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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수호자들 | 모두가 잠든 밤에 깨어 있는 사람들
다양한 술집 | 게스트하우스, 일반 술집 그리고 숙박업소 알레아 게임 | 주사위가 밤을 지배하면 명예롭지 못한 곳 | 로마의 홍등가 유쾌한 주연 | ‘기이한 법칙’이 있는 술자리 귀를 위한 향연 | 주연에서의 여흥 밤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 | 반달리즘을 일삼는 밤의 환락가들 시인의 노래 | 비가에 담긴 사랑의 밤 횃불 잔치 | 횃불 조명 아래 펼쳐진 야밤의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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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밤에 떠나는 고대 로마 여행
밤은 고요한 은폐의 시간이다. 낮의 떠들썩한 흥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면 사람들은 잠에 빠지고 거리에는 정적이 흐른다. 하지만 ‘황금의 도시’ 고대 로마를 생각한다면, 예외다. 일출부터 열 번째 시간, 즉 늦은 오후까지는 짐이나 승객을 실은 마차의 운행을 금지하라는 카이사르의 명령에 따라, 짐을 실은 마차는 어둠이 깔리는 저녁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로마 시내를 드나드는 수많은 마차들이 울퉁불퉁한 현무암 위를 덜그럭거리며 지나다니는 소리에 수많은 시민들이 불면증에 시달렸다. 넓은 정원이 딸려서 소음을 막아줄 수 있는 고급주택에 사는 상류층이 아닌 이상, 길가에 면한 임대주택 신세의 서민들은 진정 밤시간이 고달팠다. 풍자시인인 유베날리스의 말이니 과장인지는 모르지만 수면부족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 [고대 로마의 밤은 어떠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찍 잠자리에 드는 지방과는 달리, 도시에서는 “올빼미족”들을 위한 유흥문화가 있었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밤을 즐겼을까? 밤거리는 얼마나 어두웠을까? 길거리는 어느 정도 안전했을까? 또한 밤의 소음은 어느 정도였을까? 당시 주민들이 밤의 소음에 대해 불평했던 말들을 믿는다면 로마는 이중적인 의미에서 “결코 잠들지 않는 도시(the city, that never sleeps)”였던 것이다. _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 이 책의 저자 카를 빌헬름 베버는 가볍고 즐거운 어조로 고대 로마의 ‘밤문화’를 얘기한다. 때로는 담벼락에 쓰인 낙서를 들먹이며 모두가 잠든 밤에 깨어서 삶의 기쁨을 누린 고대 로마인을 보여준다. 현대 도시의 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는 이 책은 고대역사학에 정통한 베버 교수와 함께 한여름밤에 떠나는 고대 로마 여행이다. * 술, 도박, 섹스 - 밤문화의 지배자들 카이사르가 교통혼잡을 이유로 낮의 짐마차 운행을 금지하고 보니, 밤시간에 로마를 오고가는 여행객 숫자가 족히 수천 명은 되었을 것이다. 밤에 로마에 도착한 여행자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게스트하우스로 향한다. 어스름속에 간판도 보이고 담벼락에 시원하게 그린 광고도 눈에 띈다. [메르쿠르스와 아폴론 게스트하우스에서 에너지를 충전하세요. 이곳에 오면 메르쿠르스는 이익을, 아폴론은 건강을 약속합니다. 셉투마누스는 당신을 위해 음식과 침대를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잠을 자고 나면 당신은 훨씬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어디에서 잠잘 것인지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_라틴명문전집 12] 소박한 ‘좌식 술집’에서 포도주를 마시고 있는 손님들 명문전집에 실릴 정도로 멋들어진 광고를 보고 시적인 게스트하우스를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고대 로마 시내의 술집은 대부분 그렇게 멋지지 않았다. 술집들은 대개 음침한 길모퉁이에 있었다. 낮부터 숨어 지내기에 딱 어울릴 그곳은 밤이면 오일 램프에서 뿜어나오는 그을음으로 자욱했다. 따뜻한 음식이라도 제공하는 곳에서는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술집 안은 연기로 가득 차 있으며, 냄비에서 빨간 소시지를 삶는 냄새와 그릇들이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민감한 사람은 인상을 찌푸릴 정도이다. 여름에 의자에 앉을 때는 한번 잘 살펴봐야 한다. 의자 쿠션 곳곳에 벌레들이 웅크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책임의식을 지닌 귀족, 즉 전통적인 상류층은 이런 술집을 ‘부도덕한 장소’라고 칭하며 출입을 금했다. ‘술집에 드나드는 인간’이라는 비난은 정적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였다. 하지만 이런 비난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고도 선술집에 몰래 드나들던 젊은 귀족들이 있었으니, 금지된 것에 대한 묘한 매력이라고 하겠다. 서민들이 저녁 무렵 술집에 몰렸던 것은 그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집이 좁아 손님과 함께 앉아 있을 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화덕이 없는 집이 많아 음식이라도 사먹으려면 간단하게 요기도 할 수 있는 가게로 나와야 했다.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문을 들어볼까. [유명한 정치가이자 웅변가인 카토는, 어느 점잖은 남자가 사창가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는 그를 칭찬했다지. 역시 사람은 죄책감 없이 자신의 성性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야. 그런데 그가 똑같은 매음굴에서 나오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자 카토는 이렇게 말했다네. “젊은이, 난 자네가 가끔씩 이런 곳에 오는 것을 칭찬한 것이지, 이곳에 사는 것을 칭찬한 것이 아니라네.”_포르피리오스의 호라티우스에 대한 주해, 『풍자집』] 한편, 술집의 밀실에서는 서툴게 위장한 ‘게임 지옥’이 펼쳐진다. 포도주와 활기찬 음악, 그리고 주사위놀이가 합쳐진 이런 공간이 가히 폭발적인 매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고대 로마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 밤의 훌리건, ‘죽음이 다가와 귀를 잡아당기기 전에’ 삶을 즐기라 플라우투스의 희곡 『암피트루오』에 등장하는 한 젊은이는 아버지에게 자랑스럽게 말한다. 밤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도 않고 누구의 물건도 빼앗은 적이 없다고. 당시에는 이런 행동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닌, 놀라울 정도로 ‘유순한’ 행동이었기에 젊은이는 아버지에게 칭찬을 기대한다. 역사학자 에밀 아이빈은 밤에 돌아다니는 불량스러운 젊은이들을 ‘훌리건’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풍자시인 유베날리스도 당시의 이런 상황을 “자네가 유언장도 만들어 놓지 않고 밤마다 식사를 하러 밖에 나간다면, 그것은 자네가 세상물정을 전혀 모른다고 볼 수밖에 없겠지”라고 말했다. 화끈한 밤문화에 무분별하게 빠져들었던 젊은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행동은 단지 즐거움과 쾌감을 위해서였다. 문제는 이런 밤의 훌리건에 비단 철부지들만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장 유명한 밤거리의 사악한 젊은이는 바로 로마제국의 19번째 황제인 네로였다. 타키투스는 이 상황을 “밤이 되면 마치 적군에게 점령당한 국가로 변한다”라고 표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네로 황제의 극악스런 행동은 차츰 잦아들었지만, 뒤를 잇는 황제들이 네로의 전철을 밟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밤중의 금기행위는 결코 끊을 수 없는 매력이었기 때문이다. [키케로와 호라티우스의 말들을 인용하고, 익명의 낙서와 그림까지 곁들인 이 책은 기존의 딱딱한 역사서에서 벗어나 고대 로마를 이해하는 또다른 관점을 제공해준다. _ 쥐트도이체 차이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