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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사 / 김원모
- 책머리에 - 일러두기 ■ 서장 씰크로드학의 정립 제1절 씰크로드학의 개념 제2절 씰크로드학의 내용 제3절 씰크로드학의 의의 ■ 제1부 역사편 제1장 씰크로드의 전개사 제1절 씰크로드의 개관 제2절 초원로 제3절 오아시스로 제4절 해로 제5절 5대지선 제2장 씰크로드를 통한 교류의 역사적 배경 제1절 교류의 역사적 배경 제2절 교류의 정치사적 배경 제3절 교류의 경제사적 배경 제4절 교류의 민족사적 배경 제5절 교류의 교통사적 배경 ■ 제2부 교류편 제3장 씰크로드를 통한 물질문명의 교류 제1절 옥의 교류 제2절 유리의 교류 제3절 보석류의 교류 제4절 비단의 교류 제5절 종이의 교류 제6절 도자기의 교류 제7절 향료의 교류 제8절 인쇄술의 교류 제9절 연단술과 화약의 교류 제10절 나침반의 교류 제4장 씰크로드를 통한 정신문명의 교류 제1절 문학의 교류 제2절 학문의 교류 제3절 예술의 교류 제4절 종교의 교류 제5장 씰크로드를 통한 인적교류 제1절 인적교류 제2절 교류관계 수립을 위한 인적 교류 제3절 물질문명 교류를 위한 인적 교류 제4절 정신문명 교류를 위한 인적 교류 ■ 제3부 전거편 제6장 씰크로드를 통한 교류의 문헌적 전거 제1절 교류의 문헌적 전거 제2절 개설소개서 제3절 학문연구서 제4절 여행문학서 제7장 씰크로드를 통한 교류의 유물적 전거 제1절 교류의 유물적 전거 제2절 주요 유지 제3절 물질문명 유물 제4절 정신문명 유물 ■ 후기 씰크로드사 연표 / 참고문헌 / 인명 찾아보기 / 지명 찾아보기 / 사항 찾아보기 씰크로드 3대 간선 연변 유지도 |
鄭守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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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수감중에 있을 때 진행한 연구메모 자료를 정리하여 집필한 연구개괄서이다. 저자의 구금으로 인하여 대학원에 개설된 '동서교류사연구' 과목이 폐강되었다. 담당교수로서 자책하면서 수강생들에게 문명교류사의 핵심인 '씰크로드학'을 한 달에 두 번쯤 편지로라도 전수해주고 싶었다. 어떻게 하든 갓 닻을 올린 '문명교류사호'를 피안에까지 가닿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박사과정에 있는 한 전공수강생에게 이러한 취지를 담아 띄운 첫 편지에 이 책의 서론 부분을 적어보냈다. 그러나 그후 사정이 여의치 않아 '편지강의'는 더이상 이어질 수가 없었다.
어차피 누군가에 의해 언젠가는 그 학문적 정립이 이 땅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미래를 기약하고 편지 쓰기 대신에 연구메모 작업에 돌입하였다. 마침내 3,4년이 지난 오늘 그 자그마한 결실을 보게 되었다. '씰크로드학'은 초야(草野)의 개척 학문이라서 의무감에 걱정까지 겹치다보니 내내 어깨가 무거웠다. 그럴 때면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이런 시구를 되새기면서 힘을 얻고 마음을 가다듬곤 하였다. "踏雪夜中去(새하얀 눈밭을 걸어가니), 不須胡亂行(그 걸음 흐트러져서는 안되리), 今日我行跡(내 오늘 찍어 놓은 발자국), 遂作後人程(뒷사람들 따라 걸을 것이어니)." '씰크로드학'이란 미답(未踏)의 '새하얀 눈밭'에 뒷사람들이 따라 밟고 갈 발자국을 찍어놓는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에 걱정부터 앞서 '흐트러져서는 안되리'라고 늘 마음을 다잡아나갔다. 한편, 여기에서 보람도 아울러 느꼈다. 열사를 누비고 노도를 헤쳐가던 씰크로드의 개척자, 선도자들의 그 불요불굴의 인고정신은 새삼 귀감으로 다가왔다. 연구메모 작업으로부터 집필에 이른 전 과정은 문자 그대로 자기와의 싸움의 연속이었다. 그 끄트머리에서 막상 각필(閣筆)하고 나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불비한 여건만을 탓하기에는 너무나 염치가 없다. 학인의 양식으로 이를 흔쾌히 인정하면서 금후의 시정과 보완을 과제로 남겨놓는 바이다. '씰크로드학'은 문명교류사 연구의 핵심적인 학문분야이다. 저자가 '씰크로드학'을 비롯한 문명교류사의 전반에 대해 학문적 정립을 시도하는 것은 문명교류만이 인간이 그토록 염원해온 공생공영의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고, 또한 인문학이 그처럼 요원한 이상으로만 여겨온 인류문명의 보편사(普遍史) 전개를 담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안과 비전, 담보가 온축(蘊蓄)된 '문명교류론(文明交流論)을 천착하는 것이 비재(非才)이나마 저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이다. 비록 용문타작(冗文馱作)의 후려(後慮)가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대가 요청하는 한 신생 학문의 정립을 시도함으로써 그 목표를 향해 한걸음 매진했고, 또 이로써 학계를 위해 일사(一事)를 기수(旣遂)했다는 나름의 자위와 긍지를 안고 책의 말미에 감히 마침표를 찍는 바이다. 2001년 11월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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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새학문의 정립이란 신생아의 출생과 흡사하다. 120여년 전부터 시작된 씰크로드의 실체에 대한 탐지는 분명 '씰크로드학'이란 신생아의 잉태였다. 인류문명의 개화와 더불어 열리게 된 씰크로드는 문명교류의 통로와 가교로서뿐만 아니라, 문명탄생의 산실이자 문명발달의 원동력으로서까지 적극 기능함으로써 2천여 년간 인류의 역사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하였다. 그리하여 '벙어리 대화'만을 해오던 동과 서가 문명의 공유성(共有性)과 상호의존성을 그 어느 세기보다도 절감하고, 하나가 된 세계 속에서 떳떳이 만나 나눔을 시작한 20세기의 인류는 씰크로드에 관해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씰크로드는 비록 뒤늦게 그 실체가 추인(追認)되었지만, 워낙 중요한 소재라서 그간 학문적 접근이 다각적으로 시도되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엽의 중앙아시아 탐험과 제2차 세 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에 씰크로드 연변에서 진행된 일련의 고고학적 발굴, 그리고 최근 유네스코의 씰크로드 종합고찰 등 몇차례의 국제적인 집중탐구를 계기로 씰크로드에 관한 연구 열기는 그 파고(波高)를 계속 유지해왔다. 그 결과 씰크로드의 개념 확대를 비롯해 이 통로를 통한 문명교류상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하고, 적지않은 관련 논저들이 발표되었으며, 몇몇 나라에서는 전문 연구기구까지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침이 될 만한 이론과 학문적 규범 및 과학적 연구방법이 결여된 탓으로 유사접근(類似接近)에만 머물고 있지, '씰크로드학'이란 이름에 걸맞은 학문적 정립은 여태까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근래의 연구상황을 통관하면, 교통사나 지역학에 편중한 나머지 씰크로드를 통한 교류상의 조명이라는 연구초점이 마냥 흐려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학제간(學際間) 연구협력이나 상호보완도 상당히 부족한 형편이다. 게다가 교류과정에서 드러나는 구체적인 문화현상의 보편성과 개별성, 전파성과 수용성을 둘러싼 논란은 가위 난마상(亂麻相)이라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인류는 서로의 어울림과 주고받음으로만 생존의 길을 보장받을 수 있는 미증유의 교류확산 시대를 맞고 있다. 그간에 쌓아올린 연구업적을 토대로 하여 '씰크로드학'이란 새로운 국제적 학문을 정립·창출하는 것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청으로 되었다. 씰크로드를 통한 문명교류의 역사는 오늘로 이어진 어제의 역사인 동시에 내일로 이어질 미래진행형의 역사이기도 하다. 아울러 인류문명사의 이상이기도 한 보편사(universal history)의 전개는 어느 한쪽의 '중심주의'나 '우월론'의 편단(偏斷)에 의해서가 아니라, 문명교류 통로인 씰크로드를 통한 서로의 불편부당한 어울림과 이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공통가치의 형성과 향유에 의해서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씰크로드학은 씰크로드라는 환지구적(環地球的) 통로를 통해 진행된 문명간의 교류상을 인문·사회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시·공간적으로 방대하고 복잡다기한 내용을 아우르는 씰크로드학은 어디까지나 씰크로드를 통한 제반 교류상의 골격을 총론적으로 규범화함으로써 고유의 학문적 체계와 범주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서장(序章)과 3부, 총 8장 39절로 구성되었다. 서장은 새로운 학문으로서의 씰크로드학의 이론적 정립을 위하여 씰크로드학 고유의 개념과 학문계보, 연구대상, 연구방법 및 그 의의 등 기본적인 학문범주를 구명(究明)하였다. 여기서 특기할 것은 학계에서 논란이 분분한 문명과 문화의 개념에 대해 나름대로의 정의를 시도하고 문명교류론의 대강(大綱)을 제시한 점이다. 제1부 제1장은 환지구적 문명교류 통로인 씰크로드의 전개과정을 총체적으로 다루는바, 여기에는 씰크로드의 개념과 그 확대, 인류역사 발전에서 수행한 씰크로드의 역할, 그리고 씰크로드의 3대 간선(幹線)과 5대 지선(支線)의 개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제2장은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도외시된 씰크로드를 통한 교류의 역사적 배경을 정치·경제사적, 민족사적 및 교통사적 배경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그리고 제2부의 제3장과 제4장은 씰크로드를 통해 실제로 이루어진 여러가지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교류상을 사항별로 서술하는데, 문학의 교류 같은 비교적 생소한 주제도 다루었다. 제5장은 모든 교류의 주역인 교류인(交流人)들의 내왕을 교류관계 수립과 물질문명 및 정신문명 교류의 담당분야별로 조명하였다. 끝으로 제3부의 제6장과 제7장은 이상의 동서 문명교류상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문헌적·유물적 전거를 분야별로 제시하였다. 각 절에서는 원칙적으로 해당 주제의 정의와 내용, 특성, 의의 등을 차례로 밝혀 개념 정리를 선행한 후 구체적으로 교류상을 밝히는 서술체계를 취하였다. 씰크로드학이 포괄하는 시대는 기원전 1천년기로부터 기원후 17세기(고대와 중세)까지의 시기다. 지금까지의 통설로는 씰크로드라고 하면 대체로 13세기까지 중국과 로마를 각기 동·서단(東西段)으로 하여 전개된 3대 교류통로(씰크로드 3대 간선)로 한정했는데, 이 책에서는 씰크로드를 한반도까지 연장함은 물론이거니와 그 개념을 15세기 이래 구대륙과 신대륙(남·북아메리카) 간에 전개된 환지구적 교류통로로까지 확대하였다. 이를테면 씰크로드의 새로운 개념확대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말미에 씰크로드학 연구의 한 보조부분으로서 씰크로드사 연표, 참고문헌, 찾아보기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부록으로 첨부하였다. 이 책은 씰크로드의 부단한 확대에 따른 '전통적인 씰크로드학'의 학문적 정립을 시도한 책이다. 이에 비해 근·현대 동서문명의 교류통로는 그 형태와 내용을 발전적으로 달리하는 '신씰크로드'이다. 따라서 이에 상응하는 씰크로드학은 '신씰크로드학'이라고 명명해야 마땅할 것이다. 18세기에 이르러 서구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전래의 전통적 씰크로드(초원로·오아시스로·해로)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새로운 기계동력에 의한 교통수단의 발명과 더불어 동서 문명교류에도 새로운 면모가 나타났다. 철도와 비행기, 기선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의 도입에 의해 지구는 지·공·해의 입체적인 교통망으로 뒤덮이게 되었고, 문명교류의 내용과 방법, 그리고 문화접변(接變)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18∼20세기까지 약 300년간 근·현대 동서교류의 통로를 '신씰크로드'라 이름하고 본 '씰크로드'의 후속으로 '신씰크로드학'을 정립해야 할 소이연(所以然)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제 사계(斯界)의 꾸준한 보양(保養) 속에 '씰크로드학'이란 태아는 간단없는 발육의 연동을 거듭하던 끝에 마침내 준삭(準朔)을 맞아 산고(産苦)를 무릅쓰고 앳된 고고(呱呱)의 첫소리를 감히 울리게 되었다. 이 책은 인문학 분야에서 새로운 한 학문의 정립을 시도한 연구개설서로서, 비록 우문졸작(愚文拙作)이지만 감히 개창적(開創的) 의의를 부여코자 한다. 개창서니만큼 미흡함을 면할 수 없겠지만 이후의 보완으로 완성을 기하고자 한다. 비록 어설프기는 하지만 학문초야(學問草野)를 일구었다는 데서 일말의 위안과 보람을 찾는다. 이로써 이제 우리는 학문, 특히 인문학 분야에서 남의 뒤따름만이 아니라, 무언가 남에 앞섬도 있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에 부응코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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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문의 개창 '실크로드학'
'실크로드'라는 이름은 120여년 전 처음 등장한 이래 오랫동안 사람들을 매료해왔다. 독일 지리학자 리히트호펜(F. von Richthofen)이 처음 만들어 썼으니 이 이름 자체가 그 연구사의 기원을 밝혀주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실크로드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전, 인류문명의 개화와 궤적을 같이하며 2천여 년이 넘도록 말 그대로 문명탄생의 산실이자 문명발달의 원동력으로 기능해왔다.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가 문명교류사의 핵심적 위치를 점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실크로드 연구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중앙아시아 탐험과 2차대전 전후에 진행된 실크로드 연변의 일련의 고고학적 발굴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시발점에 불과해서, 실크로드 전체를 통관하는 진정한 학적 정립은 이제까지 이뤄지지 않은 과제였다. 문명교류사 연구가 주로 교통사나 지역학에 편중해온 데다 실크로드가 포괄하는 시 ·공간적 방대함과 교류상(相)의 복잡다기함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책 『실크로드학』은 여러 개념들을 정의하고 엮어세움으로써 문명교류사 연구의 주된 일부로서의 실크로드 연구를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려는 시도이다. "실크로드라는 환지구적(環地球的) 통로를 통해 진행된 문명간의 교류상을 인문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으로, "어디까지나 실크로드를 통한 제반 교류상의 골격을 총론적으로 규범화함으로써 고유의 학문적 체계와 범주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 실크로드학이 다루는 것들, 실크로드의 개념 확대와 한반도 연장설 지금까지 실크로드는 대체로 시간적으로 13세기까지, 공간적으로는 중국과 로마를 잇는 3대 교통로라고 알려져왔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그 교류상의 실제를 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크로드의 개념을 한반도까지 연장한다. 또한 15세기 이후 신구 대륙간에 전개된 문명교류상까지를 포괄함으로써 실크로드의 개념을 확대 제시하고 있다. 북방의 초원로, 중간의 오아시스로, 남방의 해로 등 3대 간선(幹線)과 유라시아의 남북을 관통하는 마역로(馬易路) ·라마로 ·불타로 ·메소포타미아로 ·호박로(琥珀路)의 5대 지선(支線)에 태평양을 통한 신구 대륙간 문물교류를 더함으로써 전지구적 범위의 교류의 그물망을 그려 보이고 있는 것이다.(별첨 실크로드 3대 간선 연변 유지도 참조) 실크로드학의 개념 ·내용 ·의의를 밝힌 뒤 3대 간선과 5대 지선을 정리, 소개하며 교류의 개념과 종류, 배경을 고찰한 것이 서장-제2장까지의 내용이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상 벌어진 갖가지 정치 ·경제 ·군사적 정복이 문명의 전파와 교류에 미친 영향을 볼 수 있다. 일례로, 군사적 정복에서 이른바 3대 원정으로 불리는 알렉산드로스의 동정(東征), 이슬람세력의 동 ·서정(東西征), 몽골군의 서정(西征)은 영토 확장을 통한 제국 건설의 과정이자 곧 종교와 제도, 각종 문물이 전파 ·동화 ·수용되는 과정이었다. 제2부 교류편 3~5장에서는 다양한 계기와 방식으로 전파된 각종 문물을 정신문명, 물질문명, 인적 교류로 나누어 다룬다. 여기에는 옥 ·유리 ·보석류 ·비단 ·종이 ·도자기 ·향료 ·인쇄술 ·화약과 연단술 ·나침반 등의 물질유물뿐 아니라 문학과 학문, 예술, 종교의 전파와 교류가 포함된다. 야금술의 발달과 상보적 관계에 있는 유리의 기원과 제조술의 발달, 중국에서 최초로 그리고 가장 잘 발달한 다양한 옥 장식품을 비롯해 세계사적 전환의 계기가 된 여러 발명품들의 전파, 그 자체로 하나의 문명권을 형성한 여러 종교의 태동과 수용, 변천뿐 아니라 이러한 교류를 이뤄낸 선구자들의 업적을 상세하게 조명한다. 제3부 전거편에서는 6-7장에 걸쳐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의 문헌적 ·유물적 전거를 종합 정리한다. 인류의 유산으로 남은 교류에 대한 각종 개설소개서 ·학문연구서 ·여행문학서와 함께 세계 각지에 산재한 주요 문명의 125개 유지(遺趾)와 여기서 발굴된 유물들을 역사적 배경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부록으로 '실크로드사 연표'를 붙여 문명교류가 시작된 기원전 35000년부터 기원후 1750년대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또한 190여 장의 사진과 지도, 상세한 인명 ·지명 ·사항 찾아보기와 참고문헌을 덧붙여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 책은 저자가 볼펜 잉크가 녹아 글씨가 뭉개지는 불볕더위와 손발이 얼어 터지는 혹한의 겨울을 이기며 정리한 3년여의 연구메모를 바탕으로 집필한 것이다. 재직중이던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의 '동서교류사연구' 과목이 저자의 구금으로 폐강되자 1998년 3월 초 영어(囹圄)의 몸으로 시작한 '서신강의'가 씨앗이 되었다. 우여곡절로 서신강의가 곧 중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갖은 어려움을 무릅쓴 집필이 가능했던 것은 민족과 인류의 생존은 문명의 공유와 상보적 상호의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책머리에' '후기' 참조) 세계적으로 자랑할 문명교류사 연구자인 저자의 놀랄만한 박식에 이만한 사명감과 열정이 더해짐으로써 이제 우리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역저를 만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