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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항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태롭지 않은 순조로운 삶이었다. 반대로 라요스는 위험한 삶을 살라고 촉구한 니체의 말을 따랐다. 그러나 라요스는 정작 위험을 두려워했다. 정치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모험에 나설 때마다, 그는 거창한 말을 떠벌렸다. 그러나 비밀무기, 따듯한 속옷과 화장품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미리 거짓말을 준비하고 , 호주머니 안에는 상대방에게 불리한 편지가 들어 있었다. 내 삶도 한동안 정말로 '위험'한 적이 있었다. 라요스가 내 가까이 있을 때였다. 위험이 지나간 다음, 나는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으며 그 위험이 내 삶의 단 하나 질실한 의미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 p.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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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결실을 약속하는 조용한 서재의 고독을 사람이 사람과 투쟁하는 싸움터의 소음과 위험하고 맞바꾸기로 했어요."
라요스는 언제나 책에서 인용하듯이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충격을 받았으며 흥분했다. 라요스가 안개같은 불확실한 목적을 좇아서 예정된 길을 떠나, 이제부터 어떤 것이나 누군가, 아니 전 인류를 위해 학문의 무기 대신 실제 삶의 무기로 싸우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희생은 나를 불안하게 했다. --- p.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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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사랑하는 것으로 다가 아니오. 용감하게 사랑해야 하오. 우리는 서로를 용감하게 사랑하지 않았소......그게 바로 문제였고, 그건 당신의 잘못이었소. 남자들이 사랑에서 보이는 용기는 하잘것없기 때문이오. 사랑, 그것은 당신네 여자들의 작품이오. "
--- p.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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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결실을 약속하는 조용한 서재의 고독을 사람이 사람과 투쟁하는 싸움터의 소음과 위험하고 맞바꾸기로 했어요."
라요스는 언제나 책에서 인용하듯이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충격을 받았으며 흥분했다. 라요스가 안개같은 불확실한 목적을 좇아서 예정된 길을 떠나, 이제부터 어떤 것이나 누군가, 아니 전 인류를 위해 학문의 무기 대신 실제 삶의 무기로 싸우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희생은 나를 불안하게 했다. --- p.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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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사랑하는 것으로 다가 아니오. 용감하게 사랑해야 하오. 우리는 서로를 용감하게 사랑하지 않았소......그게 바로 문제였고, 그건 당신의 잘못이었소. 남자들이 사랑에서 보이는 용기는 하잘것없기 때문이오. 사랑, 그것은 당신네 여자들의 작품이오. "
--- p.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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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은 산도르 마라이SANDOR MARAI 전집의 일환이다
"벌써 오래 전부터 그를 알았어야 했다." 솔출판사에서는 그동안 『버지니어 울프 선집』『푸쉬킨 선집』『옥타비오 파스 전집』『카프카 전집』『야마오카 소하치 전집』등 각 나라(언어권)의 굵직굵직한 작가의 선집 또는 전집을 선보여왔다. 이는 오랜 시간과 정열을 투자한 결과다. 이번에는 우리 나라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헝가리의 대문호『산도르 마라이 전집』을 2001년에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 여름 이미『열정』이라는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인 마라이는 이번에는 『유언』을 가지고 올겨울에 다가왔다. 『유언』에 앞서 출간한 『열정』은 산도르 마라이를 20세기에 들어 유럽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칭송하게 만들었다. 인간 본성에 관한 깊은 성찰과 치밀한 묘사가 바탕을 이루는 마라이의 글은 읽는 이에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고민들을 안겨준다. 『유언』은 솔출판사가 계획한 산도르 마라이 전집 가운데 두번째 작품이며, 다른 작품들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2002년에는 『볼자노의 대화』(소설) 『하늘과 땅』(산문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산도르 마라이가 1939년에 발표한 『유언』은 20세기 유럽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열정』보다 먼저 씌어진 소설이다. 그러나 『유언』의 전체적인 구성과 갈등, 인물 설정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 등 여러 가지 점에서, 『열정』(1942)과 유사하다. 두 소설 모두 사랑과 증오, 신뢰와 배반, 환상과 기만, 애틋한 그리움과 덧없는 감정을 중심으로 인간의 삶과 운명에 대한 문제를 깊이 파고든다. 그러나 불완전한 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열정』보다 실제로 『유언』에서는 문학을 통해서 자신을 이해하는 사회에서 인정받아 편안하게 작업한 흔적이 강하게 보인다. 또한 주인공이 『 유언』에서는 40대 중반의 여인, 『열정』에서는 70의 노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르다. 마치 사랑을 이루는 양극, 남자와 여자의 관점에서 의도적으로 사랑을 두 번 조명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두 소설을 읽고 나면, 성별이나 나이와 같은 모든 구별과 조건을 뛰어넘어 스스로를 완성하려는 사랑의 절대적인 힘과 운명의 가혹함이 그 어디에서보다 절실하고 강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몽유병 이야기와도 같은 이 짧은 이야기 『유언』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가 연합해 있던 제국 말기와 그 여명기가 배경이다. 그러면서도 영원한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열정·기다림…… 진부해보이는 소재로 산도르 마라이는 다시 한번 대가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마라이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감정과 더 안쪽에 있는 인간 본성을 특유의 깊은 인식과 성찰로 파헤친다. 사랑과 정열의 가혹한 율법, 사랑의 절대적인 힘을 묘사함으로써 마라이는 독자들을 인간 존재의 깊은 심연 속으로 인도한다. 마라이의 사색에는 과장이나 허위를 찾아볼 수 없고, 언어 표현은 예리한 현실 감각과 어울려 더욱 절묘하다.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인식과 성찰은 글에 군더더기를 없애고, 할말만 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사소한 듯 보이는 지점에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암시로 시작하여 결국 온전히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야 만다. 인간 영혼의 갈등과 혼란은 마라이의 사색과 언어를 거쳐 치밀하게 정리가 된다. 마라이는 『열정』과 마찬가지로 『유언』에서도 주요한 만남과 갈등을 간결한 대화를 통해 풀어낸다. 자칫 지리해질 수도 있는 존재에 관한 것, 성찰을 에스터와 라요스의 대화로 풀어 전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극적인 긴장을 높인다. 독자는 보이지 않는 줄을 따라가듯이 자기도 모르게 마라이가 소곤대는 인간의 영혼 깊숙이 빨려 들어간다. ■『유언』은 어떤 내용인가? "우리는 서로를 용감하게 사랑하지 않았소……" 이 소설은 20년 만에 라요스가 찾아온 날의 24시간 동안 일어났던 일을 에스터가 유언의 형식을 빌려 고백하는 이야기다. 에스터는 라요스의 방문, 그의 모든 악행, 사이 나빴던 언니 빌마, 자신의 삶에 대해 더할 수 없이 침착하게 이야기한다. 마라이는 사랑과 배반, 기다림과 좌절, 열정과 미움 등 진부해보이는 소재들을 놀라운 직관력으로 우리에게 묘사해준다. 에스터와 누누가 평화롭게 살고 있는 집에 어느 날, 라요스가 찾아온다. 매혹적인 사기꾼, 거짓말쟁이 라요스는 20년 전 그 특유의 매력과 뛰어난 기지로 에스터의 가족을 사로잡았고, 에스터와 열렬한 사랑의 감정을 키웠다. 그러나 놀랍게도 에스터의 언니 빌마와 결혼을 하고 멀리 떠난다. 이제 20년이 지난 뒤, '오페라 기사' 같은 전보로 방문을 알린다. 아직도 라요스를 향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에스터는 그를 맞이하기 위해 '과거의 의상'을 입는다. 에스터는 그 오랜 세월 동안 라요스의 진실, 삶의 진실,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기다려왔던 것이다. 라요스는 다 자란 두 아이와 낯선 두 사람과 함께 끔찍한 진실이 담긴 비밀스러운 3통의 편지를 가지고 나타난다. 라요스의 딸 에파는 에스터가 자신들을 방관했으며 이는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라요스는 자신의 궁핍한 처지에서 헤어나기 위해 에스터의 마지막 남은 재산인 집과 정원을 요구한다. 에스터와 라요스 사이의 극적인 대화는 중대한 결과를 낳는다. 라요스는 에스터가 의무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이 에스터에게 있다고 비난한다. 에스터의 의무는 사랑, 라요스를 향한 정열이었다. 사랑의 정열은 상대방이 사랑을 받아 마땅한 사람인지 묻지 않고, 또 어떤 핑계나 도피도 용납하지 않는다. 일단 시작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맺으라고 명령한다. 이것은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라고 요구하는, 거역할 수 없는 존재의 명령, "세상과 오성의 법칙보다 강한 명령"이다. 몰랐던 가혹한 진실이 드러나고, 에스터는 법률이나 이성의 규칙을 벗어나는 엄격한 율법을 고통스럽게 인정한다. 마침내 에스터는 삶의 진실, 존재의 의미를 어렴풋하게 깨닫는다. 에스터는 자신이 사랑과 정열의 준엄한 율법에 따르지 않음으로써 삶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그것은 갚아야 할 존재의 빚으로 남아 있다고 믿는다. 결국 에스터는 라요스의 요구대로 집과 정원을 그에게 내주고 만다.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재산을 선뜻 내줌으로써, 존재의 빚을 갚고 삶의 의무를 다한다. 에스터에게 집과 정원을 선물하는 것은 살아 있다는 존재의 확인이면서 동시에 사랑을 통한 존재의 완성이다. 그렇기에 아무런 미련 없이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에스터는 라요스가 마지막으로 찾아왔던 그 일요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도 벗어난다.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