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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그저, 살아 있다는 한마디
죽어도 좋아요 008 심장이 터진다는 것 010 아버지와 딸 018 인연 024 비행 031 어떤 하루 036 흉부외과 041 2004년 6월 27일 045 2004년 11월 4일 046 2005년 3월 1일 048 2005년 3월 5일 050 2005년 6월 25일 053 2005년 6월 26일 054 2005년 6월 28일 055 2005년 6월 29일 057 2005년 7월 1일 059 2005년 7월 2일 060 2부 누가 포기할 수 있을까? 임계점 064 물고기 068 26개월 074 익숙함에 관하여 078 정상 086 희망 091 문신 095 중환자실 099 2005년 3월 7일 102 2005년 3월 10일 106 2005년 3월 11일 108 2005년 3월 14일 110 2005년 3월 24일 112 2005년 4월 2일 114 2005년 4월 3일 120 2005년 4월 6일 122 2005년 4월 9일 123 2005년 4월 10일 124 2005년 4월 25일 126 3부 그래도 밤은 지나간다 햄버거 128 타인의 피 132 세 남자 135 2005년 7월 5일 138 2005년 아직도 7월 5일 같은 7월 6일 140 2005년 10월 1일 142 2005년 10월 16일 144 2006년 2월 23일 145 2006년 3월 13일 146 초록 148 앞니 150 오버 더 레인보우 152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하는 이유 156 2007년 3월 2일 158 2007년 6월 1일 159 2007년 9월 27일 161 2007년 11월 21일 162 2008년 1월 8일 164 2008년 1월 11일 166 장래희망 168 나이가 들어도 175 에크모 176 2008년 1월 20일 184 2008년 1월 29일 187 2008년 1월 30일 188 2008년 2월 13일 190 2008년 2월 20일 191 2008년 2월 28일 192 4부 모래성을 쌓는 일에 관하여 반지를 뺀다 196 서늘한 밤 198 거북이 200 가족 204 그날의 저녁식사 212 한 번의 결혼식, 한 번의 장례식 214 2008년 3월 17일 221 2008년 3월 19일 224 2008년 3월 26일 225 2008년 3월 29일 226 2008년 4월 11일 227 2008년 4월 15일 228 5부 심장이 다시 뛴다는 말 친구들 230 도망 233 우리 팀 237 멸종위기종 240 혐오 244 2008년 4월 27일 251 2008년 5월 4일 252 2008년 5월 11일 254 2008년 11월 25일 257 2008년 11월 28일 258 질문 260 작가의 말 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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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점을 넘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다른 길은 없다. 더 냉정해야 했을까? 한 번도 자신의 아이를 안아보지 못한 채 쓰러진 젊은 엄마와 조금만 더 살려달라고 우는, 아직은 아버지가 될 준비를 못 한 그녀의 남편을 보고, 태어난 지 사흘 된 아이를 보고, 누가 어떻게 냉정해질 수 있을까?” 「임계점--- p.66 “아가들에게 물고기 밥을 너무 많이 주면 안 된다고 주입시키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절하다’란 말을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가 불현듯, 적절한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내 병은 내가 잘 안다는 말. 의사가 돈 벌려고 온갖 검사를 다 시킨다는 말. 이 나이에 무슨 수술이냐는 말. 더 사실 수 있는데 왜 수술 안 하냐고 설득하는 말. 이것은 모두 적절함에 관한 말들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었다.” --- p.70 “지금도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수술을 끝내고 중환자실 당직을 한다. 중환자실의 불편한 소음도 무채색의 차디찬 빛깔도 익숙해졌지만, 순간순간 찾아드는 낯섦과 두려움은 어쩔 수 없다. 중환자실은 항상 같은 풍경이지만 모든 환자는 다 다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을 것이다. 환자가 안 좋으면 환자 옆이 우리의 자리가 된다.” --- p.101 “어제부터 좋지 않던 화자가 밤새 잘 이겨내더니 갑자기 숨을 1분에 60번 쉬며 힘들어했다. 기도삽관을 하고 인공호흡기에 연결하였다. 방에 들어와 나도 1분간 60번 숨을 쉬어봤다. 많이 힘들었다. 힘들어서 자꾸 부끄러웠다.” --- p.110 “흔한 이야기들. 의사는 환자를 볼 때 자신의 가치를 이입할 필요는 없어. 적군이어도 치료해야 해. 사형수여도 치료해야 해. 환자를 죽이고 살릴 권리가 의사에게는 없어. 이런 말들은 일단 환자를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난 후에나 해야겠다.” --- p.186 “어째서 누군가는 병에 걸리고 누군가는 치료를 하며 또 그들은 때로는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일까? 결국 두려움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포, 방어본능, 생존본능이 회피와 혐오를 낳는지도 모른다.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구에 감염병에 돌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일일 텐. 쓸쓸한 밤이 이렇게 또 지나간다.”--- p.250 “살아남는 것. 두렵고 무서운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같은 건 어차피 없다. 살아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든 더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것뿐. 전장의 군인들이 헤어질 때 두 손을 꼭 잡고 하는 말처럼, 살아서 다시 만나자, 다짐하는 것뿐. 죽음을 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저 살아남는 것 같다. 더 오래. 최대한.” --- p.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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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영화도 아닌, 병원의 진짜 풍경”
병원은 언제나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긴박하고 애달프고 냉혹한 드라마가 펼쳐지는 곳이다. 대동맥이 터진 채 한밤중에 응급실로 실려오는 환자, 숨소리를 크게 내는 것조차 허락지 않는 수술장의 긴장과 고요, 혼수상태로 인공호흡기를 낀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기도하는 보호자들, 긴 시간의 투병으로 쇄약해진 환자들이 신음하는 병동, 그 모든 고통과 절망의 틈새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의료진. 언젠가 스러질 육체를 가진 인간에게 병원은 그 자체로 삶의 빛과 어둠이 강렬하게 부각되는 장소일 수밖에 없다. 병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질병이나 의학 관련 뉴스가 언제나 사람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는 이유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환자나 보호자가 되어 병원을 찾지 않는 한, 병원의 진짜 풍경에 대해선 무관심하다. 병원은 모르고 살수록 좋은 곳이라 믿고, 이해당사자가 아닌 한 알 필요가 없는 곳으로 병원을 꼽는다. 현대인에게 병원은 삶을 시작하는 장소이자 삶을 마감하게 될 유일한 장소로 기능하고 존재한다. 누구나 언젠가 병원에 가게 될 것이고, 그곳에서 적나라한 인간의 풍경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 이 순간, 병원이 일이고 삶인 한 흉부외과 의사의 안내에 따라 병원의 내부를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아직 많은 것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금이, 더는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었을 때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일 테니까. 『심장이 뛴다는 말』은 종합병원 흉부외과 의사인 저자가 전공의 시절부터 기록해온 일기에서 출발했다. “중환자 담당 스케줄이 시작되기 직전에 몇 가지 결심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기록을 남기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난 뒤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리고 그때 내가 어떻게 했는지 객관화해서 돌아보고 생각할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고 싶어서였다.”(「중환자실」) 매일 수술장과 중환자실, 응급실을 뛰어다니는 사이에, 잠들면 안 되는 밤이나 잠들지 못하는 밤이면 저자는 기록을 남겼다. 그의 기록 속 병원은 극한의 상황, 극단적인 상황, 극적인 상황이 매일매일 무한 반복되는 곳이다. 엄청난 피와 땀, 비명과 눈물이 페이지 갈피마다 새겨져 있다. 돈 때문에 가난 때문에 삶을 포기하려는 환자가 있고, 무지와 고집으로 죽음에 이르고 마는 환자도 있다. 가망 없는 환자를 붙들고 놓지 못하는 가족이 나오고, 가망 없는 환자를 죽게 했다고 발길질을 날리는 보호자가 나온다. 그리고 능력에 대한 불안과 무거운 책임감 사이에서 번민하는 의사가 언제나 그들 속에 있다. 기적이나 감동은 드물게만 일어난다. 어떠한 꾸밈도 가감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진짜 병원 풍경만이 담겨 있다. “생명의 마지막 희망을 움켜쥔 사람들” 책에는 저자가 심장 전문의로 만난 여러 환자들의 사례가 소개된다.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모두가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 이야기다. 사고인 경우도 있고 지병이거나 노환인 경우도 있지만, 심장이 터지고, 대동맥이 찢어지고, 심장 혈관이 늘어날 대로 늘어난 환자들은 하나같이 죽음의 문턱에서 병원에 실려온다. 그러한 환자를 매일 낮, 매일 밤, 만나고 수술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의사는 환자가 살아나면 기뻐하고 돌아가시면 자책한다. 죽을 수도 있는 어려운 수술을 두 번이나 함께한 환자와의 인연(「인연」), 10번의 수술과 50일의 중환자실 입원, 1년의 재활치료를 이겨내고 결국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은 비행기 조종사(「비행」), 인공판막 수술을 받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모두를 조마조마하게 했던 할아버지(「희망」), 결핵으로 폐를 잃었지만 힘겨운 수술을 이겨내고 끝내 삶을 되찾은 젊은 엄마(「오버 더 레인보우」) 등의 이야기는 얼핏 흔하고 진부한 최루성 드라마를 닮았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오히려 이런 해피엔딩이 현실에선 결코 흔하지도 진부하지도 않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많은 경우, 환자들은 응급실을 거쳐 수술실로, 그다음 중환자실로, 그리고 마침내 병동으로 가게 되면 천만다행이다. 사실 병원에서 일어나는 많은 응급상황은 그 중간쯤 어디선가 멈춰버리는 이야기가 더 흔하다. 혹은 살아나더라도 더 많은 근심과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이런 상황을 10년 동안 매일 같이 맞닥뜨린 저자는 깨닫는다. “두렵고 무서운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같은 건 어차피 없다. 살아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든 더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것뿐.” (「질문」) 『심장이 뛴다는 말』이 의미심장한 지점은 바로 여기서부터다. 이 책에는 우리가 만일 인터넷 기사로 그런 사연을 보았다면 ‘어리석다’ ‘한심하다’ ‘무식하다’ ‘노답이다’ 등의 댓글을 달고 싶어지는 상황들이 넘쳐난다. 폐에서 종괴가 발견되었는데 안수치료를 받겠다고 병원을 탈출해 20일 만에 저세상으로 간 환자(「2005년 3월 7일」),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술을 마시고 싸우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칼로 찔러 결국 죽게 만든 사건(「세 남자」), ‘편히 가시길 바란다’며 50대인 어머니의 수술을 포기하려는 아들(「2008년 5월 4일」), 메르스 환자의 치료책을 찾기 위한 흉부외과 기자 간담회를 자신의 카페에서 하지 말라며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해버린 카페 사장(「혐오」), 의식불명 상태로 심장이 멎어가는 아버지의 임종을 딸이 지켜볼 수 있도록 시간을 끌어달라는 보호자들(「익숙함에 관하여」) 등등. 그 모두가 몹시 소란하고 한없이 적막한 삶의 풍경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자신이 환자 또는 보호자가 되기 전까지는 결코 질병에 대해, 죽음에 대해, 그리고 의사의 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는 정말 그 순간이 닥쳐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미처 알지 못한 채 허둥거릴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토록 생생하고 치열한 의사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다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26개월 동안 다섯 번 넘게 수술을 받으면서도 병원 복도를 뛰어다니고 친구들을 사귀고, 그렇게 살아 있었던 한 아이의 죽음(「26개월」)을 그저 실패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권리와 존엄, 가치와 신념, 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아파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귀 기울여볼 수 있을 것이다. 병원에 실려오는, 병상을 지키는, 환자를 수술하고 돌보는 모두를 향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세상에 죽어도 좋은 것은 없어요. 돌아가시지 않게 하려고 수술하는 것이고요.”(「죽어도 좋아요」) “의사, 그 또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우리 사회는 의사라는 ‘전문직’에 대해서 상반된 두 가지 태도, 즉 경외심과 두려움, 세속적 선망과 평가절하의 이중적 태도를 취한다. 자신의 몸과 목숨을 맡길 때 의사는 절대적 의지와 신뢰를 보내는 존재고, 어떠한 경우에도 의사가 나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른 한편, 더이상 손쓸 수 없는 지경의 환자와 가족에게 의사는 원망과 절망을 투사하는 대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의사는 휴머니즘으로 가득한 숭고한 직업이 된다. 하지만 의사라는 직업과 병원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수술이나 치료를 권하는 의사에게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말하고, ‘내 몸은 내가 잘 안다’는 말로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논하며, 병원과 의사에게 불신과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 기술이 진보하고 의학 지식이 보편화될수록 더욱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 결과, 저자처럼 생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는 노동의 강도에 비해 보상이 적은 극한 직업이 되었고, 해마다 신규 의사 수가 줄어드는 ‘멸종위기과’가 되어가고 있다(「멸종위기종」). 또 메르스가 창궐해 온 나라가 공포에 휩싸였을 때, 에크모 장비를 이용해 목숨 걸고 환자를 치료한 흉부외과 의료진은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에크모」). 어쩌면 이 모든 이야기들은 각자의 처한 상황에 따라서, 때에 따라서,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들리고 다르게 이해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고민과 질문들에 답하려 애쓰며, 자신의 자리는 언제나 아파하는 환자 곁이라고 믿는, 그러한 의사들이 아직 세상에는 많이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혹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잘못될까봐 밤새 환자 침상 밑에 쪼그려 앉아 약을 주는 의사, 돌아가실 뻔한 환자가 살아나 아프다며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의사, 아픈 환자들이 서운해할까봐 미용실에도 가지 못하는 의사, 언젠가 우리가 가야 할 병원에서 그런 의사를 만나길 희망한다. ★ 이 책을 추천해주신 분들 흉부외과 의사라고 하면 사경을 헤매는 사람을 순식간에 살려놓는 신의 손이다. 사생활도 없이 오직 환자만을 위해 살아가는 의사의 전형. 〈하얀거탑〉의 장준혁, 〈뉴하트〉의 최강국이 사람들의 눈을 버려놓았다. 그러나 이 책에선 초응급인 대동맥류 환자가 떠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기 결점을 발견하고, 수술 장갑 알레르기까지 있는, 신의 손이 아니라 인간적인 흉부외과 의사의 진솔한 이야기뿐이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솔직하게 매번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전문가의 고백을 보며, 우리는 운명 앞에 선 인간의 겸허함을 배울 수 있다. ?하지현(정신과의사) 가수 조용필은 노래방에서도 자기 노래만 부른다. 배우 송강호는 누구를 만나도 연기 얘기 만 한다. 흉부외과 의사 정의석은 말하자면 누굴 만나도 ‘사람의 가슴을 여는 일’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 같은 사람이다. 이때 ‘누군가의 가슴을 연다는 말’은 목숨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병을 만든 그 사람의 가슴속 말을 주의 깊게 듣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꿈꾸는 평온하고 고요한 죽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을 다루는 장인들이 증언하는 죽음은 가차 없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많은 죽음을 목격한 그가 죽음에 대처하는 한 가지 방법은 오직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할 때, 나는 어떤 위안을 느꼈다. 이때, ‘살아남는 것!’이란 그의 말이 ‘기어이 살려내는 것!’이란 말을 포함하고 있단 걸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죽음’이 기어이 ‘삶’이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백영옥(소설가)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몇 해 전 남극에서 보낸 한 철을 떠올렸다. 삶과 죽음의 순환이 한눈에 선명히 펼쳐지는 그곳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왜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 쓸모없는 가정이지만 내가 만약 의사가 되었더라면 나는 몇 해도 버티지 못하고 병원을 뛰 쳐나와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병원을 뛰쳐나오진 않았지만 부지런히 그 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같은 의사 작가인 올리버 색스처럼 유려한 문장은 아니지만 진솔 하고 덤덤하게 써내려간 그의 글들은 어느새 남극의 유빙처럼 가슴속을 떠돈다. ??이강훈(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내가 오늘을 왜 버텨내야 하는지 알았다. 그것만이 이 책에 담긴 많은 사연과 그림에 보답하는 길이다. 모처럼 고마운 책을 만났다. ??오기사(건축가,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