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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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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드릭은 이를 악물고 온힘을 다해 마지막 마디에 반지를 미끄러트려 제자리에 넣었다. 마침내 끝났다. 켄드릭이 발 밑에 쓰러지자 제너비브는 즉시 바닥으로 내려와 그 옆에 무릎을 꿇었다.
'오, 켄드릭.' 그의 눈썹 위에 내려와 있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겨주려고 제너비브는 손을 뻗었다. 한데 손은 그냥 통과해버렸다. 그녀는 손을 도로 빼낸 다음, 팔로 자기 몸을 감싼 채 눈을 감고 엉엉 울었다. 똑바로 앉아 있는 것은 죽음과 같이 고통스런 일이었지만, 켄드릭은 근육에 파고드는 찢어질 듯한 아픔을 참으며 그렇게 했다. 여전히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그에게도 어떤 충분한 실체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 나의 제너비브. 당신을 위로해 줄 수도 없는데 그렇게 울지마. 내 이렇게 애원할 테니.' 켄드릭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한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제너비브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뺨은 눈물로 젖어 있었다. 그녀는 머뭇거리면서 다시 손을 뻗쳤다. '당신을 만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주겠어요.' 그녀는 속삭이듯 말했다. --- p.265-2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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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린 컬런드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총 17권의 소설을 내놓으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미국 내 중견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작가는 성장기에 환타지 및 공상 과학 소설을 즐겨 읽으면서 늘 그 속에 마음을 흡족히 채워주는 사랑이야기가 불완전하다는 데 불만을 느껴오다가, 대학생 때 첫사랑을 경험한 이후 본격적으로 환타지 고전 로맨스 소설에 뛰어들게 된다. 이 책은 그녀의 처녀작으로서 Romantic Times and Romance Writers of America의 후보로 선정될 만큼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소설이다.
주인공 제너비브 뷰캐넌은 중세의 오래된 성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 한데 그곳에는 잘생기고 섹시하며 극도로 오만한 13세기의 기사가 이미 주인행세를 하고 있었다. 온전히 죽지도 못하고 저주받은 유령이. 처음에 그는 제너비브를 겁에 질리게 하여 성에서 내쫓거나 미쳐버리게 만들 심산이었으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둘은 연인으로 발전한다. 이어 유령과의 애절하고 로맨틱하면서도 밀고 당기는 사랑이야기와 저주에 얽힌 무서운 음모가 서서히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면서 감춰진 비밀이 풀리기 시작한다. 시 공간을 넘나들며 유령까지 등장한다는 얘기만 듣고 벌써부터 현실성이 너무 부족하다며 거부할 독자가 생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드라마나 영화와 소설 등이 그렇듯, 허구라는 겉옷을 벗기면 그 속에 현실이라는 속옷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자칫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장치들은 오히려 우리들을 더욱 상상의 세계로 끌고 들어가는 멋진 매개체인 것이다. 이 작품은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고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재치 있어, 한마디로 흥미와 재미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이 겸비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끝까지 가보지 않고서는 결코 그 전개와 결말을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역자는 가슴 졸이다가 울다가 웃다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정들을 느꼈다. 혹 독자 중에는 제너비브가 선뜻 몸을 허락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 답답하다든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건방진 소리일지 모르나 어쩌랴, 독자가 이런 낭만적인 단계를 밟아 사랑해보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길 수밖에. 미국 내 독자들의 반응도 이 부분에 대해 무척 아름답게 공감하는 쪽과 이해할 수 없다는 쪽으로 갈렸다. 우리 한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자못 궁금해진다. 하지만 대중가요 제목에도 있듯,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꿈을 키우고 가꿔온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는 것을. 엽기가 이상스레 범람하는 요즘 이런 환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소설을 한 권 읽으며, 재미뿐만 아니라 마음이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껴보기 바란다. 끝으로 언제나 마음 한구석을 찡하게 만드는 나의 부모님과 내게 사랑이 무언지 알게 해준 남편, 변함 없이 나를 격려해주는 벗 인혜와 성희 그리고 번역이 늦어지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굴렀던 황병규 실장님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켄드릭 드 피아젯 그리고 제너비브 뷰캐넌 같은 연인이 독자 앞에도 다른 모습으로 환생하기를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