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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특급우편
방현희
열림원 200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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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바빌론 특급우편
붉은 이마 여자
빨간 혼다 앰뷸런스
말해줘, 미란
화이트 아웃
연애의 재발견
새홀리기
녹색원숭이
13층, 수요일 오후 3시
128MB 메모리 카드

해설- 김형중, 교환 가능한 사랑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소설가. 삶의 이면을 투시하는 날카로운 시선, 섬세하고 감각적인 심리묘사, 창의적인 이야기와 구성으로 인정받아온 그의 또다른 직업은 간호사. 소설가와 간호사로 사는 세계는 몹시 멀고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범주로 충분히 묶일 수 있었다. 십여 년 동안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병원에서 치열한 사랑, 숱한 기대와 좌절을 겪었다. 누구에게도 이런 삶의 공포와 두려움을 말할 수 없었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시간은 곧 그를 끊임없이 글쓰도록 만들었다. 간호사와 소설가로 살아가고 있다. 2001년 [동
소설가. 삶의 이면을 투시하는 날카로운 시선, 섬세하고 감각적인 심리묘사, 창의적인 이야기와 구성으로 인정받아온 그의 또다른 직업은 간호사. 소설가와 간호사로 사는 세계는 몹시 멀고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범주로 충분히 묶일 수 있었다. 십여 년 동안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병원에서 치열한 사랑, 숱한 기대와 좌절을 겪었다. 누구에게도 이런 삶의 공포와 두려움을 말할 수 없었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시간은 곧 그를 끊임없이 글쓰도록 만들었다. 간호사와 소설가로 살아가고 있다.

2001년 [동서문학]에서 「새홀리기」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제1회 [문학│판] 장편 공모에서 『달항아리 속 금동물고기』로 제1회 문학│판 장편소설상을 받았다. 이후 단편소설집 『바빌론 특급우편』(2006), 『로스트 인 서울』(2011), 장편소설 『붉은 이마 여자』(공저, 2004), 『달을 쫓는 스파이』(2008), 『네 가지 비밀과 한 가지 거짓말』(2012), 『세상에서 가장 사소한 복수』(2014), 『불운과 친해지는 법』(2016), 심리치유 우화집 『아침에 읽는 토스트』(2012), 산문집 『오늘의 슬픔을 가볍게, 나는 춤추러 간다』(2012), 『우리 모두의 남편』(2015), 청소년 소설 『너와 나의 삼선슬리퍼』(2013)를 펴냈다.

장편소설 『불운과 친해지는 법』은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BOOK TO FILM에 선정되었고, 단편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로 2018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산문집 『함부로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2019)로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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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6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02쪽 | 564g | 153*224*30mm
ISBN13
9788970635019

책 속으로

「바빌론 특급우편」

최초의 연인인 어머니를 떠나보내려는 아들의 소름끼치고 무심한 독백.
그의 등짝에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는 어머니,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것처럼’ 점점 가벼워지는 어머니는 시체나 다름없다. “거죽까지 석회질이지 싶은 발가락이 차갑게 얼어 있었다”는 문장이 암시하듯 어머니가 이미 죽어 있을 것이라는 공포스러운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그의 기억은 태초의 시간과도 같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전 세상에 단둘밖에 없던 시간, 그는 ‘열기를 가누지 못하고 내달리던 수소처럼’ 어머니를 강간했고 그 기억은 ‘목구멍을 단단히 틀어막은 코르크 마개’처럼 그의 삶을 지배한다. 그는 이제 어머니가 아닌 다른 대상을 사랑하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원죄와도 같은 고통스런 기억에서 놓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행복해지기로 마음먹고 어머니를 멀리 날려 보낼 준비를 한다.

그는 알았다. 자신은 오이디푸스이며 롯의 딸이며, 현대에 이르도록 은밀히 지속되어진 몹쓸 사랑의 희생자라는 것을. 그리고 또한 티아맛의 아들 중 하나이며, 바빌론에서의 피비린내 나는 살육이 마침내 자신에게 끼쳤음을. 어머니였던, 돌이었던, 바스라지기 쉬운 무엇이었던 그것은 어느덧 하늘로 날아오르고 말았다는 것을. ---「바빌론 특급우편」중에서

「붉은 이마 여자」

환상과 무의식을 교차하는 분열증적인 언어로 점철된 ‘그녀’의 기담.
첫째 날, 막 태어난 그녀.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 들리는 것, 맡아지는 것 외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녀는 자신을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배냇저고리를 벗어 던진다. 그녀는 목소리를 따라가다가 할아버지를 만나고, 할아버지로부터 물결과 같은 춤을 배운다. 둘째 날에는 “네 뼈는 더 부드러워져야 하고 네 근육은 더 강해져야” 한다는 또 다른 할아버지를 만난다. 셋째 날에는 숲에서 진홍색 카펫을 짜고 있는 여자와 마주친다. 여자는 그녀를 카펫에 태운 채 산등성이를 날아다닌다. 넷째 날에는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나누며 ‘관능’이 피어나는 것을 느낀다. 다섯째 날과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그녀는 끊임없이 카펫이나 텐트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날거나 돌거나 달리거나 걸어 다닌다. 그리고 절규하듯 ‘아아, 넌 누구지, 넌’ 하고 묻는다. ‘내가 누구인지’ 혼란을 거듭하던 그녀는 결국, 자신이 여자이고 남자이며 할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이라고 깨닫는다.

그녀는 멈출 수 없었다. 빙글빙글. 그녀의 몸은 흐트러짐 없이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소용돌이로 보랏빛 공이 들어오고 흩어지던 구름이 들어왔다. 그리고 마침내 이빨이 서너 개밖에 남지 않은 검은 프록코트의 할아버지까지 그녀의 몸으로 수렴되었다. 이러다가는 그녀인지 남자들인지 할아버지인지 알 수 없는 물체로 녹아내리지 않을까, 그녀는 소용돌이 속에서 눈을 번쩍 떴다. ―「붉은 이마 여자」중에서

「말해줘, 미란」

병리적인 집착과 사랑이 불러오는 가혹한 폭력.
다분히 병리적인 주인공이 아내에게 가혹한 폭력을 가하고 또 묘령의 여인을 겁탈하려다 잡혀와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내용. 그는 시종 ‘미란’이라는 이름의 개를 딸이나 아내 대하듯 하면서 말을 가르치고 끔찍하게 보살핀다.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무엇을 잊었는지, 아니, 무엇을 기억해내야 하며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주인공은 진실을 종용받다가 종국에는 그 개의 이름이 사실은 아내 ‘허미란’의 이름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러니까, 미란이라는 이름이 이제 생각났단 말이죠. 아니, 이제 생각나다니요. 미란이가 생각나고 말고가 어딨어요. 그녀가 미란이를 두고 가버렸다니까요. 도대체 누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당신의 아내, 허미란 말고 또 누가 있나요.

---「말해줘, 미란」중에서

출판사 리뷰

“내게 비정상인은 정상인이 되고 정상인은 비정상인이 된다. 그러므로 내게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은 아무 소용이 없다. 비정상인인 주제에 허술하기까지 하면 내겐 금상첨화가 된다. 그들과 나는 아주 잘 교류할 수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방현희는 스스로도 선언했듯, 정상적인 인간과 정상적인 사랑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동성애처럼 사회적 금기를 넘어서는, 이분대당을 넘어서는 사랑이 그녀의 주요 소재이자 주제가 된다. 이번 첫 소설집에 실린 10편의 단편 들 중 4편(「연애의 재발견」「붉은 이마 여자」「13층, 수요일 오후 3시」「녹색원숭이」)가 이미 동생애자의 사랑을 주요 테마로 설정하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개가 정상인(이성애간의)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이며 그것으로 인해서 받은 상처를 비정상적인(동성애간의) 사랑을 통해 치유받고자 한다.
동성애의 사랑이 본격적인 탐구의 대상이 되기 이전, 방현희는 오이디푸스적 서사를 보여주었다. 표제작「바빌론 특급우편」은 “<사이코> 이후 우리에게 익숙해진, 죽어서도 아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초자아 연인으로서의 어머니” 이야기다. “마른 뼛조각”처럼 아들의 등에 달라붙어 아들을 욕망하는 어머니의 비뚤어진 집착은 소름을 불러일으키며, 방현희의 소설이 획득한 상당한 ‘수준’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방현희는 이성애의 사랑만을 고집하는 이들에게 저항의 자세를 취한다거나 사회학적인 해석을 섣불리 내세우려 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집의 해설은 맡은 김형중은 방현희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양성애의 발현으로, 혹은 연애 일반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사랑의 한 방식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궁극으로는 “교환 가능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방현희 소설의 대부분에서 반복되는 주제가 바로 앞서의 ‘교환 가능한 사랑’이라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애초에 사랑의 교환 불가능성을 믿고, 그로부터 심한 고통을 받던 주인공이, 실연과 함께 서서히 사랑의 교환 가능성을 배워간다는 서사는 방현희 소설에서 쉽사리 발견된다.” 방현희의 양성구유적 인간에 대한 선언은, 그래서 더욱 당차고 치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유일한 사랑의 신화”에서 해방되는 과정의 이야기들은 수긍을 불러일으킨다.
동성애와 양성구애적인 사랑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 지점, 교환 가능한 사랑이 가능한 지점, 바로 그 지점에 방현희의 소설이 놓여 있다.

추천평

그녀의 소설에서는 모음(母音) 냄새가 난다. 오랫동안 무엇인가 찾아 헤매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집에 돌아와 몸을 뉘었을 때, 문득 맡아지는 냄새, 들려오는 소리. 아득한 외침이 멀리 뒤따르면서, 자기 자신을 향한 뼈저린 기도가 다가온다. 원형 회귀의 길이다. 잊어버렸던 길이 여기 있었구나, 꿈결에서처럼 누군가 속삭이는데, 나를 찾아 나섰던 사람들의 발소리와 함께 불빛이 비쳐든다. 그녀의 소설에서는 그리움의 원초적 모습이 살아 꿈틀댄다. ― 윤후명(소설가)

방현희의 소설은 아주 낮고 섬세하며 조용한 세계로 이루어져 있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존재의 고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거친 몸부림과 절규가 있다. 그 고통은 대개가 개인적인 심리적 기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사적이지만, 또 누구도 그러한 기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다. 이 조용하면서도 거칠고,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기묘한 결합이 그의 세계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면서 동시에 소설적 개성을 얻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세계 속에서 어떤 해답을 얻는 일이 아니다. 다만 인물들의 그 운명적 표정이 어느 순간 우리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러니 삶이란 얼마나 알 수 없고 또 무서운 것인가?
― 박철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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