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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체를 통한 인물묘사
2. 인물에 옷 입히기 3. 등장인물과 배우의 유형 4. 표현력 있는 몸 만들기 5. 동작의 유연성 6. 절제와 통제 7. 발성과 노래 부르기 8. 억양과 포즈 9. 표현력 있는 말을 위한 강세 두기 10. 성격 구축의 퍼스펙티브 11. 움직임의 템포와 리듬 12. 화술에서의 템포 - 리듬 13. 무대에서의 매력 14. 연극의 윤리에 대하여 15. 전 과정의 도표화 16. 연기에 대한 몇 가지 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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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배역, 주어진 삶
--- 이지영 (jylee721@yes24.com)
며칠 전,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신인 탤런트들이 대거 출연하는 모 시트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다. 그날 우리는 비슷한 설정과 비슷한 캐릭터, 예를 들면, 공주병 캐릭터가 한 명 있으면 털털한 타입의 캐릭터도 한 명 있는 식의 진부한 설정에 대해서도 한 마디씩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네들의 어색한 연기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었다.
여기, 한 신인 탤런트가 선머슴아 같은 여자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그녀는 과장된 저음의 목소리와 보폭이 큰 걸음으로 '나는 털털한 성격의 여자 아이를 연기하고 있습니다'라고 무언의 주장을 펼친다. 물론 그녀가 취한 연기방식은 '그런 타입'의 인물을 묘사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상투적 표현으로는 인물의 본질을 보여줄 수 없고, 그 인물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도 없다. 게다가 그녀는 이미 상당한 패션감각으로 온 몸을 치장한 상태. 긴 머리, 세련된 옷차림, 곱게 화장한 얼굴 그대로 잠드는 모습까지…. 이런 모습이 진정 아르바이트 하랴, 공부하랴 바빠서 외모에 신경 쓸 여력도 없는 대학생의 모습이란 말인가. 스타니스랍스키는 이러한 유형의 연기를 두고 그의 저서,『성격구축』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배우, 특히 여배우들 중에는 자기가 맡은 역을 소화해서 그 역에 빠져들 생각은 안하고 거꾸로 자신의 개인적 매력에 모든 역할을 갖다 맞추는 사람들이 있네. 철저하게 개인적인 매력에 의지해서 뭔가 보여주려고 하지. 하지만 그게 없어지면 머리카락을 잘린 삼손처럼 무력해질 수밖에 없네. 배역에 맞는 정서를 자신 속에서 찾고 선택한다는 것은 그 역을 자신에게 맞춰서 본인이 쉽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지." 예술로서의 연기가 무엇인지, 평생을 바쳐 연구한 스타니스랍스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배우수업', '성격구축', '역할창조', '액터스북'에 이르는 그의 저서는 연극계에서는 이제 영원한 고전으로 통한다. 이 시리즈의 목적은 위대한 배우들이 터득한 연기 원칙들을 정리하여,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참다운 배우의 길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우선 연극인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책은 소설로 읽힐 수도 있고, 훌륭한 자기관리서로 읽힐 수도 있으며, 명언집으로 읽힐 수도 있다. 각양각색의 개성과 문제를 가진 연극학교 학생들이 토르쵸프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자신들의 지적, 정서적, 신체적 능력을 개발하고 진정한 연기자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서술하였는데, 이를 통해 독자는 연기문법을 깨달을 수도 있고, 진지한 삶의 성찰을 구할 수도 있으며, 인간관계의 원칙을 발견할 수도 있다. 선생님, 학생, 심지어는 하숙집 아주머니, 길 가는 사람까지 등장하는 이 책의 소설형식이 처음에는 조금 의아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연기이론을 가장 연극적인 방법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이 책만큼 연기 이론서 다운 책도 없지 않을까. 저자는 토르쵸프라는 인물의 입을 빌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그 이상은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자' 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열심히 노력한 자만이 취할 수 있는 겸손의 표현일 것이며, 그래서 이 책은 연극인 뿐만 아니라 열심히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적일 수 있다. 주어진 배역에, 주어진 삶에, 나 자신, 얼마나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게 하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들로 가득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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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제스처를 잡다하게 늘어놓는 배우의 연기는 지저분한 종이와 같네. 배우는 인물의 외형적 창조 즉, 신체적 해석을 하기 전에 또 역의 내적 삶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기 전에 자신에게 남아 있는 쓸데없는 제스처를 모두 없애야 하네. 그래야만 역의 신체적 구현을 위한 윤곽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다고. 배우 자신은 절제되지 않은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느낄지 모르지만 그런 움직임은 배역을 구축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결국 불분명하고 단조롭고 통제되지 않는 연기를 하게 할 뿐이네"
"모든 배우는 자신이 제스처를 통제해야지 제스처가 자신을 통제하게 해서는 안되네. 절절한 비애를 느끼는 사람은 눈물이 앞을 가리고, 목소리가 갈라지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지지. 그런 사람을 보면 우리는 애처로운 모습 자체에 빠지게 되네. 애처로움의 근본 원인은 무시하고 말이네. 결국 그 사람은 자신의 비애를 조리있게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하지만 세월이 약이란 말이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흥분은 가라앉고 이미 지나간 일로 치부하면서 스스로 안정을 되찾는 거지. 그때야 비로소 그는 그 일에 대해 조리 있게 천천히 알아 듣기 쉽게 얘기할 수 있네. 그렇게 되면 정작 그 일을 겪은 당사자인 그는 상대적으로 차분해지고 듣는 사람들이 울게 되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네. 배우는 맡은 역할의 고통을 충분히 경험하고 집에 가서 혹은 연습기간 동안 마음껏 울어버린 다음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역에 어울리지 않거나 장애가 되는 모든 감상을 제거해야 하네. 그래야만 무대에 올라가서 관객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분명하고 함축성 있고 절절하고 알아듣기 쉽고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는거지. 스스로 감동 받는 연기가 아니라 관객을 감동시키기 위한 연기를 하려면 이런 식으로 말해야 하네. 배우는 항상 모든 힘을 비축해야 하네. 힘이 비축된 상태에서 자신이 맡은 역의 내적 삶을 재현하다가 그 힘을 집중적으로 쓸 필요가 있을 때 비로소 사용해야 하거든." --- pp.86~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