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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노를 찾아서
과자 먹는 시간 링반데룽 세상 밖으로 난 다리 백중 기행 엉겅퀴 홍콩의 손거울 방생 -해설·출구 없는 도시인의 내출혈/김용희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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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야기들이 낸 유리된 삶의 흔적과 절망의 기억들로 우리를 상처 입힌다. 〔……〕 그러나 신장현은 독자를 상처내고 할퀴면서 소설이야말로 의미 없고 이유 없는 세상의 고통에 대하여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대결하려는, 대항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 김용희 해설 「출구 없는 도시인의 내출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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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현의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천형의 불구, 퇴출을 바라보는 실패한 작장인,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은 남녀, 부당한 폭력을 받고는 자폐의 늪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 인물들이 지닌 상처는 너무 깊고 너무 벌어져 있어서 다시 치료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작가는 이들의 상처를 조용히 응시한다. 그 시선의 따뜻함과 침착함은 독자들의 시선을 감염한다. 작가는 사태에 대한 미심쩍은 희망과 평면적인 분노를 모두 거부한다. 작가는 세계와 정직하게 대면하기 위해, 무엇보다 따뜻하고 침착한 태도로 제 상처부터 응시하자고 조용히 설득하고 있다.
「구노를 찾아서」 이모부와 ‘나’는 집을 나간 군호를 찾아 나선다. 군호는 왜소증 환자라 성년이지만 외모로는 초등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터. 군호의 진짜 어미는 ‘나’의 이모가 아니었다. 군호는 이모부가 숨겨왔던 전처의 소생이었다. 복잡한 가정사를 알게 되자 일찌감치 자신의 몸에 체념하고 불구의 아들에게 냉담한 아버지에게도 유순하게만 살아왔던 군호가 벌컥 집을 나가게 된 것이다. ‘나’는 군호가 갈 만한 곳으로 이모부를 안내하는데…… 「과자 먹는 시간」 ‘나’는 만화 영화 회사에서 채색 일을 하고 있다. ‘나’는 부하 여직원에게 가위를 던졌다고 해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부하 여직원은 상상력 부족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나’에 비해 가끔 파격적인 색채 감각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녀가 끝없이 먹어대는 과자는 ‘나’에게 엄청난 피로를 주었고, 같은 부서 다른 직원들과는 고립되는 결과까지 낳는다. 「링반데룽」 ‘나’는 대기업 태스크포스팀의 일원이다.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이 집단은 본사에서는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조직이다. 별 할 일도 없는 ‘나’는 망원경으로 맞은편 호텔의 이면을 기웃거리거나 전화방을 통해 여자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주 통화하는 여자가 자신을 찾아와보라며 실마리들을 던지고 ‘나’는 그 여자를 찾아 나선다. 「세상 밖으로 난 다리」 토목일을 하는 ‘나’는 다리를 짓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우연히 알게된 그녀는 다리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픈 경험이 있다. ‘나’는 지금 다리를 짓고 있으나 오히려 이 다리가 완공되면 그녀와 영영 헤어지게 될 것이라는 걱정을 떨칠 수 없다. 「백중 기행」 ‘나’는 지방 도시로 외과의인 고교 동창을 찾아간다. ‘나’는 공기업의 충실한 사무원이었으나, 조직이 시키는 대로 일을 처리하다 횡령 범죄자가 되어 있는 신세이고 딸은 척수 질환으로 죽음의 문턱에 와 있다. 그러나 일껏 찾아든 고교 동창 역시 지반이 꺼져가고 있는 터에 병원을 짓는가 하면, 자만심과 부주의 속에서 집도하다가 장인까지 죽게 하였다. 「엉겅퀴」 혜진은 친하게 알고 지내던 문희 엄마로부터 끔찍한 말을 듣는다. 남편이 문희를 성추행했다는 것. 게다가 남편은 현재 가학적인 성교를 강요하고 있다. 때문에 혜진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여기 다시 아픈 기억이 교차한다. 혜진은 강간당한 끝에 현재의 남편과 결혼했다.「 「홍콩의 손거울」 ‘나’는 결혼 생활도 실패했고, 사업도 망했다. 홍콩에서 만난 여인이 있었으나 이 관계에서도 서로에게 상처만 남았다. 지금은 갓 시작한 학습지 회사 연수 과정에서 생존에 필요한 물목의 우선 순위를 꼽는 과제를 풀고 있다. 「방생」 ‘나’는 아내의 임신이 못마땅하다. 그러나 임신은 아내만의 책임도 아니다. 아내는 실은 이전에도 ‘나’ 모르게 수술로 낙태한 사실이 있었다. 서로에 대한 반감과 삶의 간난신고가 주는 중압감 속에서 둘 사이의 갈등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