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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우리 다, 온 세상에 웃음 선물을 안길 그날을 위해서(김열규)
들어가며-옛날 우스개를 해설하다 1장. 옛날 우스개를 즐긴 사람들 누가 옛날 우스개를 즐겼던 것일까?/『고금소총(古今笑叢)』은 어떤 책일까?/왜 우스개를 읽었을까?/옛날 우스개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2장. 옛날 우스개의 주인공, 웃기는 녀석들 농담의 천자(天子)와 익살의 제왕/트릭스터 상좌(上佐)와 듀프인 스승/광대와 기생/웃기는 녀석들이 드러내는 엄숙함의 배후 3장. 농담 따먹기, 그 찰나에 일어나는 일들 우스개의 핵심, 펀치라인punch line/펀치라인이 되는 한시(漢詩)/알쏭달쏭 펀치라인을 만들어내는 말 바꾸기shift/표현과 자극 사이의 불균형, 음담(淫談)에서의 말 바꾸기 4장. 옛날 우스개를 즐기려면 소통의 실패와 썰렁한 유머/그냥 웃기는 이야기/아는 만큼 웃기는 이야/알아야만 웃기는 이야기 5장. 옛날 우스개의 웃음, 그 정체는? 조선 사회 이방인에 대한 조롱/예기치 않은 순간 빛나는 재치/그들만의 웃음 6장. 조선 초기 양반 향락의 동반자, 술과 우스개 경회루 밑, 고관들의 수다/그것이 없다면 서천이라도 마다하겠소, 주당들의 형상/술과 안주를 얻는 비법/금주령에도 아란배(鵝卵杯)는 돌아가고, 술마시는 풍습 7장. 색다른 성체험에 관한 관음증적 시선 음담패설집의 유행/계집종을 친압하는 비법을 묻다, 색골들의 형상/당하면서도 즐겁다? 강간 우스개/특수한 성체험의 완결판, 간통 우스개/백면서생(白面書生)이 성에 대해 알고 싶었던 모든 것 8장. 기생에 관한, 기생에 의한, 기생을 위한 우스개 너희들은 상점의 요강이라, 열악한 처지의 기생들/찬란하게 핀 모란 같은 그녀의 변, 기생에게 매혹된 양반들/한 배의 생강을 먹어치우다, 기생들의 재산 축적기술/헛되이 세월만 보내니 허생원이요, 기생들의 말, 말, 말/열흘 붉은 꽃은 없는 법, 노기(老妓)가 사는 법 9장. 도덕적 메시지에 대한 집요한 애착, 우스개의 논평 못된 놈 우스개와 용감한 목사 우스개/태사공은 말한다, 돌변하는 저자의 태도/이야기 내용과 따로 노는 이상한 논평들/이야기와 논평에서 상충되는 인물 평가/힘센 논평, 현대 코미디 프로에서도 살아남다 10장. 모순덩어리 신여성과 근대의 웃음 우스개와 잡지의 자투리란/군밤 먹는 트레머리 신여성/이상형 자산가와 빚쟁이 퇴치법/우스개, 도덕의 굴레를 벗고 한없이 가벼워지다 나오며-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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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인간의 특권이다
웃음은 힘이 세다. 웃음은 병을 치유하고,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며, 조직을 주도하는 리더십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유머 있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인기 있고, 웃음을 주는 정치가가 선거에서 표를 모으며, 아무리 까다로운 채권자라도 일단 얼굴에 미소가 번지면 상환기간을 연장해 주기도 한다. 현대는 그야말로 웃음의 전성기다. 인터넷 유머, 텔레비전의 개그 프로그램, 신문과 잡지의 웃기는 이야기들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단골메뉴다. 왜 웃음은 이처럼 사방에 널린 것일까? 사람들은 왜 웃음을 좋아할까? 지구상에서 웃을 줄 아는 동물은 인간뿐이라고 했던가. 웃음은 인간을 규정하는 가장 특징적인 요소이고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며, 인간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희망의 습관이다. 이 책은 그런 웃음의 뿌리, 특히 한국인의 웃음과 유머의 근간을 찾는 책이다. 옛 사람들은 어땠을까? 그들도 우리처럼 코미디나 개그를 즐겼을까? 조선시대 우스개 읽기 물론이다. 세상물정 모르고 책만 읽던 선비들, 국가의 대사를 논하던 조정의 대신들도 그 진지하고 근엄한 체면 뒤에는 익살과 풍자를 즐기는 여유가 있었다. 경사자집을 읽다가 쏟다지는 졸음을 쫓고자 서안 밑으로 잠시 꺼내 읽으며 웃음을 터뜨리던 『어면순(禦眠楯)』, 『어수신화(禦睡新話)』, 『성수패설(醒睡稗說)』과 같은 다소 세속적인 우스개집은 물론이고 성현이나 서거정, 강희맹과 같은 쟁쟁한 문객들이 펴낸 『용재총화(?齋叢話)』,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 『촌담해이(村譚解?)』와 같은 고상한 우스개집도 당대 문인들 사이에 널리 읽혔다. 이 책의 저자 류정월은 수년에 걸쳐 조선시대 우스개에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연구하고 한국인의 웃음과 유머의 본질을 조명하는 다소 특이한 작업에 천착했다. 고전문학 전공자로서 문집이나 경서를 마다하고, 남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로 들어선 용기가 주목할 만하다. 아직 젊은 나이의 여성학자로서 걸쭉한 음담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옛날우스개에 열정을 쏟은 데에는 나름대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저자는 조선시대에 사대부와 중인계층을 중심으로 한문으로 쓰고 즐겼던 ‘옛날 우스개’를 통해 한국 문화의 색다른 면모를 조명한다. 아울러, 일제 강점기에 유행했던 우스개에서 근대화에 대한 저항과 동경을 동시에 읽어낸다. 해학과 풍자가 양각된 이들 우스개에서 감지되는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는 요즘 서점에서 자주 눈에 띄는 조선시대 연구서들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가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옛날 우스개를 해설하기 위해서 웃음 뒤에 혹은 웃음 속에 감추어진 배경을 추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문화라고도 부르는 그 배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비로소 우스개는 우스개로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스개의 암호를 풀어보자 우스개의 문화적 배경이 중요한 이유는 우유나 두부처럼 우스개에도 유통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우스개도 지금 들으면 썰렁하기 그지없는데 하물며 조선시대 우스개야 오죽하랴. 이항복이 빌려준 집을 친구인 한수인(韓守仁)이 태워 먹자, “수인씨가 들어와 사니 불이 난 것은 당연하다”는 농담을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배를 잡고 웃었다. 우리가 듣기에 이것은 우스개가 아니다. 하지만, 문자속이 기특했던 당대 문객들은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수인씨의 설화를 모두 알고 있었기에 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흥남에게 안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천첩에게서 난 아들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자, ‘안인법’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일화 역시 당대에는 상당히 웃기는 우스개였지만, 우리에게는 일종의 암호처럼 느껴진다. 천출의 작명을 부탁하는 것은 법이 아니어서 ‘아닌 법’이라고 비아냥거린 것인데, 이것 역시 당시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전혀 웃기지 않는 얘기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처럼 암호와 같은 옛날 우스개를 해독하는 열쇠는 제공한다. 그 암호를 해독하는 순간, 독자는 시대를 뛰어넘어 조선시대의 문화와 풍류를 공감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