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김순이의 다른 상품
|
이대장은 반듯하게 누워 있는 할머니에게 무릎걸음으로 다가갔어. 그러고는 숨을 쉬고 있는지, 자기 뺨을 할머니 코에 가까이 댔어.
'어떡해, 숨을 안 쉬는 것 같아. 할머니.....' 이대장은 와락 울음이 터지려고 했어. 그런데 그 순가, 이대장은 한숨을 폭, 내쉬었어. 할머니 배가 위로 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봤거든. '아휴, 놀랐네.' 이대장은 반쯤 빠지다 만 눈물을 닦으며 할머니 옆에 가만히 누웠어. --- 본문 중에서 |
|
'야, 소담이네 엄마다!'
소담이네 엄마를 본 이대장은 히, 웃으며 그 쪽으로 갔어. 흰색 모자를 쓰고 청바지를 입은 소담이네 엄마는 다른 때보다 더 예뻐 보였어. '소담이는 좋겠다. 저렇게 예쁜 엄마랑 살아서......' 그 생각과 동시에 이대장은 걸음을 우뚝 멈추었어. 소담이네 엄마가 활짝 웃으며, 엄마처럼 활짝 웃고 있는 소담이 뺨을 두 손으로 쓰다듬어 주고 있었거든. 이대장은 마음이 이상해졌어. '마음이 이상해, 따끔따끔. 울고 싶은 것 같아......' 이대장은 시무룩이 그 자리에 서서 소담이와 소담이 엄마를 바라보았어. 그러다가는 휙 돌아서서 운동장을 냅다 뛰기 시작했어. '여기도 엄마, 저기도 엄마! 여기도 엄마, 저기도 엄마! 다들 엄마가 왔어. 어 쟤는 할머니가 왔네. 그래도 엄마는 있을 거야. 여기도 엄마, 저기도 엄마......' 이대장은 괜스레 눈물이 나려 했어. 그래서 으씨, 으씨, 으씨, 그러면서 운동장을 돌았어. 그러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거든. 근데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는데도 가슴만 뻐근히 아플 뿐, 슬픈 마음이 풀리진 않았어. 그래서 이번에는 천천히 걸으며 칫칫칫, 침을 뱉었어. 하지만 아무리 침을 칫칫칫, 칫칫칫, 뱉고 다녀도 마음은 여전히 슬펐어. '으씨,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 으씨!' 이대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어. 밥 먹는 데 먼지를 일으킨다며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지만, 이대장은 상관하지 않았어. '아무렴 어때! 자기들도 내가 얼마나 속상한지 아무도 모르면서! 치!' 오늘, 즐거운 운동회가 이대장한테는 정말로 하나도 즐거운 날이 아니었어. ---pp.53-55 |
|
'머리는 길고, 파마한 머리는 싫어. 뚱뚱한 아줌마도 싫어.'
새엄마 모습을 상상하다 이대장은 으히히히히, 또 웃음을 터뜨렸어. 운동회날 보았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떠오른 거야. '뚱뚱한 아줌마도 재미있을 것 같아. 우리 대장이 이리 온, 그러면서 안아주려는데 배가 걸려서...... 으히히히히!' 이대장은 아빠 잠을 깨울까 봐 한참 동안 이불 속에 들어가 버둥거리다 나왔어. '아, 숨막혀.' 이대장은 가만히 천장을 쳐다보았어. '빨리 새엄마가 생겼으면 좋겠다.' 엄마가 곧 생길 거라는 생각에 이대장은 마음이 편안해졌어. 그리고 아주아주 행복했지. '정민수네 새엄마보다 더 예쁘고, 더 착하고...... 뭐든지 더 좋은 엄마였으면 좋겠다.' 생각만으로도 너무 좋은 이대장은 또 다리를 달달달 떨었어. '나한테도 엄마가 생긴다. 엄마가 생긴다. 엄마가 생긴다. 엄마가 금방 생긴다...... 으히히히히, 으히히히히.' 그 날 밤, 이대장은 자꾸자꾸 행복해졌어. 그리고 앞으로도 많이많이 행복할 거야. 이대장한테도 언젠가는 엄마가 생길 테니까. ---p.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