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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이매뉴얼 월러스틴
초판 머리말 2판 머리말 3판 머리말 독자 여러분께 사랑하는 손녀 잉그리드에게 1부 극단의 시대 1장ㆍ폭주하는 기관차 최후의 자본 시대 / 세계 체제 / 지구의 지배자 / 최악의 불황 간주곡 - 톱니바퀴 속의 고독 2장ㆍ지구 제국의 운명 새로운 권력자 / 민주주의의 죽음 /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 / 전 세계의 신탁통치 / 저항자들 간주곡 - 펜의 공방전 3장ㆍ가이아의 신음 소리 착취당하는 지구 / 인구와 식량 / 에너지 전쟁 / 이글거리는 대지 간주곡 - 폐병 걸린 아마존 4장ㆍ시계태엽장치 오렌지 분자 사회 / 범죄, 마약, 빈곤 / 컴퓨터 혁명 / 유전공학의 팡파르 / 우주 식민지 간주곡 - 감시받는 유전자 5장ㆍ2044년의 카타스트로피 군비 경쟁 / 미국의 내전 / 3차 세계대전 / 전쟁 후폭풍 간주곡 - 잿빛 먼지 속의 슬픔 2부 평등의 시대 6장ㆍ세계 혁명 전사들 죽음의 행렬 / 전진하는 세계당 / 지구공화국의 탄생 / 완전한 평등 간주곡 - 우크라이나의 눈물 7장ㆍ프로메테우스의 진군 생명의 귀환 / 최적 인구 / 민중의 세계 체제 / 우주로 우주로 간주곡 - 우주에서 온 편지 8장ㆍ인간적인, 더없이 인간적인 새로운 노동자 계급 / 가족의 붕괴 / 유전자 개조 / 존재에 대한 경배 간주곡 - 멘토와 멘티 9장ㆍ무릎 꿇은 아틀라스 자유 없는 자유 / 미노타우로스의 미궁 / 반대의 목소리 / 세계연방 국기 하강식 간주곡 - 고장난 관료제 3부 자유의 시대 10장ㆍ작은 세상의 기획자들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작은당의 임무 완수 / 소리 없는 변혁 간주곡 - 어느 의사의 일기 11장ㆍ꿈꾸는 자들의 공동체 자치ㆍ자율ㆍ자연 / 생태 신비주의 / 소박한 테크놀로지 / 자치의 대가 간주곡 - 유토피아 논쟁 12장ㆍ인간을 넘어선 인간 삶과 죽음 / 인간의 자기 진화 / 인류의 새 거처 잉그리드에게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인사 젠슨가와 브랜트가의 가계도 미래사 연표 찾아보기(인명, 용어) |
李順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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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질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자본주의가 대세를 장악했단다. 서기 2000년, 여기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국가 주도형 계획경제가 붕괴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본주의를 소리쳐 내세우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였단다. …… 1990년대 이전 세계가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생각은 망상이란다. 그래, 소련, 중국, 폴란드 같은 공산국가들의 당 지도부가 사회주의 건설을 자랑스러워했던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경제만은 자본주의 세계 질서에 완전히 통합되어 있었단다. 자본을 소유한 것이 개인이든 국가든, 중요한 것은 자본이 쓰인 방식과 목적에 있거든. 그런 기준으로 보면 소련이나 미국이나 자본이 기능한 방식은 동일했단다. 두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자본은 사용이 아니라 이윤을 얻기 위한 생산 활동에 쓰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불평등한 결과를 낳을 게 뻔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 시장에서 교환되었다. …… 사회주의 국가들을 지배한 것은 결국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였던 거야.
--- pp.4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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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부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야심찼던 만큼이나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유전자 전략’이었다. …… 간단히 말해 ‘유전자 전략’의 목표는 인간이라는 종을 재설계하는 거였다. 인간을 대중의 동의를 얻어 과학자들이 설정한 최상의 신체, 최상의 지력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단다. …… (유전자 전략 프로젝트를 제안한 보건부 장관 키안 군디는) 힘과 특권을 지닌 새로운 엘리트층이 들고일어나 능력과 운이 없는 약자들을 착취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전자 전략’밖에 없다고 했지. 키안은 이렇게 결론지었더. “사회주의는 우월함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우월한 계층을 반대하는 것이다.”
--- p.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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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갈수록 노령화 사회가 현실이 되면서) 현재 대부분의 공동체들은 세대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노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 권력을 독점하는 경향이 계속되다 보니, 청년들은 자신들에게 기회가 올 날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어. …… 과거의 계급 투쟁이, 아직은 미미하기는 하지만 노년층과 젊은층의 갈등으로 재연되었단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 시대보다 다음 시대가 무엇인가를 이루기 더 힘들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많은 동정심을 느낀단다.
--- p.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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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멋지게 배반한 책!
완전한 판단 착오였다. 미래학의 대표적 도서란 사실도 알고 있었고, 원서를 검토해준 번역자 선생도 문제의식이 있는 독특한 책이라고 했지만 내심 미래학이란 학문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이제까지 접해본 미래학 책들은 거의가 과학기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해 인간들이 그 열매를 달콤하게 따먹을 거라는 장밋빛 미래를 떠들어댔다. 믿을 수 없었다. 지금의 세계 현실을 돌아보면 허황한 공상으로 여겨졌다. 그렇다고 헉슬리의 소설『멋진 신세계』나 리들리 스콧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 류의 공포스러운 디스토피아도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왜 그렇게 암울하게 그려 공포심을 심어주는 걸까? 『인류의 미래사』도 어느 정도는 인간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적인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우리 출판사의 관심은 어떤 사안이나 주제의 정치사회적 해석이고 전망이며, 실제 우리 삶과의 연결 고리이다. 즉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이다. 결국 『인류의 미래사』는 우리의 출판 의도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책으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을 시작했다. 그러다 원고를 교정 보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수많은 사회학적ㆍ철학적ㆍ역사적 개념들을 정리하면서 저자의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 방대한 스케일, 세심하고 구체적인 전망에 감탄하고 놀랐다.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역사ㆍ과학…… 거의 모든 학문 분야를 섭렵하여 그것들을 구체적인 현실에 적합하게 적용하는 대가다운 미래 예측이었다. 또한 그것을 풀어내는 데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었다. 이 책을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지, 인간과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모른다. 저자는 탐욕스럽고 분열적인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뒤를 이어 인류의 염원이 담긴 두 사회의 도래를 전망한다. 완전한 평등 사회를 지상에서 실현해 보려는 사회주의 체제, 그리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최대한 구현하려는 아나키즘 공동체. 그 사회 안에서 편집자가 특히 눈여겨 본 것은 인간 존재의 변화와 진보였다. 자본주의가 사라진 이들 사회에서 인간은 소유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난다.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 발버둥치고, 소유에서 행복을 느끼는 자본주의적인 심리 상태를 이후 사회에서는 일종의 정신 질환으로 여긴다.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착취해서 이윤을 남기거나, 축재하는 것도 같은 취급을 받는다. 이들 사회에서 인간의 행복은 끝없는 자기실현에 있다. 그렇다고 저자가 이들 체제를 유토피아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당이 통치하는 세계연방 체제는 개인의 자유의 억압으로 비판받고, 공룡처럼 비대해진 관료제가 작동을 멈추고 스스로 붕괴하는 지경에 이른다. 작은당이 창조한 자유로운 공동체는 새로운 인간 종의 출현으로 기존 인간과 계급 갈등이 생겨나고 젊은이와 노인, 남자와 여자의 역전된 관계가 새로운 긴장을 부르는 사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인간은 많은 한계와 약점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 진보가 가능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우쳐주고 있다. 과거형으로 쓰여진 이상한(?) 미래의 역사를 읽으면서 편집자가 얻은 보람은 지나간 역사를 넓은 시야로 재검토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어디서 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