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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향기와 함께 태어난 아이
02 왕후가 되어 궁으로 03 충신들의 바른말 04 충신의 죽음 05 궁 밖으로 쫓겨나는 왕후 06 먹구름이 걷히고 07 다시 궁으로 08 장희빈의 요사 09 인현왕후의 죽음 10 상감의 신기한 꿈 11 장희빈의 최후 12 숙종의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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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께서는 자라면서 그 용모와 자태가 비할 데 없이 곱고 아름다웠으며 길쌈과 바느질 솜씨 또한 뛰어났으나, 한 번도 뽐내어 자랑하는 일이 없으셨다. 성격은 조용하고 침착하여 호수처럼 잔잔하셨고, 얼굴빛은 한결같이 온화하셨다. 하루 종일 단정한 자세로 앉아 계시는 모습은 엄숙한 가운데서도 따뜻함이 느껴졌다.
후의 맑고 고운 자태는 눈 속의 매화 같으시고, 높고 곧은 심성은 한겨울의 소나무처럼 기상이 고고하시니, 집안 어른들 모두가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셨다. 후의 세숫물에는 늘 무지개가 어렸는데, 이것을 아버지가 보고 반드시 귀하게 될 몸이라 짐작하셨다. 그래서 더욱 훌륭한 교훈을 마음에 새기도록 가르치셨다. 후의 큰아버지 민정중 선생께서는 학문이 높고 성품이 엄중하신 분이었는데, 특별한 사랑으로 후를 아끼셨다. 선생께서는 자주 말씀하셨다. “인물이 지나치게 빼어나면 귀신이 시기를 하는 법인데, 저 아이가 현명하고 아름다우니 오래 살지 못할까 그것이 걱정이로다.” 후께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어린 나이지만 상을 치르는 데 예의를 다하고, 몸이 여윌 정도로 오랫동안 슬퍼하셨다. 또한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맞이하니, 효성을 다해 봉양하셨다. 외할아버지 동춘 선생은 자주 후를 가까이 부르시곤 했는데, 이미 국모가 될 덕을 갖추었다 하시며 어진 여인네가 갖춰야 할 높은 도리를 가르치셨다. --- p.10~12 “상소 중에 내가 윤리를 어기고 충신의 상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등 수많은 잘못을 열거하였으니 그에 대해 너의 뜻을 말해 보라.” 상감의 말씀에, 응교가 상소문을 외우면서 낱낱이 여쭌 다음 이렇게 말했다. “백성들 중에도 부인이 있으면서 첩을 두어 지나치게 사랑하면, 집안의 화목이 깨져 고약한 일이 생기는 수가 많사옵니다. 그런데 요사이 전하께서 후궁을 지나치게 총애하시는 것이 곧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사옵니다.” 상감이 이르셨다. “네 어찌 그따위 말을 하느뇨? 그럼 내가 첩의 말을 듣고 해괴한 짓을 한다는 말이냐?” 상감께서 금부의 나장에게 ‘매질하라!’고 명하셨다. 뿐만 아니라 응교의 무릎을 쇠사슬로 두어 번 얽어서 잔뜩 동여매고 고개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큰 쇳덩이를 가슴에 동여매게 하셨다. 상감께서 내리신 엄한 형벌에 좌우승지와 금부의 나장들이 일시에 ‘되게 쳐라!’ 외치는 소리가 궁 밖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피가 낭자하게 튀고 살이 해졌으나, 응교는 신음소리 한 번 않고 얼굴빛도 변치 않은 채 꼿꼿하니, 마치 허깨비를 매질하는 것 같았다. 상감께서 더욱 크게 노여워하시며 이르셨다. “이놈아, 네가 누구와 결탁하여 한 짓임을 끝내 고하지 아니할 생각이냐? 음흉하고 간특한 계집을 위하여 저렇듯 모질 수 있느냐?” 응교가 그 말씀을 듣고 유달리 엄정한 표정을 짓고 다시 아뢰었다. “전하, 어찌 차마 그런 말씀을 하시나이까? 보통 백성들도 부부의 의를 소중히 여기거늘 중궁이 누구의 배필이십니까? 상감께서 아무리 노여우시더라도 입에 담지 못할 말씀을 그렇게 하심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옵니다.” --- p.36~37 ---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