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길에서 태어나다
2. 어머니의 불명예스러운 결혼 3.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나다 4.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다 5. 위대한 영에게 기도를 올리다 6. 옛날 이야기를 듣다 7. 남동생이 태어나다 8. ‘사랑받는 아이’로 선택되다 9. 오빠의 위업 10. 젊고 잘생긴 노랫꾼에게 마음을 뺏기다 11. 몰래 사랑을 전하다 12. 혼령 모시기 의식을 치르다 13. 명예롭게 ‘팔려서’ 시집가다 14. 향수병에 걸리다 15. 시댁 부락에 죽음의 손길이 덮치다 16. 소중한 이들을 잃다 17. 고향으로 돌아오다 이 책의 발간에 부쳐 엘라 들로리아의 간략한 생애 작품 해제 |
Ella Cara Deloria
권민정의 다른 상품
|
수련은 야영촌이 이동하는 도중 길에서 태어난다. 어머니 파랑새는 어릴 적 적대 부족의 습격으로 할머니와 단둘만 살아남았는데, 다른 야영촌 사람들에게 구조되어 그곳에 정착해 아버지 별 큰사슴과 결혼한다. 아버지 별 큰사슴은 무능한데다 비뚤어진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수련이 태어난 직후 사람들 앞에서 어머니를 공개적으로 모욕하고는 가족을 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아버지가 사라진 뒤 수련의 가족은 어머니의 고향 부락으로 돌아가게 되고, 어머니는 새 아버지 무지개와 재혼한다. 새롭게 맞이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아름답고 정숙한 처녀로, 또 진정한 다코타인으로 성장해간다. 그러던 어느 해 가족과 함께 다른 야영촌으로 여행을 떠난 수련은 태양춤 의식을 구경하던 중 노래패를 이끄는 젊고 잘생긴 청년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몰래 물통을 건네며 사랑을 전하지만 수련은 끝내 그 청년 앞에 나서지 못하고, 정숙치 못한 짓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죄책감에 빠져든다. 그리고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멀고 낯선 부락으로 명예롭게 ‘팔려서’ 시집을 가게 되는데…… |
|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을 찾아서
『수련』은 무엇보다도 편안하고 따뜻한 소설이다. 소설의 어조나 분위기가 그러하고, 특히나 소설에서 생생히 묘사되고 있는 다코타족의 세계 자체가 그러하다. 수련이 태어나 자라나는 다코타족 사회는, 저자의 표현대로 “불화를 최소화하고 온정을 최대화하는” 사회다. 그리고 “증오의 불을 끄고 온정을 지키는 수단으로 인간의 친척 관계보다 더 강력한 것은 없다”고, 그래서 “모든 이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신의를 지키는 일에 충실하다면 삶은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회다. 실제로 수련은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로 맞이한 가족들의 크나큰 사랑과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하는데, 이는 가족을 포함한 친척 간의 도리와 신의, 존중, 애정을 몸과 마음으로 직접 누리면서 익혀나가는 과정이나 다름없다. 그러하기에 사랑이 좌절당하고 죽음과 이별의 시련이 닥쳐도, 수련은 한결같이 가족과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고, 또 그 품속에서 위안과 평화를 찾는다. 온정과 믿음을 다하여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고, 인간의 모습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대하고, “다른 사람한테 주지 못할 만큼 좋은 물건은 세상에 없다”고 단언하며 아낌없이 나누고 베푸는 사람들. 친척을 죽인 사람을 오히려 친척으로 맞아들이고, 전염병이 도는데도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며 병자의 격리를 거부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 넉넉하고도 아름다운 마음의 풍요가 속도와 경쟁, 소유와 축적의 욕망에 사로잡혀 메마르고 파편화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영혼을 울린다. 바로 이런 점에서 수련이 돌아가 안기는 고향은 언젠가는 되찾아야 할 잃어버린 우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듯 생생한 묘사로 담아낸 다코타족의 일상생활 인디언의 혈통을 타고나 보호구역에서 성장한 이 소설의 저자 엘라 카라 들로리아는, 인디언 문화의 전승과 보존, 전파에 일생을 바친 인물이다. 미국 인류학의 시조라 불리는 프란츠 보아스 및 그의 제자 루스 베네딕트와의 공동 연구는 그녀에게 자기 종족의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을 심어주었다.(특히 루스 베네딕트의 권유와 조언은 소설 『수련』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렇듯 『수련』은 자신의 뿌리와 전통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저자에 의해 씌어졌기에 뛰어난 사실성을 자랑한다. 티피 구석구석에서부터 옷차림과 먹거리, 심지어 몸짓이나 어투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도 허투루 묘사되는 것이 없다. 소설 속의 인물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잔치나 의식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듯한 이 생생함이 감동과 흡인력을 더해준다. 한편 이 소설의 주인공이 평범한 인물, 특히 여성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그간 인디언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부분 전사나 주술사, 현자 등을, 그것도 남성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덕분에 인디언의 세계는 다소 신비화되거나, 비운의 종족으로 정형화되기 일쑤였다. 『수련』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아메리칸인디언의 일상생활을 눈에 보이듯 생생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