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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선진사회' 한국을 위하여
1. 한국사회와 문화변동 한국사회의 재구조화와 문화변동 -생태적 문화사회를 향하여- 누구를 위하여 '문화의 종은 울리나 ‘노풍’의 사회적 형성과 새로운 정치운동의 가능성 황우석 사태의 형성과 전개 -사기와 맹신의 이중주- 2. 월드컵의 문화적 영향 ‘붉은악마 현상’의 사회적 형성과 의미 월드컵, 붉은악마, 그리고 이야기들 ‘붉은악마 현상’과 사회 바꾸기 -우리 곁의 '다른 사회'를 찾아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한국사회 월드컵 응원의 상업화 3. 고도성장과 문화적 다양화 근대화와 어린이 세대갈등과 문화정치 교육과 불평등 -학벌사회의 맷돌- ‘환상물’의 유행과 ‘상상력 산업’ 내 밥상 위의 민족주의? 4. 민주화와 문화적 다양화 IMF와 광고 속의 민족주의 ‘50년 전쟁체제’의 사회적 결과 -비정상성의 정상화- 한?미동맹의 문화적 결과 -영혼의 미국화-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문화정치 보수주의의 이중적 변화와 일상적 보수주의의 등장 |
洪性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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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원리로 자본주의의 문제를 통제한다
이 책은 ‘현대사회란 어떤 사회인지’를 묻는 질문으로 책을 시작하고 있다. 이 책이 해결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문이다. 홍성태 교수는 현대사회를 ‘민주사회’와 ‘공업사회’로 정의한다. 민주사회가 이룩되면서 모든 사람이 정치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되었지만, 공업사회는 물질적 풍요와 함께 유례없는 생태위기를 가져 왔다. 또한 현대사회는 사실상 자본주의의 원리를 따르는 ‘자본사회’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대립한다. 홍성태 교수는 이런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 민주주의의 원리로 자본주의의 문제를 통제하는 사회가 궁극적으로 좋은 사회라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태위기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대안이다. 한국사회는 지난 수십 년 간 ‘선진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과도기에 있었다. 그만큼 기회도 많았지만 여러 차례 좌절을 겪기도 했다. 해방과 함께 찾아온 기회는 전쟁과 곧이어 등장한 군사독재로 실패하고 말았다. 한국사회가 선진사회, 근대사회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결정적 기회는 1987년 6월항쟁이었다. 한국사회는 6월항쟁을 기점으로 정치적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시작했으며, 1960년대 이후의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1990년대에는 ‘문화사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1990년대부터 시작한 문화사회가 오늘날까지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팬덤현상’을 통해 현대 한국사회를 보다 문화자체의 속성이 다양성이기 때문에 문화를 한마디로 규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현대 한국사회의 문화적 형성》에서 저자가 한국사회를 진단한 핵심적인 문화현상은 무엇일까. 우선 저자는 《현대 한국사회의 문화적 형성》에서 최근 한국사회의 문화를 바라보는 창으로 ‘팬덤현상’을 들고 있다. 팬덤현상이란 스타가 지배하던 시대에서 팬들이 오히려 스타를 지배하는 새로운 문화적 현상을 말한다. 한국사회에 팬덤현상을 몰고온 주인공은 1992년에 등장한 ‘서태지’다. 서태지의 등장으로 단지 수동적으로 스타를 따라다니던 팬들은 능동적인 모습으로 문화를 즐기게 되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적극 대응해 스타를 보호하기도 하고, 스타의 음악과 춤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한다. 그리고 이런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응원과 놀이문화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붉은악마’도 팬덤현상의 일종이다.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려 노는 문화에 인색했던 한국인들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말 그대로 놀기 위해 광장에 모였다. 인터넷의 발달은 팬덤현상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붉은악마도 PC통신을 통해 처음으로 조직되었다. 정치분야의 대표적인 팬덤으로는 2000년에 조직된 ‘노사모’를 들 수 있다. 노사모 역시 인터넷을 기반으로 조직되었다. 이전까지 단지 후원회 수준에서 머물던 정치인 지지세력이 노사모를 기점으로 지지하는 정치인을 보호하고,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노사모를 시작으로 이제 정치인도 팬클럽 한두 개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2005년 말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황우석 사태는 팬덤현상의 폐해를 보여주었다. 황우석 교수의 지지자들은 자신들과 의견을 달리하는 세력에 대해 테러를 감행하고 자살을 시도했다. 팬덤현상이 왜곡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통한 문화적 다양화 저자가 지금까지 한국사회의 문화현상에 대해 발언한 범위는 넓고 다양하다. 노풍, 황우석 사태, 월드컵과 붉은악마 현상, 세대갈등, 학벌사회, 민족주의, IMF, 한국전쟁과 한?미동맹, 일본 대중문화, 보수주의 등등. 사회학자가 어려운 사회학 이론이 아닌 현실속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건과 문화현상을 분석하는 일은 중요하다. 이 글들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대갈등론은 함정이다 저자는 《현대 한국사회의 문화적 형성》에서 우리 사회가 문화적으로 다양화를 이룩한 기반으로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들고 있다. 그중 경제적 성장으로 인해 발생한 대표적인 현상은 세대갈등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가 도래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에만 매달렸던 구세대와 물질적 혜택을 받고 자란 신세대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는 일은 당연하다. 한국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시각으로 세대 간의 갈등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분위기의 최대 정점이 바로 지난 대통령 선거였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으로 뽑힌 지난 선거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대결로 보였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이런 분석이 틀린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홍성태 교수는 지난 대통령 선거 결과를 세대갈등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저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세대갈등론 자체보다는 그 배후에 있는 정치적 의도다. 세대갈등론의 핵심은 세대 간의 문화적, 정치적 차이를 밝히려는 데에 있지 않고 ‘수구적 지배세력’이 자신들의 약화된 정치권력을 재강화하기 위해 만든 담론이라는 것이다. 문화와 경제의 발전으로 세대 간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런 차이를 수구세력들은 갈등과 대립, 대결로까지 발전시켜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저자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보수주의가 아니다 정치적으로 한국사회는 오랫동안 보수주의의 보루와 같은 곳이었다. 정치인으로 행세하기 위해서는 보수주의자임을 자랑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말하는 보수주의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가 아니다. 한국의 보수주의 세력은 자유민주주의를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허상이다. 서구의 보수주의가 민주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한국의 보수주의는 민주주의를 실천할 의지가 없는 세력이다. 한국의 보수주의 세력은 사실상 자유민주주의를 반대하고, 좀 더 정확히는 독재파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한국의 보수주의는 사실상 보수주의가 아닌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 수사적 담론이었을 뿐이다. 1990년대를 지나며 우리사회가 정치적으로 민주화가 정착되면서 한국사회 보수주의 세력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었다. 1990년대 문화사회가 도래한 이후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일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런 분위기에서 일상적 보수주의도 출현하게 되었다. 일상적 보수주의의 목표는 한마디로 풍요사회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진정한 ‘선진사회’ 한국을 위하여 《현대 한국사회의 문화적 형성》에서 저자의 핵심적인 주장은 한국사회를 ‘선진사회’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이룬 성과와 앞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들을 문화적 관점에서 정리했다. 문화는 정치나 경제와 달리 계획에 의해 변화시킬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 경제의 변화에 민감하기도 하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한 문화는 사회 구성원의 의식이다. 문화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문화를 통해 한 사회의 변화를 바라보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가 또한 여기에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저자는 한국사회가 선진사회가 된 모습을 제시한다. 이 책의 독자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노동뿐만 아니라 놀이의 가치도 존중되는 사회, 투기꾼을 척결해서 땅의 공적 가치를 지키는 사회, 극우파가 더 이상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회, 미국이 제멋대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는 사회, 소수자와 약자의 이익이 사회적으로 존중되는 사회, 잘 보존된 자연이 무엇보다 소중한 자원으로 여겨지는 사회, 부패와 비리로 이루어진 특권층이 옥에 갇혀 참회의 나날을 보내는 사회, 엉터리 정치꾼들이 모조리 실업자가 되어 미국으로 이민을 가 버린 사회, 청소년들이 학력 경쟁에 내몰려 아까운 청춘을 소모하지 않는 사회, 남과 북이 통일되어 이산가족의 피맺힌 한이 마침내 끝나는 사회……(본문 16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