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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과 슬픔은 다른 거야?”
“물론 다르지.” “어떻게 다른데?” “글쎄…… 내가 생각하기에 슬픔은 마음 안에서 생기는 물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반면 아픔은 마음 바깥에서 오는 것이라 틀림없이 원망스러운 대상이었을 거야.” “그럼…… 우리 형은?” “아픈 것이겠지. 누군가에게서 받은 큰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고 마음에 남아 있을 거야.” “어떻게 하면 형의 아픈 마음이 나을 수 있어?” “마음의 상처는 잘 낫지 않지만, 음…… 마음에 담겨 있는 아픔들을 용서할 수 있을 때가 아닐까? 네 형은 아마도 마음속의 상처를 혼자서 지켜보기도 하고 어루만지기도 하면서 지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일 거야.” ---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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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버스와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한 섬마을에 ‘견우’라는 한 아이가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미안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형과 엄마처럼 집안일을 돌보는 누나가 있었다. 그런데 그의 형은 바다가 보이는 부둣가에 나가 바보처럼 멍하니 앉아 있는 날이 많았다.
형은 수년 전 ‘광주’라는 도시로 나가 공부를 하는 중에 그곳에서 내가 잘 모르는 일을 겪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형을 두고 동네 어른들은 “야물던 놈이 어쩌다 저리 됐을까” 하며 혀를 찼다. 견우는 과거에 형이 가르쳐준 ‘따오기’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뒷산에서 먼 바다와 노을을 보았다. 그리고 이제 견우 자신도 형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데 익숙해졌다. 아버지는 왜 형을 찾으러 가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 견우는 아버지가 보고 싶어지는 날엔 마을 전체가 보이는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던 어느 날 견우가 앉아 있던 펑퍼짐한 바위가 아버지를 기다리는 견우에게 말을 걸어왔다. 왜 내 곁에 있는 것들은 모두 떠나는 걸까? 바위는 ‘악기처럼’ 마음에 ‘울림의 공간’이 있는 사람하고는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아주 먼 별에서 왔다고 했다. 바위는 이제 견우의 친구가 되어서 견우와 할머니와 누렁이와 아버지에 대한 오래된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 견우의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었다. 바위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견우에게 말했다. “눈물은 꼭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흘리는 것은 아니야. 눈물이 날 때 참지 않는 것도 괜찮아. 눈물은 때론 그 사람의 영혼을 맑게 깨우기도 하니까.” 또 마음이 아픈 형에 대해서는 “네 형이 뭔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늘 부둣가에 나가는 것도 꿈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일 거야.” 라고 말했다. 견우는 이제 바위의 조그만 틈에서 자라는 어린소나무를 바라보면서 바위가 껴안고 살아가는 아픔과 슬픔에 대해서도 천천히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