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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들어가는 말
제2장 우스개는 조건적이다 제3장 우스개가 비대칭적일 때 제4장 우스개가 만들어지는 상황과 문제들 제5장 부조리의 수용 - 유태인의 우스개 제6장 우스개의 취향, 도덕성과 타당성 부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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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닫힌 우스개 가운데 수용자에 따라 다중적인 의미를 띠는 또 다른 예를 살펴보자. 이번 사례는 비교적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축에 속한다.어떤 연주가가 이스라엘에서 독주회를 열었다. 마지막 곡을 마쳤을 때 청중들은 우뢰와 같은 반응과 함께 "한번 더!"를 연발했다. 그러자 그는 앞으로 걸어나가 인사를 한 다음 이렇게 말했다.
"이렇듯 뜨거운 성원을 보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보답하는 뜻에서 기꺼이 마지막 곡을 다시 한번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의 연주를 마쳤음에도 객석의 반응은 수그러들 줄 몰랐고 "한번 더!"라는 고함 소리도 그치지 않았다. 연주가는 다시 앞으로 걸어나가 웃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지금것 많은 나라로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이처럼 감격스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한번 더 연주를 해드려야 마땅하지만 시간이 없군요. 오늘 밤 텔아비브로 떠나야 한다는 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여러분 안녕히..." 연주가가 돌아서려는 순간, 객석 뒤편에서 들려온 고함 소리가 뒤통수를 때렸다. "가긴 어딜 가! 제대로 연주할 때까지 계속하란 말야!" 이 우스개는 그 자체만으로도 더없이 훌륭하다 .독주회가 어떤 것인지만 알면 특별한 배경 지식 없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태인 우스개"라고는 하지만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화자나 수용자가 딱히 유태인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음악 애호가들 가운데 극도로 엄격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그중에서도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독일 출신 유태인들이 대단히 까탈스럽고 자의식이 강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이 이이기에서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이 우스개의 맛을 완벽하게 즐기려면 유태인들은 종교적인 의무로서 정해진 때에 구약성서의 일정한 부분을 읽어야 한다는 것과 그러다 보면 구절을 잘못 읽는 실수를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그 구절을 바로 잡는 데 그치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제대로 읽을 때까지는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 등의 사실을 알아야 한다. --- pp 5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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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재미있거나 신기한 일이 있을 때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할까? 지난 밤 텔레비젼에서 본 <심슨 가족>의 재미난 장면에 대해 수다를 떨고, 밤 하늘에 커다란 보름달이 뜨거나 그단스크의 강변에서 늘씬한 미녀가 스쳐 지나갈 때, 슬쩍 친구의 옆구리를 찌르게 되는 이유는 뭘까? 이런 것들을 알게 되는 그 순간부터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그 만큼 각별해서? 글쎄, 그럴 수도 있겠지만 본질을 놓고 보자면 이런 일은 이타주의만으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그러한 일들을 나누어 함께 느끼고자 하는 바람, 욕구 또는 열망이다. 그리고 나 또한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에 동의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러한 욕구를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이러한 설명에서 빠진 또 다른 요인은 '우스개를 접했을 때, 나를 웃게 만드는 내 안의 그 무엇이 실제로 나의 인간성을 구성하는 한 가지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하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에서 찾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우리는 나를 웃게 만드는 내안의 그 무엇을 찾음으로써 '인간으로서의 나'를 발견하고, 나아가 '또 다른 인간'인 상대로부터 그 메아리를 듣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여러분 또한 나처럼 위니 더 푸 우스개를 좋아했으면 한다. 여러분이 그것을 좋아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내가 여러분을 좋아하고,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을 주고 싶고, 그런 나에게 여러분이 고마워하길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내가 여러분에게 그것을 좋아하기를 '요구'한다고도 볼 수 있다. 즉 여러분이 그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통해, 위니 더 푸 우스개에 대한 나의 호감이 제대로 된 것이라는 점을 확인받고 싶은 것이다.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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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 주위에 '순수한 우스개'라 부를 만한 우스개는 없는 듯하다. '순수한 우스개'는 일종의 이상형으로,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모든 우스개는 언어로 되어 있으므로 수용자로 하여금 최소한 '언어에 대한 이해'라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설령 모든 우스개가 조건적이라고 해도 어떤 우스개가 얼마나 조건적인지, 그것이 전제하는 조건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어떤 우스개의 배경 조건이 지식이나 신념일 때, 나는 그러한 우스개를 닫힌 우스개라고 부른다. 이 글에 실린 우스개를 이해하는 데는 언어에 대한 일상적인 지식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배경 지식이 특수하거나 비밀스런 우스개는 훨씬 많은 양의 지식을 요구한다. 닫힌 우스개의 특징이 가장 두드러진 예로는 전문직에 관련된 용어나 화제를 동반하는 우스개를 들 수 있다. 물론 그런 우스개라고 해서 꼭 해당 전문직 종사자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예로 '의사 우스개'를 들어 보자. 어느 날 네 명의 의사가 오리 사냥을 갔다. 몸을 숨길 적당한 장소를 찾은 그들은 한꺼번에 총질을 하는 대신 오리가 지나갈 때마다 한 사람씩 총을 쏘기로 결정을 내렸다. 제비를 뽑은 결과, 일반 개업의, 내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 임상병리학과 전문의의 순서였다. 마침내 첫번째 오리가 날아오르자, 일반 개업의가 총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는 총을 쏘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오리가 아닌 것 같애." 두번째 오리는 내과 전문의의 몫이었다. 그는 오리가 나는 방향을 좇아 총을 겨누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저건 오리가 맞아. 내 판단이 틀림없어. 오리처럼 생겼고, 오리처럼 날고, 오리처럼 울고 있고..." 하지만 어느덧 오리는 사정 거리에서 벗어났고, 내과의는 총을 쏘지 못했다. 그러는 가운데 세번째 오리가 그들이 숨은 곳 몇 미터 앞에서 날아오르자, 외과의의총이 불을 뿜었다. 탄창의 총알이 떨어질 때까지 총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오리는 말 그대로 벌집이 돼가고 있었다. 마침내 총을 내린 외과의는 땀을 훔치며 옆에 있던 병리과 전문의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서 오리가 맞는지 확인 좀 해봐." --- pp 39~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