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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중음악
민스트럴시부터 힙합까지, 200년의 연대기 반양장
김영대
한울 2015.08.20.
베스트
대중음악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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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1 대중음악의 주제와 흐름
02 After the Ball: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대중음악
03 천연두처럼 전염되는 음악: 댄스음악과 재즈(1917~1935)
04 I Got Rhythm: 틴 팬 앨리 음악의 황금기
05 St. Louis Blues: 레이스 레코드와 힐빌리 음악
06 In the Mood: 스윙 시대(1935~1945)
07 Choo Choo Ch’ Boogie: 제2차 세계대전 이후(1946~1954)
08 Rock Around the Clock: 로큰롤(1954~1959)
09 Good Vibrations: 미국 대중음악과 브리티시 인베이전, 1960년대
10 Blowin’ in the Wind: 컨트리, 소울, 어번 포크, 록의 등장, 1960년대
11 1970년대: 록 음악, 디스코, 그리고 팝의 주류
12 아웃사이더의 음악: 프로그레시브 컨트리, 레게, 살사, 펑크, 훵크, 랩
13 1980년대: 디지털 테크놀로지, MTV, 그리고 팝 음악의 주류
14 Smells Like Teen Spirit: 힙합, ‘대안적’ 음악, 연예 산업
15 결론

저자 소개 1

Youngdae Kim

음악평론가. 미국 워싱턴대학 음악인류학 박사. [뉴욕매거진], MTV, [롤링스톤], [한겨레], [시사저널] 등에 음악평론을 기고했고, NPR, NBC, 워싱턴포스트, 아사히 방송에 출연해 K팝 현상을 소개했다. MAMA 어워드·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을 지냈다. 저서로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BTS: The Review』, [K컬처 트렌드 2025] 등이 있다. 2025월 12월 24일 48세를 일기로 영면하였다.

김영대의 다른 상품

저자 : 래리 스타(Larry Starr)
미국의 음악학자다. UC 버클리(UC Berkeley)에서 버르토크 벨러(Barto?k Be?la)의 미크로코스모스(Mikrokosmos)를 분석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 클래식, 뮤지컬, 틴 팬 앨리, 로큰롤 등 20세기 미국 음악을 광범위하게 연구했고, 특히 찰스 아이브스(Charles Ives)와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 에런 코플런드(Aaron Copland) 등 현대 미국 음악 작곡가들에 관한 연구는 그 탁월함을 널리 인정받는다. 1977년부터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크리스토퍼 워터먼(Christopher Waterman)
미국의 음악인류학자다. 버클리 음악대학(Berklee College of Music)에서 작곡과 베이스 연주를 전공했고, 일리노이 주립대학(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서 나이지리아 대중음악인 주주(Ju?ju?)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프리카 민속음악과 대중음악의 권위자인 그는 오랜 세월 직접 연주 활동을 해온 베이스 연주자이기도 하다. 워싱턴 대학교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UCLA 예술?건축 대학(School of the Arts and Architecture)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역자 : 조일동
한양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헤비메탈과 블루스에 깊이 빠져들면서 음악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소위 ‘병맛’ 영화들을 보며 영화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며, 웹진 ≪음악취향Y≫의 편집장이자 팟캐스트 ≪딴지 영진공≫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한양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경기대학교 등에서 ‘문화와 영상’, ‘일상음악의 인류학’ 등을 강의했고, 현재 한양대학교 글로벌다문화연구원에서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주민들의 초국적 문화 실천과 행위를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20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648쪽 | 153*224*35mm
ISBN13
9788946060272

책 속으로

현재 우리가 ‘미국산’이라고 알고 있는 대중음악도 이와 비슷하게 수입된 전통을 받아들여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전통은 크게 세 가지 주요한 ‘흐름’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바로 유럽계 미국 음악, 아프리카계 미국 음악, 라틴아메리카 음악이 그것이다. 이 각각의 흐름은 여러 가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이끌어냈으며, 그들 상호 간에도 나름의 영향을 주고받았다. --- p.32

유럽인들의 눈에 독특한 ‘미국’ 음악이라고 인지된 최초의 장르는 바로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라고 불리는 극장식 연예 예술이었다. 민스트럴은 주로 백인 연주자들이 인위적으로 자신의 피부에 검은색을 칠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음악, 춤, 옷, 방언 등을 패러디함으로써 이뤄지는 공연 예술의 한 가지다. 오늘날 사람들은 민스트럴시를 보며 당황하고 분노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민스트럴시를 단순히 백인의 인종차별적 행위로 읽어내는 것은, 다양한 대중과 시대가 함께 얽혀 만들어낸 이 대중 예술의 함의를 너무도 단순하게 규정하는 것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민스트럴 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 미국 대중음악의 향후 발전 과정과 단계에 대해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 p.46

1920년대는 미국 대중문화의 발달에서 결정적인 시기다. 먼저 독립과 자유로운 이동의 대표적 상징물이던 자가용을 수백만 명이 넘는 가구에서 소유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부유층의 독점적 권리로 통하던 전화 역시 중산층 가정에까지 진출했다. 포노그래프와 라디오, 할리우드 영화, 타블로이드 신문은 미국 전역의 대중문화를 하나로 만들기 시작했다. 신세대 인기 연예인들은 대도시는 물론 소도시, 시골 마을 주거지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 걸쳐 자신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친근하게 알리기 시작했다. 미국 연예 산업의 기본적 틀이 이 시기를 통해 비로소 모양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 p.78

음반 산업계가 재즈로 명명했던 음악이 비록 뉴올리언스의 연주자가 개척한 즉흥적이고 ‘뜨거운’ 음악의 순화된 버전이었는데도, 몇몇 정치권 인사나 종교 권위자는 백인 젊은이를 대상으로 재즈가 끼친 영향을 맹렬히 비난하기에 바빴다. 이들은 재즈를 정신박약, 범죄, 부도덕 등과 광범위하게 관련지었고, 국가적 타락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여긴 이민자나 다른 인종과의 성행위 등에 노골적으로 연관시켰다. …… 이 다양한 소재를 놀라울 정도의 상상력으로 엮어낸 하나의 예로 1934년 ≪타임스≫에 실린 한 권위 있는 종교인의 글을 들 수 있는데, 그는 “재즈는 미국 내 부유한 볼셰비키주의자들이 중부 아프리카에서 빌려온 음악으로, 그들의 목적은 전 세계에 걸쳐 기독교 문명을 공격하는 데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pp.106-107

여느 대중음악이 그렇듯 스윙도 여러 종류의 정치적 문제와 결부되었다. 몇몇 좌익 운동가는 스윙 음악을 인종적 민주주의의 이상적인 구현이자 노동계급 공통의 관심사로 보았다. 다른 좌파는 스윙 음악의 큰 인기와 팬들의 열정을 전체주의의 조짐으로 여기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보수주의 논객은 스윙을 1910년대와 1920년대의 래그타임과 재즈 광란이 만들어낸 도덕적 타락의 맹아이자 강화라며 매도했다. 한 권위 있는 정신과 의사는 늘어나는 성범죄의 원흉으로 스윙을 꼽았는가 하면, 다른 의사는 토미 도시의 음반을 원숭이와 고릴라에게 들려주는 실험에서 원숭이는 스윙을 즐기는 반면 나무 위가 아닌 주로 지상에서 생활하는 고릴라는 스윙을 즐기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 p.174

로큰롤의 등장은 문화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가 있다. 그 중요성 때문에 로큰롤이라는 장르를 신화화하거나 장르에 대한 흔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다음의 문제를 한번 곱씹어보자. 우선, 로큰롤은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 혹은 단일한 스타일의 음악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로큰롤은 젊은 세대를 주 향유층으로 공략했던 최초의 대중음악 장르가 아니라는 것이다. 셋째, 로큰롤이 미국 대중음악 역사상 백인과 흑인이 함께 어우러져 즐겼던 최초의 장르가 아니라는 것이다. ‘로큰롤’이라는 단어는 애초에 ‘틴 팬 앨리’, ‘힐빌리 음악’, ‘R&B’와 같이 철저히 상업적이며, 단지 마케팅 방편으로 새로운 음악 팬을 겨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에 지나지 않았다. --- p.266

[Johnny B. Goode]이라는 단 한 곡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고 영감을 얻었을지 실질적으로 가늠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하지만 척 베리의 음악과 연주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 1960년대와 그 이후의 록 음악계에서도 가장 위대한 이름으로 기록된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세 가지 다른 중요한 측면에서 중요도가 있는 동시대 유일의 뮤지션이다. 첫째로, 그는 매우 영리하고 빼어난 작사가?작곡가였다. 또한 둘째로, 그는 훌륭한 로큰롤 보컬리스트였다. 그리고 셋째로, 무엇보다도 그는 선구적인 기타리스트였다. 그는대중적인 열광은 오히려 동시대의 엘비스 프레슬리에게로 쏠렸지만, 뮤지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단 한 명의 로큰롤 개척자라는 호칭은 척 베리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 p.287

[Don’t Be Cruel]의 B 사이드에는 [Hound Dog]의 커버 버전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이는 원래 1953년에 빅 마마 손턴이 불러 R&B 차트에서 크게 히트를 친 곡이었다. RCA 빅터사에서 녹음한 [Hound Dog]의 커버 버전과 엘비스의 활동 초기에 선 레코드사에서 녹음한 R&B곡 [Mystery Train]을 비교해보면 그의 주류 이미지가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왔는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로커빌리곡 [Mystery Train]이 원곡인 주니어 파커의 버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빠르고 더 느슨하고 거칠게 마무리된 데 반해, [Hound Dog]의 경우는 이른바 날카로운 이빨을 잃어버린 셈이었는데, 이는 원곡 가사를 순화한 결과였다. 빅 마마 손턴의 원곡은 그야말로 성적 은유로 가득 차 있으며, ‘사냥개’라는 단어는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비유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p.295

이 책에서 우리가 비틀스와 그들의 음악을 이처럼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쉽게 말해 미국 대중음악 역사에 끼친 그들의 대중적 영향력과 독창성이 감히 측정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비틀스는 1960년대 미국 팝 문화의 가장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심지어 브라이언 윌슨도 자신의 혁신적인 팝 음악의 제작에서 가장 주요한 라이벌로 비틀스를 꼽았고, 모타운의 템테이션스 역시 [Ball of Confusion]에서 “비틀스의 새 앨범은 정말 흥미로워!(The Beatles’ new records’ a gas)!”라며 그들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비틀스는 미국 대중음악의 역사의 핵심적인 부분이며, 다시 말해 비틀스의 미국 상륙과 함께 미국 팝의 역사는 불가피하게 국제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 p.342

[Be My Baby]는 필 스펙터의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로, 지금도 흘러간 음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소개되는 곡 중 하나다. 전체 오케스트라의 현악 편성과 피아노, 리듬 악기의 배열, 리드 보컬 뒤를 받치는 백그라운드 보컬 등 이 노래는 한편으로 호사스러운 ‘틴에이지 심포니’이면서 스펙터 특유의 ‘월 오브 사운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좋은 예다. 이 녹음에 개인적이고 지속적인 특성을 부여하는 것은 분명 편곡과 프로듀싱이다. 음악적으로 본다면 이 곡 자체는 로맨틱한 감정을 명료한 버스-코러스 형식에 효과적으로 담아낸 단순한 곡이다. 하지만 듣는 이들은 이 곡의 첫 번째 리듬 패턴, 바로 그 공격적이고 독창적인 솔로 드럼의 시작에서부터 곡의 독특한 매력에 즉시 매료된다[이 멋진 효과는 노래의 코러스가 마지막으로 반복되기 바로 전에 예상을 깨고 다시 등장하는데, ‘월 오브 사운드(소리의 벽)’에 갑자기 생긴 이러한 균열은 대단히 폭발적인 효과를 만든다]. --- p.320

1962년 레이 찰스는 콘셉트 앨범 ≪Modern Sounds in Country and Western Music≫으로 그의 스타일 범주를 더욱 넓혔는데, 이 작품은 미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하나의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찰스가 음반사에 컨트리 음악으로만 이루어진 음반을 만들겠다고 처음 이야기했을 때, 이 프로젝트는 심지어 “레이의 허튼짓”이라고까지 조롱받았다고 전해진다. 음반사로서는 이 프로젝트가 찰스의 모든 팬을 다 떠나보낼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찰스는 결코 배신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의 기존 팬을 지켜내는 동시에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그의 팬층을 한층 더 확대했다. …… 이 앨범은 극단적으로 다른 두 장르의 팬에게 호소하고 또 그들에게 도전하면서 미국 대중음악의 지도를 완전히 다시 그렸다. --- p.363

[Like a Rolling Stone]은 미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분수령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 중 하나다. 이 곡은 팝 음반을 만드는 데 주된 영향을 끼쳤던 요소, 즉 길이, 주제의식, 시어의 사용에 관한 모든 제한에 종언을 고했다. 딜런이 이 곡을 녹음하기 전에도 그런 한계에 도전한 가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집중적으로, 혹은 성공적으로 그 작업을 수행한 사례는 없었다. 이 곡의 엄청난 반향 이후 팝 음악의 모든 것은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 p.382

[Purple Haze]를 비롯해 지미 헨드릭스의 그 어떤 싱글도 R&B 차트에 흔적조차 남기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가 [Purple Haze]에서 그의 리듬앤블루스 본질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생각하면 대단히 상징적인 부분이다. 그는 어느 경우에도 싱글 아티스트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록 앨범을 음악적 계몽의 필수적 요소로 여기는 록 팬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헨드릭스를 새로운 종류의 크로스오버 록 아티스트로 만든 부분이었다. 그의 팬들은 그가 짧은 생애 동안 만들어낸 다섯 장의 앨범 모두를 톱10 안에 올리며 그에게 보답했다. --- p.402

팝 음악 청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잘게 세분화되어 있던 시기에 등장한 ≪Thriller≫는 대중음악 전반을 가로지르는 강렬한 호소력을 시연했고, 여전히 누구도 되풀이하지 못한 상업적 인기의 극한을 경험했다. 어떤 의미에서 잭슨은 모타운 시절 그의 보스였던 배리 고디 주니어(9장 참조)의 지향점을 모방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류 팝 시장의 중심을 공략할 아프리카계 미국인 기반의 팝 음악을 만드는 것이었다. 잭슨은 ≪Thriller≫를 통해 이 목표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방식으로 성취해냈고, 이는 1980년대 팝 음악의 주류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과 함께, 잭슨이 스스로를 의심할 바 없이 그 중심으로 위치시켰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 p.509

출판사 리뷰

음악을 듣는 데 지식은 왜 필요한가

비치 보이스의 리더인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 여정을 담은 영화 [러브 앤 머시]가 2015년 여름 개봉해 수많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 틈새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브라이언 윌슨과 비치 보이스의 음악이 많은 이에게 새삼 관심을 끌었다. 비치 보이스라는 이름에서 그들의 음악을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한국에게 도 많을 것이고, 안다 해도 [Surfin’ USA] 같은 이른바 서프 음악으로 한때 유명올리지그룹 정도로 기억하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려지듯이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이 걸었도 [S 여정은 결코 파도 좋은 캘리포니아 해변에만 머물지 않았으며, 오늘날 역사상 최고의 명반·명곡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Pet Sounds≫라는 음반과 [Good Vibrations]라는 곡으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이런 사실을 몰라도 우리의 음악 듣기에 장애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Pet Sounds≫라는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이라도 차분히 들어본다면, 그동안 ‘서핑 좋아하는 해변 소년들’이라는 고정관념에 갇혀서, 또는 아예 존재를 몰라서 이 음반을 재생 목록에 올릴 생각도 안 했던 지난 시간이 억울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얼핏 듣기에도 범상치 않은 [Good Vibrations]를 거기에서 시도된 혁신적인 음악 기법을 알고 다시 들어본다면 그 감흥의 깊이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음악을 듣는 데 지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식이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확장해줄 때가 있다. 이는 몰랐던 혹은 낯설었던 음악에 다가설 때만 적용되는 논리는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익숙하게 들어온 음악도 새로운 앎을 통해 미처 맛보지 못한 매력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 책 『미국 대중음악』이 기여하고자 하는 바 역시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잠시 눈길을 잡아끄는 가십이나 얕은 상식을 전하기보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농도 짙은 분석을 들려줌으로써 음악을 더욱더 제대로 즐기고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음악적 분석과 문화적 분석의 조화로운 만남이 만들어낸 독보적인 저작

누구나 알듯이 재즈, 블루스, 컨트리, 스윙, 포크, R&B, 로큰롤, 소울, 록, 디스코, 펑크, 힙합 등 우리가 익히 듣고 연주하는 대중음악 장르는 대개 미국을 발상 또는 발전의 근거지로 한다. 물론 이민자의 나라답게 미국 음악의 근원을 따지자면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등 이민자들의 고향까지 탐사할 준비를 해야 한다(실제로 이 책에서는 필요에 따라 이러한 지역의 음악적 특성까지도 다룬다). 이 책 『미국 대중음악』은 제목 그대로 미국이라는 공간에서 형성되어 발전된 대중음악을 다루지만, 그 음악이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음악 및 문화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자 이 책 전반에 깔린 대전제다.
어쨌든 오늘날 대중음악이라는 상위 범주를 말하는 데 미국 대중음악이라는 하위 범주를 비켜갈 수 없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음악 자체의 매력 때문이든, 막대한 상업적 힘 때문이든 간에 미국 대중음악이 오늘날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음악이자, 지금 우리 땅에서 만들어지는 음악과도 가장 깊고 광범위한 영향 관계를 맺고 있는 음악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 제목에 붙은 ‘미국’이라는 수식이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는 이가 있다면, 아마 이러한 연유에서일 것이다.
이 책은 19세기에 유행한 민스트럴시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음악적 장르부터 힙합, 얼터너티브 록 등 비교적 최신의 장르에 이르기까지 미국이라는 땅에서 대중음악이 밟아온 길을 연대순으로 차근차근 짚어본다. 이때 특히 저자의 접근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 중 한 명인 래리 스타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대중음악 연구의 대가로, 이 책을 통해 대중음악 형식과 스타일의 변천을 분석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선보인다. 그는 한 시대의 음악이 어떤 형식이나 스타일, 악곡 구조였다가 여러 가지 다른 환경에 의해 다른 시대에 다른 형태의 장르로 어떻게 변하고 발전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냄으로써 장르와 장르 간, 또는 곡과 곡 간 영향 관계와 차이, 그 변화 과정에 담긴 의미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또 다른 저자인 크리스토퍼 워터먼은 음악인류학자답게 여기에 문화사적 접근을 강화한다. 그는 주로 음악과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를테면 특정 인종, 민족, 문화, 성, 정체성 등의 요소가 음악과 어떤 식으로 만나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중음악을 추상적인 차원이 아니라 화성, 선율, 리듬, 가사 등 음악의 언어를 활용해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한편, 여기에 역사, 문화, 사회, 경제, 정치, 기술 발전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설득력을 더한다는 점이야말로 이 책이 지닌 가장 중요하고도 차별되는 강점이다. 책의 흐름이 장마다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접근 방법에 힘입은 바가 크다. 깊이 있는 접근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용되는 음악 전문용어나 설명의 배경이 되는 역사·문화에 관해서도 저자들은 기꺼이 지면을 할애해 친절하게 설명하며, 옮긴이들 또한 한국 독자의 시각에 맞춰 주석으로 상세히 보충함으로써 이해의 부담을 덜어준다.
책은 미국 대중음악의 다양한 스타일과 형식을 분류할 때 사용되는 용어와 표현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장르, 그리고 그 시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곡과 음악인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분히 분석해나간다. 이렇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 책은 19세기부터 21세기 초에 이르는 대중음악의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하나의 큰 줄기로 엮어낸다. 그 조각들 속에서 우리는 루이 암스트롱이나 행크 윌리엄스, 프랭크 시나트라, 밥 딜런, 레이 찰스, 지미 헨드릭스, 마이클 잭슨, 너바나 같은 낯익은 이름을 발견할 것이고, 찰리 패턴이나 로버트 존슨, 루스 브라운, 빌 헤일리, 팻시 클라인 같은 조금은 낯선 이들과도 만나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대중음악에 가해진 사회의 억압적 시선과 이에 맞선 반항과 일탈, 대중음악의 예술성과 상업성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 새로운 기술 도입을 둘러싼 논란, 주류 음악과 주변부 음악의 상호작용 등 한국 독자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 미국 땅에서도 그대로 펼쳐졌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내 인종적·정치적·종교적·성적 문제가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에 관해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맥락들을 미국인의 시점에서 서술된 예민한 지적을 통해 접하게 되기도 한다. 각 장에는 본문의 흐름에 맞춰 저자들이 엄선한 곡과 음악인에 관한 설명이 상자 글로 더해지는데, 이렇게 소개된 곡을 찾아 해설과 함께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듣기 훈련이자 미국 대중음악의 대륙을 횡단하는 듯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대중음악, 끝나지 않을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비치 보이스 이야기로 잠시 돌아가 보자. 비치 보이스가 ≪Pet Sounds≫라는 명반을 만들어내는 데는 또 다른 음반의 영향이 컸다. 다름 아니라 비틀스의 ≪Rubber Soul≫이 그것이다. 그런데 비치 보이스의 ≪Pet Sounds≫는 다시 비틀스에게 영감을 주어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가 탄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다시, 브라이언 윌슨은 이 세기적 명반에 큰 자극을 받아 더 위대한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그 결실을 제때 맺지는 못했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그렇게 끝나는 것일까? 아니, 그러한 혼종과 변화, 발전의 이야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미국 대중음악의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레 타다 보면, 앞으로 듣게 될 대중음악의 흐름까지 어느덧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에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아마 이 때문이리라.

추천평

음악을 듣고 느끼는 데 음악사 지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음악이 자리한 맥락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음악을 좀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 팝 음악이 수많은 음악적 자원을 흡수하면서 가지를 치고 뿌리를 넓혀온 역사를 다채로우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낸, 내가 아는 유일한 책이다. 팝 음악 전문가에게는 한층 수준 높은 비평적 안목을 줄 것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들에게는 즐겁고 흥미로운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팝 음악과 관련해 전문성과 교양성을 가장 행복하게 결합한 기념비적 저작이라 할 만하다.
- 김창남(성공회대학교 교수,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글쓴이들에게도 물론 그렇지만, 방대하고 압도적인 분량과 내용을 이렇게 꼼꼼하게 정리하고 풀어낸 옮긴이들에게 수고와 감사의 마음을 더한 박수부터 보내고 싶다. 대중음악 관계자나 평론가가 아닌 학자의 관점과 정리 방법을 볼 수 있다는 것부터 무척 흥미롭다. “대중음악을 공부하려면 어떤 책을 사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그럴 때마다 고민했던 것도 사실인데, 이제는 그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줄 수 있는 한글로 된 대중음악 책이 나와 반갑기까지 하다. 대중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모든 이의 시야와 지식을 넓혀줄 내용인지라, 일단 나부터 기꺼이 공부하듯 자주 꺼내보며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
- 성우진(음악평론가, 경인방송 [한밤의 음악여행 성우진입니다] PD 겸 DJ)

왜 우리는 ‘음악’을 이야기할 때 ‘음악의 언어’로 이야기하지 않을까? 왜 때때로 ‘음악’ 평론조차 음악 자체의 힘이 아니라 음악 바깥의 힘에 더 기대서 음악을 설명하려는 걸까? 매일 접하고 즐기고 선택하는 음악, 우리는 그 맛을 제대로 즐기고 있을까? 전문가부터 대중음악 애호가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예술 ‘음악’에 대한 깊이 있고 재미있는 완벽한 가이드.
- 유희열(음악가, 토이)

현대 대중음악의 중심축은 미국 대중음악이고, 대중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그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면 미국 대중음악과 그 역사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어떤 귀중한 책이나 자료라도 ‘필요하고 궁금해서’ 찾아 읽지 않는다면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다. 대중음악의 뿌리와 역사에 대한 필요와 갈증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당신이 음악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든 간에 이 책은 ‘당신의 음악’에 깊이와 진정성을 더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윤병주(음악가, Lowdown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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