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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Francis Bu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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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나이트!
우리 귀에 너무나 익숙한 고전古典이다. 더구나「신드바드의 모험」이나「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같은 이야기는 초등학생들도 훤히 꿰고 있을 만큼 유명하다. 그러나 이렇게 제법 알려진 이야기들은 아라비안나이트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제법 분량이 되는 책들도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정작 아라비안나이트의 진면목(전모)을 볼 수 있는 ‘완역본’은 극히 드물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한글 완역본은 2종인데, 모두 장황하고 번잡한데다가 ‘이상한’ 직역으로 되어 있어 웬만한 인내심으로는 읽어낼 길이 없다. 그래서 그 완역본을 사놓은 독자는 꽤 많은데, 정작 완독한 독자는 드물다. 사실 아라비안나이트는 무지무지하게 흥미진진한 책이다. 그렇다면 뭔가 잘못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편역자의 변’이 실감난다. 처음에『아라비안나이트』를 꼬박 석 달 걸려 읽었는데, 감동은 둘째 치고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읽었다. 이번에는 읽으면서 줄거리를 요약했는데, 깨알 같은 글씨로 대학노트 두 권을 가득 채웠다. 어느 날, 누워서 무심코 노트를 들춰보는데 그만 재미가 들려 노트 두 권을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재미도 있으려니와 내용이 마치 그림을 보듯 너무도 생생하게 살아왔다. 그래서 나는 이 느닷없는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요약 노트’와 ‘리처드 F. 버턴의 영역판’을 저본으로 본격적인 편역 작업에 들어갔다. 기본전제는 “버턴의 완역판 전문의 묘미를 온전히 살리되 군살을 과감하게 제거하여 읽는 재미와 속도를 배가한다”는 것이었다. 지루한 장광설은 깔끔하게 줄이고, 지나친 반복은 과감히 생략하였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운문)는 의미반복을 피하여 선별?수록하되, 우리의 전통적 운율과 시어를 적용하여 운문이 주는 정서를 직감直感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는 이 작업을 하는 동안, 더 많은 독자들이 이제 비로소『아라비안나이트』를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읽을 수 있겠구나 싶은 기대감에 내내 행복했다. 아라비안나이트는 리처드 F. 버턴의 영역본에 이르러 비로소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버턴본이 너무 “외설”에 치우쳤다는 비판도 있긴 하지만 그런 비판에 대한 답은 ‘영역자 서문’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 청소년을 위한 ‘옛날이야기’로서가 아니라 완전한 형태를 재현하고자 하는 애초의 결심에 따라, 나는 아무리 저속하게 여겨지더라도 원어에 대한 영어의 동의어를 샅샅이 뒤졌다. 그러는 한편, 그 음란함이나 외설을 문맥상 고의로 표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아라비안나이트를 관통하고 있는 전반적인 격조는 무척 고상하고 순수하다. 헌신의 열정은 자주 광신의 비등점까지 끓어오른다. 그 애수는 달콤하고 그윽하고 청순하며, 정겹고 순박하고 진실해서 겉모양만 번지르르한 싸구려 현대의 작품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작가 김하경이 다시 쓴 이『아라비안나이트』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참맛(진면목)을 보고자 열망하지만 기존의 ‘완역본’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해온”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