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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오늘, 나는 더 행복하다
이상하다, 어른이 되니 더 재미있다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황금기 살면 살수록 중요한 ‘나와의 데이트’ 여자에게는 두 개의 방이 필요해 그래도 남는 건 여행이더라 내 생일은 내가 지킨다! 내 슬픈 멜론의 추억 뻔뻔해지니 세상이 좋아졌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줌마’라는 말을 보이콧하다 이제 세상에서 영원한 조연으로 밀려나는 걸까? 아줌마들은 왜 목욕탕에서 남의 몸을 훑어볼까? 할머니 옷을 탐하다 흰머리를 감추는 방법에 대하여 아름다움과의 타협, 나는 어디까지인가 나이 들수록 점점 아름다워지는 법 신발이 나이를 말해준다 후회 없이 삶을 사는 비법 행복은 전쟁이다? 집 안에 내 자리가 없을 때 나이로 대접받고 싶어 하는 건 초라하게 나이 들고 있다는 증거다 아끼다 똥 된다? ‘옛날 얘기’는 재미없다 경륜인가 꼰대질인가 정신이 늙는다는 것에 대하여 시간은 점점 미친 듯이 흐른다 우리가 보호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들 우리 누구에게도 ‘잔소리 자격증’은 없다 왜 한국 드라마는 집안일을 하면서도 볼 수 있을까? 남편감 고르기와 코트 고르기의 공통점 너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하니? 남편이 집안의 인기인이면 좋겠다 다른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와는 나도 살고 싶지 않다 가끔은 부부끼리 호텔행 가사 분담,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가족을 상대로는 수수께끼를 내는 게 아니다 식물과 가족은 포기하는 게 아니다 애 낳으면 생긴다는 건망증의 정체 끝내 먹고 난 우유갑을 치우는 사람은 누구인가? ‘여자가 결혼하고도 하기 좋은 일’이 따로 있을까? 누가 워킹맘과 전업맘을 적이라고 하는가 워킹맘 잔혹사 과거의 나로부터 메시지를 받다 아이와 이십 분만 함께할 수 있다면 희생은 미친 짓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면서도 가장 무서운 사람이 된다는 것 최악의 엄마만은 되지 않기 위해 내가 ‘엽기 엄마’가 된 이유 사람이 꼭 외향적일 필요는 없다 에필로그_따져보자, 정말 이십 대가 좋았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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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동안 나는 내가 젊음을 잃어가는 대가로 얻고 있는 좋은 것들을 숨은그림찾기 하듯 하나하나 찾기 시작했고, 그럴 때마다 조증 환자처럼 신이 났다. 삶에는 어느 단계에나 선물이 숨어 있다. 누구나 ‘좋은 시절’이라고들 말하는 청년 시절에만 삶의 절정이 있는 게 아니다. 나는 무지와 어리석음과 혼돈으로 후회될 짓만 하고 돌아다니던 내 젊은 시절을 돌이키기도 지긋지긋하다. 나이 들어가는 지금이 더 좋고,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이 들어서 전보다 쓸쓸하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청년 시절을 추적 관찰해보면 청년 시절에도 행복하지 않았다. 나이 들어서 더 불행해진 게 아니라 지금 불행한 핑계로 나이 든 것을 선택한 것뿐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무거운 것이다. 그 시간들을 통과해오면서 우리는 모두 고통에 대한 내성과 가진 것들 내에서도 누릴 수 있는 현명함을 갖추게 되었다.
---「프롤로그」중에서 알고 보면 사람은 나이 들수록 삶이 재밌어지는 게 맞다. 살면서 그렇게 살 수 있는 내공을 다들 알게 모르게 쌓았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의 가장 좋은 때는 지났다는 사회적 공식 속에 우리 감정마저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린 친구들에게 ‘제일 예쁘고 좋은 시기를 살면서, 왜 죽겠다고 엄살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젓는 고집쟁이 어른의 전형에서 발을 빼고 내가 먼저 재밌어지고 그 즐거움을 나누어주고 싶다. 근엄함은 지긋지긋하게 겪었다. ---「‘이상하다, 어른이 되니 더 재미있다’ 중에서 가끔 자존감이 결여된 뻔뻔함으로 ‘진상’이라는 말을 들으며 나이 들어가는 이들을 한꺼번에 욕보이는 중년들이 있는데, 아니 사실은 많은데, 그런 이들 때문에 나이 드는 게 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좋은 뻔뻔함은 오히려 멋스럽고 품위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한국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일을 오글거리고 형식적인 매너라고 부끄러워하지만 그 수줍음을 이기고 매너를 지키는 사람은 세련되고 배려 깊어 보인다. 좋은 뻔뻔함을 수치를 모르는 것과 혼동하면 안 된다. 그건 나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저 사람됨을 잃어가는 것일 뿐이다. ---「‘뻔뻔해지니 세상이 좋아졌다’」중에서 지하철에서였다. 출퇴근 시간을 피해서 탔는데도 자리가 없었는데, 앉아 있던 한 여성이 손짓으로 나를 불러 자기 자리에 앉겠느냐고 물었다. 자신이 내리면서 이왕이면 더 피곤해 보이는 여자한테 양보하려는가 보다 싶어 고맙다고 인사하고 앉았다. 솔직히 다리가 너무 아파 깊이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 여성이 막 도착한 역에서 내리지를 않는 것이었다. 여성은 선 채로 나를 흐뭇하게 내려다보면서 수줍게 말했다. “임신하신 분이라서 다행이에요. 혹시 오해해서 오지랖 떤 걸까 봐 걱정했거든요.” 자리에 앉은 나는 아주 여러 가지 감정에 사로잡혔다. 미안함, 고마움, 민망함, 황당함, 자괴감 등등…. 서 있는 그녀 앞에 앉아 가면서 결코 편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위해 그냥 임산부인 척 앉아 있었다. 속으로 내가 왜 임신한 것으로 보였는가를 생각했다. 진짜 임신했을 때에도 자리를 양보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제 내 몸이 나이 들어 그만큼 둔해진 건가 싶어 약간 서글펐다. 일단 집에 가면 입고 있던 펑퍼짐한 옷부터 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얼마 후,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이 비화를 털어놓았는데 그녀들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좋은 거네. 네가 임신할 만한 나이로 보인다는 뜻이잖아.”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아름다움과의 타협, 나는 어디까지인가’」중에서 그러다 하루는 집안일을 끝낸 몸이 너무나 피곤했다. 당장 소파의 안락함이 필요했고, 그날 나는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기역 자로 누운 그들 사이에 몸을 던지고 퍼져 앉았다. 순간 양쪽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 엉덩이에 다리나 머리가 깔린 가족 들은 이내 몸을 움직이고 다리를 접으며 내가 앉을 자리를 만들어냈다. 내가 끼어들 틈이 없다고 생각했던 공간에 실은 자리가 있었던 것이다. 가족들과 살을 맞대고 자리다툼을 하며 난 어느 덧 그들과 함께 시시덕거리고 있었다. 결혼을 해도, 가족들이 있어도 외롭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를 거부하는 진실이다. 결혼해 산다는 것은 외롭지 않다 는 게 아니라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 다. 나는 매일의 저녁 식사 후 느끼는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을 찾아냈다. 소외되었다고 연민에 빠지지 않고 그들의 품속으로 일단 뛰어드는 것이다. 이해나 공감이라는 어려운 과정이 없더라도 살을 부비고 같은 공기를 숨 쉬는 과정에서 말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연대감이 생긴다. 그게 어쩌면 근본적인 외로움에 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굳이 가족을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이리라. ---「집 안에 내 자리가 없을 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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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는 여자가 여자에게 건네는 다정하고 솔직한 수다 에세이다. 가장 먼저 강렬한 제목이 눈에 들어오지만, 제목과 달리 아주 편안하고 유쾌하게 읽히는 것이 반전이다. 여성들의 삶에 대한 깊은 고민과 진솔하고 현실적인 조언으로 사랑받아온 베스트셀러 작가 남인숙의 꾸밈없는 글이 공감을 자아내며 우리를 웃고 울게 한다. 네이버 ‘출간 전 연재’ 포스트를 통해 사전 공개된 내용에는 수많은 여성 독자들의 절절한 댓글이 달렸다. “별 생각 없이 글을 읽다 엉엉 울고 말았다”,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다독일 수 있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가 생긴 것 같아 위안을 받았다” 등등 미혼이든 기혼이든, 아이가 있든 없든, 20대든 30대든 40대든, 한껏 위로받고 공감하면서 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열렬히 토로하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면 발칙한 제목에 대한 의문도 풀린다. 이번 생(生)을 아주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기에, 다음 생에서까지 똑같은 역사를 이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작가의 논리다. 남인숙은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한 인간으로서의 불안함, 인생의 조연으로 밀려나는 것만 같은 헛헛함,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을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풀어놓는다. 산다는 것이 힘들고 지치는 일인 것은 사실이나, 그럼에도 나이 들수록 삶은 점점 더 재미있어지더라는 작가의 글은 환한 희망을 준다. 더불어 글이 한층 소탈하고 편안해졌다고 느껴지는 것은, 책 속 어느 에피소드처럼 그녀의 글에도 ‘엄마 냄새’가 묻어나는 덕분일까. ■ 추천의 글 명쾌하고 명료한 글이 큰 재미를 주면서 빠져들어 읽게 한다. 쓸쓸한 인생길, 애들도 더 이상 품안의 자식이길 거부할 때…. 나만 이렇게 외롭진 않구나, 이 땅의 동년배들 다 비슷한 생각으로 사네. 내 마음을 쓰담쓰담 해준다. _가수 양희은 마치 엑스레이처럼, 누구나 안고 있는 인생의 질문들을 핵심만 추렸다. 마치 해부를 하듯이, 일상적인 생각과 느낌의 실체를 일목요연하게 펼쳐 보여준다. _여성학자 오한숙희 ‘나이 듦의 아름다움’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냉철한 눈으로 자신의 일상과 내면을 부단히 관찰하고 자각에 이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이 책은 그 점을 콕콕 짚어 쉽고 통쾌하게 얘기해준다. _번역가 김난주 남인숙의 글은 ‘두부’같다. 담백하면서도 꾸밈이 없는, 어떤 소재와도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어우러지는 맛이랄까. 화려한 비주얼도, 자기 맛을 강요하지도, “자, 내가 이리 썼으니 어디 한번 울어봐라” 하는 시큼한 맛도 없는데, 비 오는 날 처절하게 젖어 돌아왔을 때 엄마가 내민 된장국의 두부처럼 뭉클한 감동을 준다. 누구나 아는 ‘대공감’의 맛이다. _방송인 안선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