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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4쪽 1 -11쪽 2 -15쪽 3 -19쪽 4 -29쪽 5 -33쪽 … 23 -179쪽 24 -189쪽 25 -195쪽 26 -219쪽 27 -227쪽 기획 위원의 말_김경주 -248쪽 디자이너의 말_유지원 _[모노동화] 시리즈의 디자인 -250쪽 _제1권 《나무 위의 고래》의 디자인 -25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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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트가 없었다면 나무 위로 올라올 결심을 굳히기가 쉽진 않았을 거예요. 이 보트를 믿기로 했죠. 예감이 좋았거든요. 전 늘 사람들이 말하는 논리보단 저의 예감을 신뢰하며 살아왔거든요.
--- p.24 “바다가 보고 싶으면 날 한번 꼭 안아 봐도 돼.” “왜 그렇게 해야 하지?” “날 꼭 안고 있으면 내 따뜻한 아랫배에선 바다 냄새가 날 거야.” “넌 외롭구나.” “응. 조금.” “사람은 외로워지면 금방 몸이 차가워진대.” “내 아랫배는 바다에 내려앉을 때에도 항상 따뜻하지.” 그렇게 해서 나는 바다 냄새가 그리울 때면 날아온 부리갈매기의 아랫배를 꼭 안게 되었죠. --- p.31~32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누구나 쉽게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어른이 되면 어른들을 설득하기는 쉬워져도 아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더 어려워지죠. 어른들의 속임수에 그냥 넘어가 주기 위해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피곤한 일들을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거든요. --- p.56 그날 해일이 마을을 덮친 후 마을 사람들처럼 엄마 아빠 역시 말을 거의 잃으셨어요. 태풍 속에서 제 남동생을 그만 잃어버렸거든요. 엄청난 파도 속으로 쓸려 갔다고 했어요. 제 남동생 이름은 아미한이에요. 그리고 우리 집에서 더 이상 그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는 사람은 없죠. 모두들 밤에 잠들기 전에만 조용히 불러 보곤 해요. 그리운 아미한……. --- p.65 “받아들여야 해.” “뭘?” “이곳에서 네가 겪은 수많은 이별 중 하나일 뿐이야. 이별도 자연의 일부야.” “그걸 왜 내가 알아야 해?” “너희 엄마와 아빠는 자신을 속였으니까.” “진실을 받아들이기는 누구나 쉽지 않아.” “넌 그렇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 거야. 슬픔 때문에.” “슬픔도 살 만한 곳이 필요하잖아?” “하지만 사는 게 엉망진창이 되어 버리면 안 되니까…….” “그렇지만 캐럿, 난 이별이 늘 두려워.” “맞아. 그래서 넌 나무 위로 올라왔지. 하지만 너도 언젠간 이 나무와 이별을 해야 해.” --- p.152 눈물이 이렇게 짜면 안 되는 거잖아요. 엄마는 눈물은 맛이 없는 거라고, 먹어 봐야 소용없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밤마다 돌아누워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드셨을까요? 눈물이 이렇게 짜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흑흑. 커튼을 좀 칠게요. --- p.167 폭설이 내리고 난 후 겨울 숲은 아름다운 빛들이 가득해요. 성에가 내려앉은 돌과 이파리들의 빛, 계곡과 바위에 얼어붙은 물, 얼음이 눈부시게 빛나는 호수, 찬 나무뿌리를 씹어 먹는 아기 너구리들의 송곳니, 흰 오로라처럼 생긴 오소리, 다람쥐들의 맑은 눈동자, 대나무들 속에 꽉 찬 얼음, 누군가 버리고 간 도끼날의 차가운 빛……. 차갑지만 맑은 빛들이 곳곳에 넘쳐 나죠. 서로서로 빛을 비추며 돌들은 맑아지죠. 저는 어릴 적 겨울에 이 숲으로 걸어와 그 빛들을 보았어요. 너무도 깨끗한 빛이었죠. --- p.196 “고래를 보신 적이 있나요?” “딱 한 번 보았어. 난 봇짐장수니까 시장에서 많은 것을 보았지. 이슬람 상인들이 사막 위에서 거대한 고래 한 마리를 끌고 가는 걸 본 적이 있어. 살결이 푸르고 검은 커다란 고래였지." --- p.209~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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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의 슬프고 냉혹한 현실 ,
그 속에서 지켜 내는 순수와 통찰 길 잃은 ‘어른아이’에게 별자리가 되어 줄 한 권의 동화 나무 아래로 소녀를 찾아온 사람들은 말한다. “길을 잃었어.” “길을 좀 묻고 싶어.” 어쩌면 이들이 묻는 것이 다만 숲 속의 길은 아니리라. 인생의 항로(航路)를 벗어나거나 잊어버린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꺼내 드는 물음일지도. “전 단순한 게 좋아요. 비와 눈과 구름과 바람과 하늘처럼 단순한 진실들이요.” “그것들이 왜 진실하다고 생각하니?” “자연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니까요.” “맞아. 스스로를 속이다 보면 복잡해지지. 하지만 그게 인생이야.” “알고 있어요.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거란 걸. 그래서 전 어른이 되는 걸 포기했어요.” 소녀가 읽어 내는 이 세상의 표정. 거기에 놀랄 만큼 대단한 비밀이나 이치가 숨어 있지는 않다. 오히려 몹시도 당연하고 순수한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말에 무언가 들킨 듯 흠칫하게 되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우리는 길을 알지 못하는 게 아니라, 세상 속에 몸을 숨긴 채로 짐짓 모른 척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젊은 감각의 시인 · 소설가들이 창작하는 ‘자기 고백적 동화’, [모노동화] 시리즈 ‘문인의 텍스트’에 ‘그래픽디자인’이 함께하며 들려주는 아주 특별하고 아름다운 이중주 시 · 소설 등 문학 분야에서 떠오르는 신예 문인(文人), 또는 짙은 자취를 남기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젊은 감각의 문인들이 ‘자기 고백적 창작 동화’를 선보인다. [모노동화]라는 명칭에서처럼, 주인공의 독백을 기본 콘셉트로 하여 작가들의 숨결과 체온에 보다 가까이 닿고자 한다. 첫 책으로, [모노동화]의 기획 위원이기도 한 시인 · 극작가 김경주의 《나무 위의 고래》가 시리즈의 문을 연다. 문인의 텍스트와 더불어, [모노동화]에는 그래픽디자이너 유지원이 텍스트의 심상(心象)을 나름의 해석으로 시각화한 이미지가 나란히 자리한다. 오래전 우리 인간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엮으며 신비로운 이야기를 지었듯, 디자이너는 작가의 텍스트 속 순간들에 감응(感應)하며 흡사 별자리 형태를 띠는 그래픽을 엮었다. 한 편의 동화가 품은 꿈과 사유(思惟)의 초상화라 하겠다. 그렇게 해서 제1 권 《나무 위의 고래》에는 커다란 ‘고래’ 한 마리가 탄생했다. 이 고래는 다시 여럿으로 쪼개어져 본문 페이지 곳곳에 조각조각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매 권 새로운 화음을 들려줄, 텍스트와 그래픽의 아름다운 이중주.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대형 그래픽의 전체 모습은 앞표지 뒷면 날개 안쪽에서 약 10분의 1 크기로 확인할 수 있다. * “이 책의 분량은 총 256쪽이다. 텍스트는 전지 반절 크기 인쇄용지 앞면에 16쪽, 뒷면에 16쪽 총 32쪽이 인쇄되어 차곡차곡 접힌다. 256쪽을 인쇄하려면 반절 용지 8장이 필요하다. 이 8장을 모두 펼쳐서 세로 방향 4열 2행으로 놓으면 침대의 매트리스 킹사이즈 정도 크기가 된다. 나는 고래가 이 8장 전체를 엮은 공간의 앞면을 모두 차지하면서 유영하도록 했다. (……) 책장을 넘기면 알 수 없는 무늬들이 나타난다. 고래 육신의 파편이다. 텍스트는 고래를 몇 번 언급하지 않지만, 책은 육신 전체에 고래를 휘감아 품고서 무의식 속 기억이나 예감처럼 고래를 암시한다.” _‘디자이너의 말_유지원’ 중에서 “[모노동화]는 우리 내부에서 사라진 동화를 찾아가는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모노드라마다. 인간의 내면에서 발굴해 나가는 섬세하고 매혹적인 이 이야기들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이야기의 비밀을 찾아가는 항해가 되리라 믿는다. 여기에 [모노동화]의 책임 디자이너 유지원은 우리의 항해를 돕는 특별한 별자리를 곳곳에 띄워 줄 것이다.” _‘기획 위원의 말_김경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