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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ㅣ 중국의 담 속으로 들어가면서
1장. 담을 쌓는 13억의 지략가들 담장_폐쇄적 속성을 가진 중국 역사와 문화의 상징 안팎으로 겹겹이 둘러쳐진 담장들 중국 담 안에 가둬지는 고구려 만리장성으로 귀결된 담장 문화 사람 사이에도 담이 있다 바둑과 마작_중국인들의 의식에 자리 잡은 권모술수의 상징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중국인들 중상과 모략의 일상화 도박과 함께 머리싸움을 즐기는 사람들 내 발에 신발을 맞춘다_시간적, 물리적으로 유구하고 방대한 대(對) 자연 투쟁사 자연에 거는 인간의 싸움 인위적이기만 한 거대 공정 "일단 만들고 보자" 민족 통합도 맞춤형 그들의 天下_중국이 주변 여러 나라를 통합하는 기제의 핵심 "내 안에 들어오면 모두 내 것" 문화 포용에서 민족 통합까지 가능케 한 '천하' '천하'라는 관념의 함정 2장. 중국의 두 얼굴, 공자와 노자 빽빽한 네모 집합_질서와 위계, 반듯한 구획과 영역 의식, 숨 막힐 듯한 형식미의 근간 '자리'와 '질서' 팔고와 종법 그리고 중국 정치 움직이기 힘들지만 견고한 구조 돌고 돌아라, 동그라미_변칙과 임기응변, 융통성에 능한 중국인들의 근간 변칙과 변통에 입각한 임기응변의 문화 늘 변화하는 것들 속에서 깨우친 삶의 방식 외면은 네모, 내면 질서는 동그라미 유가와 도가_중국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두 사상 두 얼굴의 중국인 한 몸 이룬 두 성인(聖人) 때론 유교, 때론 도교 3장. 현세적 가치에 집착하는 사람들 자판기 없는 거리_중국 사람들의 현세적인 가치관이 엿보이는 상징물 난세 속의 현금 신이 된 중국 남자들 종교도 돈이 우선이다 난세에 우는 사람들 중국인은 솔로이스트_단체에 앞서는 개인의 우월적 지위 혼자일 때는 용, 여럿이 모이면 한 마리 벌레 합주보다는 독주, 하모니보다는 나 홀로 팀플레이보다는 개인기에 기대는 중국 축구 중국의 문명성과 개인 흑과 백은 동등하다_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중국식 실용주의 흑과 백의 조율 마오쩌둥과 실사구시 빼어난 현실주의자 덩샤오핑 고름이 터져야 칼을 드는 중국 사회 회색 언어, 회색 사고_중국인과 중국 문화의 현실 지향적이면서도 과도한 계산성 중용의 道, 중용의 術 회색의 울타리에 갇힌 언어 습관들 회색의 정체는 '셈' 따져보고 저울질하는 중국인 4장. 江湖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회관과 회소_넓은 땅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적 차이와 그로 인해 생겨난 지역주의 고향의 힘, 회관과 회소 다양한 혈연, 언어, 문화가 지역주의로 부활하는 지역 전통 집과 혈연, 그리고 패밀리_개혁 개방의 여파로 단위가 해체되면서 부활하는 '내 혈통 찾기' 곳곳에 다시 세워지는 가족 사당 가족 집단에 의한 배타적 구조 타파가 과제 내가 너를 친다_늘 조용한 듯 보이는 중국, 그 문화의 이면에 숨은 상잔의 속성 계투로 다져진 중국인의 경쟁심 피를 부르는 중국인의 싸움 홍위병의 과도한 폭력성의 원인 권력 투쟁과 계투 연_ "중국 민초들의 답답함과 슬픔을 훨훨 날려다오!" 슬픈 민초의 삶 상팡 유민 관료 권력에 거주지 밖으로 튕겨 나간 사람들 연에 실어 보내는 설움 ◎ 글을 닫으며 거대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이해의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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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의 기능이 안을 철저하게 가리는 것이라면 중국인들은 마음속에도 겹겹이 담을 쌓아놓고 사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 한 한국 기업인은 "물건을 파는 중국인은 상대방에게 '당신 얼마 내겠소?'라고 먼저 묻는 게 특징"이라고 말한다. 중국에는 상품을 팔 때 제시하는 가격표 격의 오퍼 시트(offer sheet)가 전혀 없을 정도라고 했다. 처음부터 판매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를 먼저 타진하는 것이다. 물건을 살 사람이 먼저 가격을 부르게 해놓고 파는 사람 자신의 속내는 서서히 풀어놓는 식이다.
--- p.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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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개개인을 만나면서 '이 사람이 유교적일까 도교적일까'라는 물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개개인에 따라 그 사람이 자라온 지역의 관습과 가정 수준에 따라 정말 다양하게 드러나는 천차만별의 세계다. 그보다는 네모의 유교와 동그라미의 도교가 고루 교차해 나타나는 영역에 주목하자.
--- p.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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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의 지략가들, 담장 안에 무엇을 품었는가?
"3리마다 성(城)이요, 5리마다 곽(郭)이다." 연암 박지원이 1780년, 사절을 따라 중국을 방문했을 때 던진 말이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인의 담'이었다. 만리장성의 산해관에 이르러서는 그 견고함에 찬탄을 금치 못했고, 베이징에서는 "왜 마을에도 이런 성을 쌓아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중국을 관찰하는 연암 선생의 눈에 겹겹이 둘러쳐진 중국인의 담은 의문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 담이 중국 사회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이제, 227년 된 조선 지식인의 물음에 답할 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중국의 경제 성장은 괄목할 만 하다. 재미있는 것은 그 양상이 80년대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우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서운 속도로 커가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갈팡질팡 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고구려사 왜곡 같은 패권주의라는 얼굴을 또다시 들이밀지도 모른다.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안다고 하는 것들이 과연 믿을 만한 것인가? 우리가 '만만디(慢慢地)'라고 일컫는 중국인에 대한 해묵은 인상들은 아직도 유효한가? 담장 안을 엿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담이 있다] 역사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 중국인들도 담을 좋아한다. 호화 아파트의 첫 번째 조건은 '바오안(保安)'이다. 주변과의 확실한 격리를 위한 높은 담장과 보안시설, 풍부한 경비력이 최우선이다. 사무실 배치에도 담장 문화의 특징이 배어 있다. 일어서면 바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우리네 사무실의 파티션(가리개)과 달리 까치발을 해야만 겨우 옆을 넘어 볼 수 있다. 업무 방식 또한 꼭 필요한 사항 외에는 상사에게 알리지 않고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담은 중국인들의 폐쇄성과 개인주의의 근원을 알 수 있는 상징이다. [머리 싸움을 즐긴다] 마작, 바둑과 같은 게임과 도박을 즐기는 중국인들은 모략(謀略)에 강하다. 중국인들에게 모략은 승부를 위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동원하는 당당한 수단이다. 이러한 문화의 총화는 《손자병법》이다. 중국 전쟁사를 훑어보면 우직하고 미련한 싸움은 별로 없다. 상황에 맞게 권변(權變)을 적절히 소화해 상대와 적을 제압한다. 겉으로 나타나는 느릿느릿함 속에 숨어 있는 예리한 관찰력과 술수 구성력을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외면은 네모, 내면 질서는 동그라미] 중국 문화에는 네모와 동그라미가 동시에 존재한다. 네모는 현실의 질서 체계를 중시하는 유가문화이고, 동그라미는 도가적 상상력의 소산이다. 어느 때는 네모가 나서서 원칙과 질서를 얘기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동그라미가 나서서 무한한 변통과 원활함을 만들어낸다. 네모와 동그라미가 현실적인 상황에 따라 늘 바뀌면서 등장해 상대를 혼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인의 진짜 얼굴을 간파할 수 없게 만든다. [모호한 말 속에서 계산한다] 중국어 표현에 '하이싱(還行)'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괜찮다'라는 뜻이다. 좋고 나쁨을 평가해보라는 주문에 중국인들은 대개 '하이싱'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한국인은 '도대체 좋다는 거냐, 나쁘다는 거냐'고 다그쳐 묻는다. 그래도 중국인들은 그저 웃으면서 '하이싱'이라고 답한다. 이는 옳고 그름, 맞고 틀림, 좋고 나쁨을 대답하기 전에 먼저 상황을 살피기 위함이다. 돌고 도는 세상, 좋고 나쁨은 현재 상황에 비추어 세밀하게 따져보고 최후에 판단한다는 현실주의적 처세술이 체질화된 것이다. 중국은 한 국가가 아니라 매우 오래 지속된 문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인이 만들어내는 문화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가치 판단을 앞세울 경우 우리에게는 그를 객관적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는다. 그러니 몇 가지 인상과 체험으로 중국을 재단하는 것을 삼가야 할 것이다. '떠오르는 거대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중국인들의 담장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