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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
王文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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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둘 다 외로운 영혼이야. 필요한 것은 그냥 다른 한 사람의 체온일 뿐. 우리는 사랑한테서 버림받은 유급생이야. 지금은 그냥 단순히 깨어났을 때 누군가 옆에 있기만을 갈망할 뿐이야. 추운 밤 나는 그와 같은 이불 속에서 내 종아리에 그의 다리털을 비비고 싶어. 나는 언제나 그의 가슴에 비스듬히 얼굴을 대고 누워, 안정감과 믿음을 주는 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어. 꿈속에서 난 더 이상 외로운 섬이 아니고, 부슬부슬 쉬지 않고 내리는 비에 젖은 내 마음을 태양이 처음으로 환하게 비춰. 그렇게 누운 채로 늙어 죽는 상상을 해. 비록 내일이 오면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가겠지만 말이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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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나 파리, 서울이나 동경과 별 다른 바 없이 뒤죽박죽인 대도시 타이베이, 그 한복판에서 파울리나와 쟈쟈, 두 주인공이 풀어내는 성과 사랑, 그리고 결혼에 대한 발칙하고 살벌한 수다!
왕원화의《단백질 소녀_두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여자들이 주인공이다 왕원화는 전업 작가가 아니다. 그는 소설가라는 이름 외에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직장인으로 생활해나가면서 부딪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작품을 만들어낸다. 왕원화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일이 없었다면 내 소설도 없다. 나는 보통사람들과 같은 리듬 속에서 산다. 글은 내 취미고, 만약 글 쓰는 일이 직업이 된다면 나는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서 우리는 나와 너의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감정이 이입되어 마음이 움직이나 보다. 앙큼한 여자들이 들려주는 엉큼한 남자들의 속내 두 여자의 섹시하면서도 순진하고, 유쾌하면서도 쓸쓸한 남성 편력기! 《단백질 소녀_두 번째 이야기》의 화자話者 파울리나와 쟈쟈는 모두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게다가 좋은 직업마저 가지고 있는 여성들. 파울리나는 첫사랑과 첫 결혼에 실패한 후, 진실한 사랑 따위는 믿지 않으며 하룻밤의 쾌락을 찾아 끊임없이 떠돈다. 남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대로 무너진 그녀는 여리고 시린 가슴을 남자와의 쿨하고 대담한 사랑놀이로 달래보려고 매일매일 남자 사냥에 나서서고 그녀의 몸은 황폐한 '공용지'로 전락한다. 남자는 하룻밤 즐길 수 있는 여자를 찾고, 여자 역시 괜찮은 상대를 물색하려는 시도가 난무하는 인육시장의 한가운데 서 있는 파울리나지만, 그녀 역시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진실한 사랑을 찾고 평생을 함께할 남자를 만나고 싶은 바람을 담고 있다. 파울리나의 친구 쟈쟈는 오랜 기간 연애를 한 남자와 결혼에 이르지만,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의 부정을 목격하고는 이혼을 한다. 이혼 후에 파울리나와 어울려 다니며 여러 남자를 만나지만 파울리나와는 달리 하룻밤의 스침이 아닌,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를 진실한 사랑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굳건한 인연을 만나고자 애쓴다. 쟈쟈는 얼핏 파울리나라는 캐릭터보다 덜 현실적이고 순진하며 남녀 관계에 대한 핑크빛 환상을 지닌 듯이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현명한 판단으로 파울리나에게 도움을 준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은 다르지만 진실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은 같은, 두 여자는 사랑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을 고수한 채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조언을 구하고 설전을 벌이고 서로를 설득하고 다독인다. 그녀들에게 포착되어 분석되는 '남자'는 이미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속물적이며 이기적이다. 그녀들은 끊임없이 남자를 만나고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지만, 결국 홀로서서 더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 언제가 만나게 될 그 사람을 기다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왕원화의 책 속에는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남녀관계가 등장한다. 그런데 대부분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관계가 아닌 매우 현실적이고, 가면을 벗겨버린 실체 그대로를 그린다. 작가는 남자들의 음흉하고 이기적인 속내와 행태들 여자들의 가식적이면서 뻔뻔한 모습들을 재기발랄하게 포착하고 묘사해, 읽는 이로 하여금 '맞아, 내가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어' 또는 '그때 그(녀)가 보인 행동이 사실은 이런 뜻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 슬그머니 웃음 짓거나 아니면 얼굴 빨게 지게 한다. 그만큼 왕원화의 소설은 약간은 불편한 진실들을 알려주지만 그게 진실에 가깝기에 그의 발칙한 도발도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또한 작가의 인간에 대한 시선 자체가 따뜻하기 때문에 그가 아무리 시니컬하게 꼬집어 대더라도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오래된 친구와 볕 좋은 카페에 앉아 실컷 수다를 떤 것 같은 후련함과 서로 충분히 소통했음을 느낄 수 있다. 사랑 혹은 결혼을 시작하고 싶은 당신, 사랑 혹은 결혼에 몸살을 앓고 있는 당신, 사랑 혹은 결혼에 몸살을 앓고 있는 당신, 사랑 혹은 결혼의 상처에 가슴을 쥐어뜯고 있는 당신, 그리고 이제는 사랑이 무엇인지도 가물가물 잊어가는 당신, 그 당신들과 우리들에게 《단백질 소녀》시리즈는 불친절하고 불편하긴 하지만, 가장 적절한 가이드북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