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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여러분에게 금요일은 어떤 날인가요? 5
1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던 「담요 한 장 속에」 권영상 19 / 「장화를 신은 문장」 장석주 24 / 「선생님도 울었다」 김용택 32 「쉬」 문인수 37 / 「반성 100」 김영승 41 /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45 「지상의 방 한 칸」 김사인 49 / 「엄마 무릎」 임길택 56 / 「밥상 앞에서」 박목월 60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이성복 66 / 「유언장」 하상만 72 / 「성탄제」 김종길 77 2 어서, 무라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이승하 85 / 「젖 물리는 개」 문태준 90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김경주 96 / 「엄마 걱정」 기형도 102 「불주사」 이정록 108 「곰국 끓이던 날」 손세실리아 113 / 「부모」 김소월 117 / 「부부」 함민복 121 3 사랑을 할 때 우리는 「부부」 문정희 129 / 「백수광부의 처」 천수호 134 / 「시인본색」 정희성 137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황동규 144 / 「여보! 비가 와요」 신달자 149 / 「작은 밭」 정희성 156 「아내의 옛집」 장만영 160 4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바람의 말」 마종기 171 / 「딸아이의 능금」 김만옥 176 /「목련」 김광균 182 「대문 앞」 이윤학 188 / 「눈사람 아저씨」 유안진 194 「과꽃」 어효선 198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202 5 가족의 시간 「슬픈 속도?도둑고양이 3」 김주대 211 / 「이사」 김광섭 214 / 「잊어 놀이」 성미정 218 「가족」 진은영 223 / 「얼굴 반찬」 공광규 230 / 「사촌들」 최영철 238 「밥값」 정호승 243 / 「기러기 나라」 고두현 247 6 그렇게 행복을 연습해두면 「너를 위하여」 김남조 255 / 「반올림-수림이에게」 박철 260 / 「못 위의 잠」 나희덕 266 「새」 박남수 272 / 「작은 언니」 이해인 278 /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 283 「가족사진」 나태주 287 / 「참 좋은 풍경」 박라연 294 출처 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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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금요일은 바빴던 한 주를 정리하고 휴일에 대한 기대로 마음 부자가 되는 날입니다. 모두의 마음이 넉넉해지는 이 날, 저녁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에게 일주 일 내내 바쁘다는 핑계로 전하지 못했던 사랑과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담은 시 한 편씩 읽어주면 어떨까요?
신달자 시인의 시 「여보! 비가 와요」에는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가족은 어떤 사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 시행으로 답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시시한 말들로 삶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만드는 사이가 바로 가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족은 평생 함께 살며 기쁜 일과 슬픈 일을 나눕니다. 그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수단이 바로 말이지요. 그것도 매일같이 반복하기 때문에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로 시간의 노를 저어 우리는 생의 바다를 건너갑니다. --- p.5~6 아버지는 아들이 잠드는 것을 본 뒤 잠들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들도 같은 생각으로 버팁니다. 아버지가 자냐고 묻지만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자는 척 해야 아버지가 주무실 테니까요. 이 시의 재미가 이 아이러니에서 나옵니다. 아직 잠들지 않았으니 “아니요.”라고 해야 맞는데 “네.”라고 했습니다. “저도 잘 거니까 아버지도 빨리 주무세요.”라는 긴 문장을 한 마디로 줄여 그냥 “네.” 라고 합니다. “네.”라는 대답에는 아버지에 대한 배려가 담 겨 있습니다. 흔히 동시는 아이들이 읽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동시는 어른이 되고 자식을 두어야 비로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네.”라는 대답 속에 깃든 부자간의 사랑을 어찌 아이가 알 수 있겠습니까. 사랑을 경험하는 것과 그 사랑을 깨닫는 것 사이에 긴 시차가 존재하는 게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인 것 같습니다. --- p.22 사랑은 이해를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철학자 김형석 전 연세대 교수는 “어머니는 내가 하는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장바구니물가를 모른다.”고 어느 책에 썼습니다. 그래도 모자가 서로 사랑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므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 p.105 제 몸에도 어머니의 사랑이 만든 작은 상처가 있습니다. 제가 젖먹이였을 때, 어머니는 아들을 품에 안고 어루만지다가 실수로 이마와 머리카락 사이를 살짝 긁었답니다. 손톱 끝에 피부가 아주 조금 벗겨졌는데 그게 아물면서 흉터로 남았습니다. 머리카락 바로 아래에 있던 흉터는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 지금은 눈썹 위에 있습니다. 어머니는 가끔 이 흉터를 가리키시며 “이 상처는 왜 없어지지 않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십니다. 마마 자국처럼 파인 그 상처를 제 어머니도 미안해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흉터가 지워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것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에 어머니와 나 사이에 있었던 작은 사건을 새긴 인연의 불주사이기 때문입니다. --- p.111 저도 어떤 괴로움이 우리 가족에게 닥친다면 그것이 혼자서 짊어지는 등짐이 아니라 함께 맞는 비와 같기를 바랍니다. 그 비를 맞으며 어려움을 나눠서 지고 희망도 함께 꿈꾸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천수호 시인은 말을 부려 시 읽는 맛을 살리는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의 시는 소리 내어 읽을 때 제맛이 납니다. 이 시에서는 ‘촉’이 그런 역할을 합니다. 한번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산문시인데도 독특한 운율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 p.136 지식은 머리로 기억하지만 정은 마음이 기억합니다. 제 피부는 할머니 등에 업혔을 때의 온기를 일찌감치 잊었지만 그때 제 마음을 데운 할머니의 사랑 육아법은 손주를 정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두 할머니는 제 마음에 마르지 않는 샘을 파셨습니다. 훗날 손주를 보게 되면 그 샘에서 정을 길어 듬뿍 나눠줄 생각입니다. --- p.191 신은 어쩌면 그런 경지를 모르고 사는 우리를 측은히 여겨 가족을 만들어주셨나 봅니다. 가족이 있기 때문에 저처럼 속된 사람도 베풀고 희생하는 거룩한 기쁨을 조금은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 삶에 선물처럼 와준 가족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랑이 가족 밖으로도 넘쳐나 우리 이웃과도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 더 밝고 아름다워지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살기가 참으로 어렵고 용기가 나지 않아 부끄럽습니다. 그저, 내 가족을 위해 남을 짓밟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가족은 제게 염치와 겸손을 가르치는 스승이기도 하군요. 올해는 더욱 정성스레 섬겨야 하겠습니다. --- p.259 시인은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행복을 연습하라고 권합니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행복을 경험해보라는 거지요. 그렇게 행복을 연습해두면 훗날 어려움이 닥쳐도 행복했던 경험이 백신처럼 힘을 발휘합니다. 희망과 용기라는 면역 물질이 분비돼 가족을 지킵니다. 반면 서로 원망하고 비난하고 폭력을 일삼는 가족은 고난이 닥쳤을 때 그냥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행복을 연습해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p.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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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시인이 선사하는 감동의 시 50편
오늘밤 내 가족에게 차려주고 싶은 따뜻한 시 밥상! 『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는 25년간 문화부에서 문학 이야기를 취재해온 김태훈 기자가 가족을 소재로 한 한국 현대시 50편을 소개하고, 시에 얽힌 뒷이야기를 감상으로 풀어나간 에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0편의 시’는 가족을 노래한 시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람이 애송하거나 이해하기 쉽고 낭독하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모두의 마음이 넉넉해지는 금요일 저녁, 일주일 내내 바쁘다는 핑계로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시’를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가족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가족에게 듣고 싶은 시’를 선별하였다. 장석주, 김용택, 이성복, 김소월, 문정희, 마종기, 유안진, 정채봉, 정호승, 이해인, 서정주 등 한국 대표시인이 선사하는 50편의 감동적인 시가 가족에게 표현하지 못한 마음과 위로의 말을 전한다. 이 시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은 삶 속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가족에 대한 감정을 절묘한 시어로 포착해낸 배려와 응원의 이야기이다. 시 속에서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 아내, 남편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은 우리가 만드는 첫 번째 세상 가족도 가족이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가족도 가족이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엄마, 아빠, 우리 딸, 우리 아들! 이 말들 속에는 우리가 사랑하며 살았다는 증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리가 처음으로 만든 세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난생처음인 관계를 시행착오를 통해 겪어간다. 기쁨과 아픔, 행복함과 미안함의 시간 속에서. 시간이 흘러 자식들은 부모에 대한 감정적 전환을 부닥뜨리게 된다. 장석주 시인의 말을 빌려 표현하면 내 가족이 ‘환멸의 문장’이었다가 어느새 ‘비를 맞고 서 있는’ 연민의 문장으로 변하는 순간을 온몸으로 느끼는 때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철드는 순간, 나만 생각하며 살던 시절을 벗는 순간이다. 어제까지 보이지 않던 아버지의 흰머리가 갑자기 많아 보이고, 어머니의 얼굴에 난 주름이 더 깊어 보일 때, 이런저런 단어로 형용키 어려운 감정 속에서 부모님이 초라해 보일 때, 우리는 이 시와 에세이를 의지하듯 꺼내 볼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과 그 사랑을 깨닫는 것 사이에 긴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뒤늦은 후회 속에서도 묘한 위안을 얻는다. 그것은 세상에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몇 번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담금질 된 이 시어들이 우리 마음에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연유다. 詩와 함께하는 가족의 행복연습 우리의 괴로움이 ‘혼자 지는 등짐’이 아닌 ‘함께 맞는 비’와 같기를 바란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가족을 테마로 한 시를 모으며 새삼 시의 효용에 대해 느꼈다고 고백한다. ‘행복 연습’의 매개로 시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 활용의 지점이 적확하게 주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을 이루어 살며 기쁘고 아프고 행복할 때, 사랑과 배려, 온정과 응원의 말을 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50편의 시를 통해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다. 가족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통찰의 깊이와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합리와 효율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사랑과 정을 나누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이 당연한 말이 새삼 신선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은 우리가 가족을 오래 잊고 살았던 이유 때문일 것이며, 이 사회에는 웃음이 넘치는 가정 못지않게 원망과 눈물범벅인 가정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이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생을 버티게 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기억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지금 행복을 연습하고 사랑하라!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을, “발끝에서 타고 올라와 가슴에서 쾅하고 울려오는 그 말”을 하라!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이”에게 삶 속의 돌다리 같은 말을 하라! 이 에세이는 바로 그 힘을 준다. 시의 힘을 빌려서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그리고 깨닫게 한다. 우리는 가족을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