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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뿔뿔이 흩어진 가족의 모습,
그들 속에 비쳐진 우리의 자화상 『길 위의 가족』은 우리 사회의 빈곤층이나 서민층 속에 산적해 있지만 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내고 있다. 2006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 불량자는 무려 334만 명.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통계적 수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날로 어려워지는 경제 사정으로 인해 궁지에 내몰리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가고 있으며, 이와 함께 가정 폭력, 알코올 중독, 자살, 이혼, 청소년 범죄 등의 사회 문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 또한 지닌다.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흔해져 이제 웬만해서는 기사거리조차 되지 못할 정도의 일들 말고도, 고용 불안이나 가족간의 몰이해나 무관심 등 물밑에 숨겨져 있는 가정 내 문제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것들은 곧장 사회 문제로 이어져 우리 사회를 곪아 가게 만든다. 『길 위의 가족』에 등장하는 시우네 가족뿐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은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특히 시우가 겪는 극단적 상황을 통해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없는 현실이 한 개인을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그로 인해 사회 구성의 기본 단위인 가족이 해체되고 파괴되는 과정을 여과 없이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시우가 사업을 실패하여 겪는 고통스러운 현실은 단순히 소설 속 픽션이 아니라 바로 우리 삶의 자화상을 비쳐 주는 거울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