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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Young-pil,權寧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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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과 주요 내용
이 책에서는 실크로드 미술을 소개하는 기초적이고 개괄적인 글에서부터 저자의 실크로드 탐사기, 그리고 전문적인 논문들이 하나의 책으로 엮어지는 입체적인 구성을 시도하였다. 또한 총 200여 컷에 이르는 풍부한 컬러 도판과 상세한 해설을 제공하여, 중앙아시아 미술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비교적 난해한 논문에까지 무리 없이 연장시키고 있다.
Part 1 실크로드 미술 스토리 사람들은 왜 실크로드에 흥미를 갖는 것일까. 동양에서는 자국의 고대 문화와의 연관이라는 관점에서, 서양에서는 서양문명 우위론에 입각한 서세동점의 역사관을 새롭게 확인하려는 의지와 제국의 팽창주의가 결합되어 실크로드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런 동서 역사관의 문제를 떠나 현대인들이 실크로드에 거는 기대는 또 다른 면이 있다. 근대화된 문명의 찌꺼기를 벗어던지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그들의 발길을 중앙아시아로 향하게 한다. 저자는 현대인들의 이런 추상적인 관심을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학문의 세계로 발전시키려는 의도에서 Part 1을 중앙아시아의 역사, 자연 환경, 미술을 개괄하는 도입부로 구성하고 있다. Part 1은 저자의 실크로드 탐사를 통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태고의 멋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세계로 독자를 친절히 안내하면서, 더욱 심층적인 내용을 담은 Part 2를 향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1. 실크로드의 중심, 중앙아시아 - 그 미술의 보편성과 특수성 2. 돈황의 유적과 한국인 - 프렐류드 3. 1990 최초의 실크로드 국제학술탐사 - 17개국 50여 학자의 현장답사 35일 4. 실크로드 속의 한국 문화 탐사 Part2 실크로드 미술 스터디 Part 2에 실린 네 편의 글들은 중앙아시아 미술에 대한 기존의 패권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중앙아시아를 열강의 주변으로 보지 않으며, 오히려 주위의 열강들을 중앙아시아의 주변으로 보면서 중앙아시아 자체를 부각시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예컨대 중국 북방의 흉노는 중국 역사에서 보잘 것 없는 존재로 폄하되어 왔다. 그러나 고고 유물들은 흉노에게도 문화가 있고, 그 유물들은 파급의 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주고 있어 주목된다. 이런 중앙아시아의 초원 문화가 한국, 중국과 같은 정주定住 문화에 파급되었던 사실을 인식한다는 것은 실크로드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학문적 열락이 아닐 수 없다. 이 네 편의 글은 사막 현지를 메주 밟듯 탐사하며 얻어낸 글들이다. 더러는 현장의 거친 야장野章의 냄새가 가시지 않은 내용도 담겨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판단의 근거로서 미술품 자체가 주된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5. ‘대체문헌’으로서의 청동 동물문 장식패 - 흉노 미술의 남하를 중심으로 6. ‘현무’ 도상과 중앙아시아 ‘동물투쟁’ 미술 양식 7. 하서회랑에서 돈황으로 - 현지조사(1999년)에 의한 유적 유물 연구 8. 고대 한국 미술의 사상적 원류와 조형성 - 초원 문화와 관련하여 Part 3 실크로드 미술 스페셜 저자가 1990년이래 거의 매년 현지조사를 실시하면서 찍은 사진들과 이에 대한 해설과 감상을 곁들여 총 86개의 짤막한 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아시아 미술의 이해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현지의 기후, 풍토, 자연환경,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그곳에서 살고 있는 여러 민족들의 생생한 모습과 미술 작품, 유물 등 풍부한 컬러 도판이 독자들을 실크로드의 신비한 세계로 친절하게 인도한다. 또한 Part 3의 도판 자료들은 Part 1, 2의 본문과도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독서의 편의를 위하여 별책인 하권으로 분리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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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이 책의 연구성과
1. 기존의 공간 양식을 벗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포착한 새로운 ‘시간 양식의 관점’
미술사 연구의 과제가 일반적으로 조형 요소의 변화, 즉 공간 양식에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이 책은 시간 양식의 관점에 주목하였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초원 미술의 대 표적인 특징은 “천천히(그리스어로 렌투스lentus)” 변하는 것이다. 이 “렌투스” 양식은 초원 지대 유목 민족의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련 을 맺고 있다. 광막한 자연 속에서 반복되는 단순한 회로回路의 생활패턴이 이러한 표현 양식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선호하는 동물 주제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끈질긴 연장성의 성향이 이 “렌투스” 양식의 특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결국 다른 문화와의 접촉 이 지형적 요인 때문에 제한되고, 이로 인해 특별한 미학적 자극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이러한 여건 속에서 양식의 변화가 둔화되는 “렌 투스” 양식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 미술품을 그 시대의 반영물인 ‘대체문헌’으로 바라보는 인문학적 시각 미술품은 작가의 창작물인 동시에 그 시대의 실상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면서, 문헌의 공백 지대를 메워주는 ‘대체문 헌’의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미술 작품은 미술사의 기초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 연구의 중요한 사료가 된다. 예를 들어 흉노의 존재 가 『한서』, 『사기』 등에서는 지극히 폄하되어 있으나, 실제 미술품을 분석해 보면 그 양식이 매우 유사함을 발견할 뿐 아니라 흉노 와 한족이 긴밀한 문화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견지하고 있는 ‘대체문헌’의 개념에 의존한다면 역 사 속에서 명멸한 흉노 민족의 문화는 새로운 가치체계 속에 편입되어야 하며, 초원 미술이 주변 지역에 끼친 영향 또한 새롭게 조망되어야 한다. 3. 새롭게 밝혀낸 고대 한국 미술과 중앙아시아 초원 흉노 문화의 긴밀한 연관성 저자는 흉노 미술을 포함한 초원 미술이 샤머니즘(정신), 동물 주제(미술), 동복(생활) 등의 세 가지 공통적인 문화요소를 바탕으로 생성된다고 전제하고, 고대 한국 미술에서도 이와 동일한 요소들을 찾아낸다. 그 결과 저자는 고대 한국 미술의 원류를 중앙아시아의 초원 문화에서 포착하고, 고대 한국의 청동기 시대를 ‘전 기 초원 문화기’, 고신라 시대를 ‘후기 초원 문화기’로 각각 설정한다. 이처럼 한국의 청동기 사회가 방울이라는 제구祭具를 직접적으로 활용하고, 초원의 동물들을 주제로 복식구服飾具를 표현하고, 초원 지역으로부터 동복銅?이라는 생활문화적 요소를 흡수했다는 사실은 본래 초원 지역에 퍼져 있던 종교와 자연스럽게 융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연구 작업은 고대 한국 미술의 특성을 규정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 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후대의 한국 미술 일반이 갖고 있는 창의성과 정체성이 미술사상적 관점에서 고대의 이러한 특성에 어느 정도 빚을 지 고 있는지 그 원류를 찾아갈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