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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골 1
무의 비밀 (제2회 한국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작)
조선희
북하우스 200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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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무계巫界
2. 마로魔路

심사평
작가의 말
부록 - 도교 개략사
도교의 신들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장편소설 『고리골』로 제2회 한국판타지문학상 대상을,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로 2015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아돈의 열쇠』, 『거기, 여우 발자국』, 『404번지 파란 무덤』, 『루월재운 이야기』, 『소금 비늘』, 『매구를 죽이려고』, 『부굴의 눈』, 소설집 『모던 팥쥐전』, 『모던 아랑전』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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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564g | 153*224*30mm
ISBN13
9788987871912

책 속으로

진진부의 검이 빠른 속도로 원을 그리며 부종의 낫을 튕겨냈다. 낮은 허공에서 진진부의 검과 함께 반원을 그리다가 이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부종의 낫 끝이 재차 진진부의 목을 향해 내리찍히는 순간, 묵직한 나무지팡이가 부종의 등을 관통했다.

부종은 지팡이 끝에 꿰뚫린 채 옴짝달싹 못 하고 서 있었다. 그의 날카로운 낫은 다시 손으로 돌아갔다. 부종의 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스스슥거리는 그 소리는 마지 종이 조각 비비는 소리 같았다. 부종의 몸이 금새 푸른색을 띠기 시작했다. 부종은 목을 비틀며 중얼거렸다.

--- p.110

부종은 여전히 흑휘도의 무릎에 들러붙어 있는 곡의 팔을 잡아끌었다. 흑휘도는 부종에게 덧붙였다.

"그 녀석에게 여유를 주지 마라. 그리고 절대로 녀석과는 눈을 마주쳐선 안 돼."

"무슨 말이야?"

"나도 몰라! 하지만 명심해. 어떤 상황에 빠지더라도, 너의 무사는 나다."

"알았어!"

부종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흑휘도는 무서를 덮어 다시 품에 넣고는, 짐승의 뼈를 주어 법구로 쓰는 청동그릇에 담았다. 그리고 서랍을 열어 멧돼지의 털을 한움큼 집어들고 주술에 쓸 신선한 피를 구하러 밖으로 나갔다.

법술대회는 검은 달이 뜨는 그믐날 자시에 시작되었다.

한 달 중 가장 음기가 승한 그믐, 하루 중 음기가 가장 왕성한 자시에서 축시까지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날 그 시간이면, 산 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온갖 음귀들이 횡행하는 때였다.

---pp.87~88

추천평

『고리골』은 도교 판타지라 할 수 있을 터인데,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저 막연하게만 인식되어온 도교의 다양한 신성들을, 도교사적 맥락에 입각해 정확하고 또한 풍부하게 형상화해내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돋보였다. 도교의 신성들의 계보와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대립과 갈등의 드라마는 서구 신화의 다양한 신성과 영웅들이 펼쳐보여주었던 드라마를 연상케 해주었다. 이와 같이 『고리골』은 현재 한국의 판타지 장르가 자주 기대곤 하는 서구식 로맨스와 동양식 무협지의 복합이라는 정형적인 발상의 틀로부터 있을 뿐 아니라, 판타지 문학이 새로운 서사적 발상을 길어올릴 수 있는, 도교의 신화라는 풍요로운 원천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영채(심사위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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