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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성찰
이 지점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바로 이런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스스로를 다른 동물들과 구별 지으려고 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보다 더 우월한 존재임을 필사적으로 밝히고 싶어하는 것일까? 왜 다른 동물들과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욕으로 느끼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역사학자로서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인간이라는 자격에 이미 너무도 많은 특권을 부여해 놓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 특권이란, 박테리아에서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로 이어지는 진화 계보의 가장 위쪽에, 그것도 다른 것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특별한 위치에 인간을 올려놓았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특권은 지구의 탄생과 생물 발생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수많은 생물들의 뛰어난 능력을 폄하하고 모든 생물을 한 줄로 세워 등급을 부여하는 전통에서 비롯하며, 그러한 전통을 기반으로 삼아 인간은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늦게 출현하였고 진화의 계보에서 아주 일부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가장 우수한 존재로 자리 잡는다. 물론 인간은 그 특권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데, 이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정의가 역사적으로 인종이라는 신화에 이용되었던 것과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모든 것이 ‘신화’에 불과하다는 게 밝혀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신화를 엎어버리고 다시 시작하거나, “스스로 인간이라는 것을 계속 믿고 스스로에게 부여한 특수한 지위를 정당화하고자 한다면, 또 변화를 겪으면서도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그 신화를 무시하지 않고 그것에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 논의로 인간 개념의 설정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 오늘날, 이 책은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을 위해 많은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특히 기존의 논의와 달리 철학, 생물학 등이 아니라 역사학의 시각에서 접근함으로써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시야를 새롭게 넓혀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