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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혁명가

책소개

저자 소개 1

서울 출생으로 1955년 동국대 영문학과에서 공부했고 같은 해 문학예술에 단편『화사』『식민지』가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505403

책 속으로

새해 들어 한 달이 넘고 두 달째 들어서던 날이었다. 안중근에게 경수 계장이 오더니 우덕순을 만나 보겠느냐고 물었다. 안중근은 너무나 반가웠다. "고맙소, 그를 만나게 해주오." 안중근이 전옥실로 들어가니 사카이 경시도 앉아 있고, 우덕순도 두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앉아 있었다. 우덕순은 안중근을 보자 벌떡 일어나며 반가워했다. "우형, 잘 있었소? 이게 얼마 만이오." 안중근도 우덕순에게로 가까이 가며 쇠사슬에 묶인 손을 서로 반가이 잡았다. 지난해 채가구에서 같이 거사하려다가 유동하의 전보 내용도 그렇고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 같아 우덕순과 조도선을 남겨 놓고 혼자 하얼빈으로 떠난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우형, 추운데 얼마나 고생이 많소?" "안형도 고생이 많겠소. 참 장하오. 기어이 해냈으니." "다 하느님이 도우신 것이 아니겠소. 조도선이랑 유동하는 어찌 되었소?" "우리와 같이 있소. 감방이 달라 말은 못 한다오." "우형 건강하시오. 나는 목적을 달성했으니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소이다." 안중근은 웃었다. 우덕순도 따라 웃었다.

--- pp.280-281

"지바 상, 당신에게 많은 신세를 졌소. 그 동안 친절히 해주어서 고맙소. 언젠가 동양에 평화가 오는 날 내가 그 때 다시 태어나면 우리 만납시다." 지바는 채 마르지도 않은 글을 받으며 매우 감격하여 받는 손이 떨렸다. 그리고 허리가 휘도록 절을 했다. "고맙습니다. 평생 당신을 존경할 것깁니다." 지바는 허리를 펴며 시계를 봤다. 오전 여덟시 오십오분이었다. 하늘은 새벽부터 회색빛으로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아오키 부장과 다나카 간수, 지바 간수 등이 안중근을 감방에서 밖으로 인도해 냈다. 그 때 미즈노 변호사가 안중근에게 가까이 오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 천국에서 만납시다." "천국은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오. 천국은 일찍부터 그 준비를 예비해 둔 사람만이 가는 곳이오.

안중근이 형장 앞에 서자 구리하라는 시계를 보더니 침을 삼키며 사형 집행서를 낭독했다. "금년 2월24일 관동도독부 지방 법원에서 언도된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명령에 의해 금일 1910년 3월26일 열시에 사형을 집행하기로 한다. 최후에 무슨 할말이 없는가?" "부탁이 있다. 유동하를 선처해 주기 바란다. 그는 너무 연소하고 진실로 아무 죄도 없다. 또 하나, 나는 동양 평화를 위한 죄밖에 없다. 내가 죽은 다음이라도 조선과 일본 양국은 상호 일치 협력해서 진정 동양 평화를 위해 협력해 주기 바란다. 원컨대 교수대에서 동양 평화 만세 삼창을 부르겠다." "소리는 내지 말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라."

안중근의 유해는 처음에는 시체가 교수대에서 떨어진 통나무째로 매장될 뻔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제안에 따라 조선식 관으로 편안히 눕혀져 입관되었다. 관 위에는 정근의 부탁으로 십자가 고상이 그려진 흰 천이 덮여졌다. 유해는 고인의 명복을 받게 한다는 감옥 안에 있는 교회당에 놓여졌다. 그 때 구리하라는 우덕순과 조도선, 유동하, 그리고 밖에서 유해를 넘겨 주기를 기다린 정근 형제를 불러들여 마지막 작별을 하게 했다. 우덕순은 관을 붙들고 통곡했다. "안형! 그대가 먼저 가다니, 아이고, 아이고!" "이제 그만 나가시오." "약속대로 형의 유해를 넘겨주시오." "전옥으로서 약속은 했으나 갑자기 도쿄 정부에서 가족들에게 넘기지 말라는 토오를 받았소." 정근 형제는 아연했다. '이럴 수가! 또 이들에게 속았구나!'하는 생각에 정근은 그리하라에게 달려들었다. "왜 이리 당신들은 끝까지 거짓말투성이요. 안 되오. 형의 유해를 넘겨 주오." 간수들이 달려들어 정근 형제를 강제로 감옥 밖으로 끌어내었다. 두 형제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그들 위에 하늘도 슬픈 듯 비가 내렸다.

그 시각 안중근의 사형 집행이 있었던 한 시간 뒤에 대련의 서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대련 천주교당에서는 청나라 신부에 의해 안중근의 장례 미사가 거행되었다. 형의 시신을 못 받은 정근과 공근은 여순을 떠나지 못하고 형이 묻힌 곳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배회했다. 그때 어디선가 형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주님의 무덤이 있었더냐. 주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지 않느냐. 나도 언제나 너희들 곁, 조국의 곁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날이 올때까지 나를 찾지 말아라." 정근과 공근은 비로소 여순을 떠날 수가 있었다.

--- pp.350-352

"지바 상, 당신에게 많은 신세를 졌소. 그 동안 친절히 해주어서 고맙소. 언젠가 동양에 평화가 오는 날 내가 그 때 다시 태어나면 우리 만납시다." 지바는 채 마르지도 않은 글을 받으며 매우 감격하여 받는 손이 떨렸다. 그리고 허리가 휘도록 절을 했다. "고맙습니다. 평생 당신을 존경할 것깁니다." 지바는 허리를 펴며 시계를 봤다. 오전 여덟시 오십오분이었다. 하늘은 새벽부터 회색빛으로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아오키 부장과 다나카 간수, 지바 간수 등이 안중근을 감방에서 밖으로 인도해 냈다. 그 때 미즈노 변호사가 안중근에게 가까이 오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 천국에서 만납시다." "천국은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오. 천국은 일찍부터 그 준비를 예비해 둔 사람만이 가는 곳이오.

안중근이 형장 앞에 서자 구리하라는 시계를 보더니 침을 삼키며 사형 집행서를 낭독했다. "금년 2월24일 관동도독부 지방 법원에서 언도된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명령에 의해 금일 1910년 3월26일 열시에 사형을 집행하기로 한다. 최후에 무슨 할말이 없는가?" "부탁이 있다. 유동하를 선처해 주기 바란다. 그는 너무 연소하고 진실로 아무 죄도 없다. 또 하나, 나는 동양 평화를 위한 죄밖에 없다. 내가 죽은 다음이라도 조선과 일본 양국은 상호 일치 협력해서 진정 동양 평화를 위해 협력해 주기 바란다. 원컨대 교수대에서 동양 평화 만세 삼창을 부르겠다." "소리는 내지 말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라."

안중근의 유해는 처음에는 시체가 교수대에서 떨어진 통나무째로 매장될 뻔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제안에 따라 조선식 관으로 편안히 눕혀져 입관되었다. 관 위에는 정근의 부탁으로 십자가 고상이 그려진 흰 천이 덮여졌다. 유해는 고인의 명복을 받게 한다는 감옥 안에 있는 교회당에 놓여졌다. 그 때 구리하라는 우덕순과 조도선, 유동하, 그리고 밖에서 유해를 넘겨 주기를 기다린 정근 형제를 불러들여 마지막 작별을 하게 했다. 우덕순은 관을 붙들고 통곡했다. "안형! 그대가 먼저 가다니, 아이고, 아이고!" "이제 그만 나가시오." "약속대로 형의 유해를 넘겨주시오." "전옥으로서 약속은 했으나 갑자기 도쿄 정부에서 가족들에게 넘기지 말라는 토오를 받았소." 정근 형제는 아연했다. '이럴 수가! 또 이들에게 속았구나!'하는 생각에 정근은 그리하라에게 달려들었다. "왜 이리 당신들은 끝까지 거짓말투성이요. 안 되오. 형의 유해를 넘겨 주오." 간수들이 달려들어 정근 형제를 강제로 감옥 밖으로 끌어내었다. 두 형제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그들 위에 하늘도 슬픈 듯 비가 내렸다.

그 시각 안중근의 사형 집행이 있었던 한 시간 뒤에 대련의 서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대련 천주교당에서는 청나라 신부에 의해 안중근의 장례 미사가 거행되었다. 형의 시신을 못 받은 정근과 공근은 여순을 떠나지 못하고 형이 묻힌 곳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배회했다. 그때 어디선가 형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주님의 무덤이 있었더냐. 주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지 않느냐. 나도 언제나 너희들 곁, 조국의 곁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날이 올때까지 나를 찾지 말아라." 정근과 공근은 비로소 여순을 떠날 수가 있었다.

--- pp.350-352

출판사 리뷰

안중근이라고 하면 단순한 애국지사로만 각인되어 새로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 인물, 한마디로 위인전의 반열에 올라야만 마땅한 인물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 그러나 「문학과의식」에서 들여다보는 안중근은 조금 색다르다.
단순히 나라를 위한 애국심으로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구를 겨눈 ‘의사’ 안중근이 아니라, 어지럽게 돌아가는 시대를 바꾸고 역사의 물길을 자신의 의지로 돌려놓으려 했던 ‘혁명가’ 안중근인 것이다. <한국인 혁명가 안중근>의 매력은 안중근이 혁명가로서 재조명된다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저자 송원희의 힘차고도 극적인 구성에서 그 힘을 받는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바람소리가 독자의 귓가를 울린다.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비운의 소리가 생생한 청각적 효과를 드러냄으로써 먼저 독자에게 호기심을 부여하고 극적인 효과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그 효과는 한 페이지씩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점차 고조되어, 마침내 책의 중반에 이르면 한 세기를 거슬러 진행되는 이야기가 마치 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 이야기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눈시울을 벌겋게 만든다. 안중근이 다시 한 번 살아나 우리의 가슴에 뜨거운 불길을 당기는 순간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단순히 극적인 묘사에만 그친다면 그것이 여느 허구적인 소설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한국인 혁명가 안중근>은 객관적이고도 치밀한 자료가 그 뒤를 힘있게 받쳐 주고 있어서 새로운 혁명가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책 사이사이마다 자연스럽고도 풍부하게 녹아 있는 자료들도 묘미를 한껏 돋운다. 안중근의 시와 편지는 그의 문학성과 기개를 독자에게 세심하게 보여 주는 양념으로써의 구실도 한다. 이 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가슴에는 정열을 다시 지피고, 역사에 대한 인식을 바로세우며, 위인전이야 뻔하지 하는 인식에의 전환을 기대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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