때로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지적 통찰력이 빛나는 심영섭의 영화 이야기 심리학과 영화를 두루 섭렵하겠다는 의미에서 지은 필명 ‘심영섭’은 영화에 바치는 그의 사모곡이다. 이 세상이 끝나는 날, 신 앞에서 영화보다 삶을 더 사랑했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영화평론가 심영섭. 그러나 그는 가족이 없고 집이 없는 곳에서 살지언정 영화가 없으면 안 되는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의미-영화. 그의 에세이에 영화 이야기가 빠진다면 너무나 서운한 일이 아닐까? 평론가 심영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목 말라할 명쾌하면서도 밀도 높은 영화 이야기가 3부에 소개된다. 영화라는 텍스트가 심영섭이라는 한 개인의 삶과 맞닿아 있는 바로 그 지점에서 그만이 쓸 수 있는 특별한 영화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자의 삶, 어머니의 인생을 이해하게 해 주는 영화 그리고 사랑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에서 만들어진 영화 이야기 등 영화평론가로서 발표할 수 있는 다소 공식적인 글뿐 아니라 포장마차에서 영화감독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나누는 허심탄회한 우정, 스크린에서보다 친근한 인간미로 다가온 배우들에 대한 아주 일상적이고도 개인적인 경험에 이르기까지 평론가로서 살아가는 데 큰 의미를 주는 영화와 영화인에 대한 자유로운 단상을 적었다. 사랑에 관한 에필로그 이혼 이후 아들 상우를 위해 강인한 어머니가 되고자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아가던 심영섭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인연이 있었다. 이 책의 에필로그는 영화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영화평론가 남완석 교수(우석대 영화학과)와 처음에는 동료로서, 이후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로서 그리고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주는 인생의 동반자로서 ‘함께 할 삼십 년을 생각하는’ 부부가 되기까지, 그들이 주고받았던 실제 이메일로 구성되어 있다. 솔직한 느낌과 생각을 적어 보낸 이메일을 통해 거리감이 차츰 좁혀지면서 서로의 정신적 공허함을 채워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독자들 역시 가슴 두근두근하는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