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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문학동네 200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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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李晟馥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년 「정든 유곽에서」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년 「정든 유곽에서」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리세대의 문학1』에 동인으로 참가했다.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를 평가하는 말로 “철저히 카프카적이고 철저히 니체적이며 철저히 보들레르적”이었던 시인은 1984년 프랑스에 다녀온 후 사상에 일대 전환이 일어나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 그리고 논어와 주역에 심취했다. 그리고 낸 시집이 동양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남해금산』이다. 이 시에는 개인적, 사회적 상처의 원인을 찾아나서는 여정이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었다.

시인은 보다 깊고 따뜻하며, 더욱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뛰어난 시 세계를 새로이 보여준다. 서정적 시편들로써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이 시집에서 그는 우리의 조각난 삶과 서러운 일상의 바닥에 깔린 슬픔의 근원을 명징하게 바라보면서 비극적 서정을 결정적으로 고양시켜 드러낸다. 이 심오한 바라봄-드러냄의 변증은 80년대 우리 시단의 가장 탁월한 성취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상황의 묘사, 이유가 선명하지 않은 절규 등을 담아냈다는 비판도 받았다.

또한 그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언어 파괴에 능란하다. 의식의 해체를 통해 역동적 상상력을 발휘, 영상 효과로 처리하는 데도 뛰어나다. 그러나 객관적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그 여름의 끝』 이후의 관념성을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초기 시의 모더니즘 경향에서 벗어나 동양의 형이상의 세계에 심취하였다.

1989년 「네르발 시의 역학적 이해」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고 1991년 프랑스 파리에 다시 갔다. 다른 삶의 방법에 대한 모색의 일환으로 시인은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와 함께 후기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테니스. 시인에게 마치 애인과도 같은 테니스는 그에게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삶을 보다 즐겁게 만들었다. 2007년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나무인간 강판권」등으로 제53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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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357g | 135*195*20mm
ISBN13
9788982814433

책 속으로

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바다는 전혀 다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어 있는 나에 대해서도 그렇게밖에 보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왜냐하면 내 삶은 죽음을 억압하는 일 -- 내 뚝심으로 죽음을 삶의 울타리 안으로 밀어넣는 노력 외에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느 날 죽음이 나비 날개보다 더 가벼운 내 등허리에 오래 녹슬지 않는 핀을 꽂으리라. 그래도 해변으로 나가는 어두운 날의 기쁨, 내 두 눈이 바닷게처럼 내 삶을 뜯어먹을지라도.

지치거라, 지치거라, 마음이여...... 오늘 이곳에 머물러도 마음이 차지 않는 것은 본래 그대 마음이 낯선 여관이기 때문이다.

--- p. 210

인식은 상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끝없이 뻗어나간 얼음판 위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구멍을 넓혀가기(작은 구멍은 탄생이다-태어남은 근원적인 상처다.).

--- p. 141

신은 우리와 같은 공단(工團)에서 일하는데, 언제나 야근을 도맡아 한다. 그에게는 애인도, 누이도, 고향도 없다.

--- p. 17

'손 같은 고사리' '풍경 같은 그림' '시간 같은 쏜살'...... 한 번의 뒤집음은 혼란을 가져온다. 억압적 관계맺음 뒤의 무정부 상태. 시는 뒤집힌 곳에서 출발한다.

--- p. 197

사랑은 언제나 죽음을 낳는다. 죽음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 우리는 셋이서 산다-너와나, 그리고 파산(破産) 혹은 끝장.

--- p. 123

출판사 리뷰

시인 이성복의 아포리즘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가 출간되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이 책은 1990년 도서출판 살림에서 간행되었던 『그대에게 가는 먼 길』에 실린 단상들을 저자가 새롭게 간추려 엮은 것이다.

나는 언저리를 사랑한다
언저리에는 피멍이 맺혀 있다.

채 첫 장이 시작되기도 전에 먼저 피멍 맺힌 언저리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있는 시인은 이 책에서 시와 예술과 삶과 죽음과 고통과 상처와 병과 허무와 사랑과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에게 아물지 않는(아물까 두려운) 상처는 시의 힘이 되고, 치유할 길 없는(치유하고 싶지 않은) 병과 허무는 살아 있음의 증거가 된다. 그 상처의 자리에, 곪아터진 그곳엔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동이 자리한다. 그가 뱉어놓은 한마디 한마디는 그대로 한 편의 시가 되고, 시에 대한, 예술에 대한, 삶에 대한 잠언이 된다. 그것은 시인 스스로에게 겨누어진 칼날이며, 그 칼날은 동시에 그 말을 엿듣는 우리에게로 향한 것이기도 하다.
"낯선 여관"과도 같은, 그래서 "머물러도 마음이 차지 않"는 그곳, 마음의 자리에서 시인은 주문한다.
"지치거라, 지치거라, 마음이여......"

전문가 리뷰

--- 문학동네 편집팀
고통과 상처, 병과 허무, 사랑과 이별에 대한 시인의 깊은 사유는 감수성 예민한 세대의 가슴에 선명한 인상을 남기기에 족했다. “불을 쬐듯이 불행을 쬘 것, 다만 너 자신의 살갗으로!” “너는 삶의 벼랑에 핀 꽃이다. 너를 꺾어라!” “창살은 네 눈 속에 있다”……
시인의 아포리즘은 언제 읽어도 녹슬거나 낡아 보이지 않는다. 아니, 읽으면 읽을수록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진정성과 대면하면서 이마가 환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잠언의 해독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므로.
오늘 다시 한번 시인의 잠언을 소리내어 읽어본다(코끝 찡하도록 추운 날, 혀끝에서 웅얼거려보는 것은 더욱 좋다).
“사랑은 처음에 온다. 지혜가 끝에 오는 것과 같이. 처음이든 끝이든 모든 공식은 감옥이다.”
“희망의 상실은 절망이 아니라 타락이다.”
“한 절망에 대한 위안은 더 큰 절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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