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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를을 기억하나요?
2. 그림엽서 보내줄게 3. 푸른 그림자의 마지막 여행 4. 그해 여름의 기차역 오후 5. 내 마음의 버드나무 뿌리 6. 테르미니의 수호천사 7. 변신 괴물 8.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9. 바르셀로나는 어디로 가나요? 10. 온몸이 박하사탕으로 변한 느낌 11. 한밤의 여인 12. 샤콘느 13. 파리의 놀부네 집 14. 에펠 탑의 만세 삼창 15. 정통성 16. 쥐구멍에는 언제 들어가는 거야? 17. 비 오는 날의 콤포지션 18.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 19.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20. 추적자들 21. 황세손의 녹색 출구 22. 아를에는 고흐가 없다 23. 별이 빛나는 밤 24. 랑글루아 다리의 초상 25. 매직볼 안에 에펠 탑 26. 우리들의 약속 27. 루카와 안티카의 이메일 28. 빈센트, 빈센트 29. 누군가 그리울 때는 밤하늘을 쳐다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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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인터라켄을 지나 그린델발트에 도착하니 어느새 오후였다. 역에서 나오자 조금씩 흩뿌리던 빗줄기가 서서히 멈췄다. 구름을 뚫고 내비치는 햇살이 눈이 시리도록 투명했다. 빈은 여행 안내소에 들러 정보지 몇 장을 집어들었다. 지금 당장 호텔을 정하기보다 미리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했다.
그린델발트는 한눈에 안겨오는 작고 한가로운 마을이었다. 상가를 지나 야트막한 경사를 올라가자 짙푸른 알프스가 거대한 장막처럼 펼쳐졌다. 시간이 멈춰버린 원시의 자연림 앞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었다. 검푸른 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찬 산줄기에 솜처럼 몽실몽실 피어오른 구름이 산허리를 휘감고 있었다. --- p.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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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귀찮은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런 사이가 아니었던가. 경직된 몸짓과 고독한 표정, 가끔씩 떠오르는 우울한 미소로 중무장하고 있는 남자. 그런 남자가 좋아질 리 없다. 그런데 왜일까. 왜 자꾸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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