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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서론 1장 1970~80년대 민주화운동과 '민중' 담론 2장 사회운동의 연대 형성과 프레이밍 과정에서 도덕 감정의 역할: 5?18 광주항쟁 팸플릿에 대한 내용 분석 3장 저항의 기억과 의례, 정체성 형성: 1980년대 학생운동 연구 4장 저항 의미틀과 집합적 정체성의 상호 작용: 1970~80년대 기독교 민주화운동 5장 민중담론과 6월항쟁의 문화적 기원 6장 권위주의 정권의 문화적 모순과 의례적 실천으로서의 6월항쟁 7장 타자의 (재)구성과 정치사회화: 1980년대 사회운동의 체험과 삶의 장기 지속에 대하여 8장 19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의 정치적 정체성 필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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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대한 "문화적" 접근
이 책은 1980년대의 한국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그 기원과 동학 그리고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사회문화적 유산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는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측면에 주목하는 이 책의 시선에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문화적 동학이라는 중심축을 바탕으로 해서 한국 사회의 민주화운동을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이 "왜 문화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사회운동이 단순히 객관적인 구조나 자원, 제도로만 설명할 수 없는 정체성, 의미, 의례, 헤게모니, 상징 등이 개입되는 문화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문화적 접근이 사회운동론의 주된 경향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에는 자원동원론과 정치과정 모델이 지배적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정체성, 의미틀, 감정 등을 강조하는 문화적 접근이 부각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사회운동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경향을 기반으로 하여 현재까지 한국 민주화운동 연구에서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문화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던 6월항쟁 이후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연구는 다각도로 진행되어왔으며, 이는 다음과 같이 분류될 수 있다. 첫째, 운동을 시기별로 분류하여 각 단계의 특징을 기술하는 운동사적 접근 방법을 취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둘째, 자원동원론 혹은 정치과정 모델의 입장에서 민주화운동 세력의 조직화와 조직 간 연대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이루어졌다. 셋째, 민주화운동을 계급운동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민주화운동 세력의 대항 헤게모니와 대항 담론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연구들은 기술(記述)적 수준에 머물거나 구조적인 설명에만 주안점을 둠으로써 운동을 생성시키고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문화의 작용을 조망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문화적 설명을 시도한 경우에도 대항 담론이 형성되는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동학에 대한 분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목표로 한다. 1.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동학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동학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정치적, 구조적 분석에 치우친 기존 연구의 취약점을 극복하고자 한다. 한국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존의 사회과학적 연구들은 주로 민주화를 '정치적 레짐 변동' 과정으로 이해하여 민주화운동을 정치과정과 정치체제 변동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거나, 사회운동의 조직적 발전 과정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왔다. 그러나 사회운동은 객관적인 구조나 자원, 제도로만 설명할 수 없는 정체성, 의미, 헤게모니, 상징 등이 개입되는 '문화적' 현상이기도 하다. 2. 민중담론을 포함한 대항 담론과 민주화운동 참여자의 행위 사이의 연결을 분석한다 이 책은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집단적 문화와 운동의 동원 과정 사이의 역동적 관계를 분석한다.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측면에 관한 기존의 연구는 주로 민중론의 입장에서 민중담론의 정당성을 주장하여 그것을 대상화하지 못하거나 여러 민중담론의 특징을 분석하고 기술하는 형태였다. 이들 연구는 대항 담론에 대한 연구라는 점에서 한국 민주화운동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항 담론을 사회운동의 동학과 본격적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이 책은 민중담론을 포함한 대항 '담론'들이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행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한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사회운동의 문화적 국면을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개념적 도구들을 경험적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의미틀, 역사적 기억, 사건, 의례, 헤게모니 접합 등이다. 이 개념들을 중심에 두고 이 책은 이러한 문화적 기제들이 동원 구조, 중계 등과 같은 사회운동의 여타의 메커니즘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분석한다. 3. 이 책은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유산을 추적한다 이 책은 6월항쟁에 따른 절차적 민주주의의 도입, 사회주의권 붕괴, 생애주기 효과 등의 영향으로 민중주의를 비롯한 저항적 담론들이 어떻게 변모하였는지에 관해 주목한다. 이와 관련한 이 책의 핵심 질문은 민주화운동에 의해 발전된 문화적 의미틀이 6월항쟁 이후 한국 시민사회 내의 정체성 변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1987년 이후 형성된 한국 시민사회의 새로운 정체성의 특징은 어떻게 규정될 수 있는가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 1. 민중적 의미틀의 역사의식과 집단 기억: 민중담론과 1980년 광주항쟁 1980년대 한국 민주화운동을 특징짓는 민중적 의미틀의 저변에 깔려 있는 집단적 기억과 역사의식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집단적 기억과 역사 해석의 틀은 어떤 문화적 실천들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구성되었는가? 이 책은 이러한 의문점들을 대항 기억과의 관련성을 토대로 분석한다. 1장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대항 기억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민중담론의 진화에 대한 연구이다. 1장에서는 1970년대 이전에도 민중이라는 개념이 통용되고 있었지만, 1960년대 이래의 산업화를 배경으로 1970년대 이후 민중담론이 재활성화되었다고 주장한다. 1970년대 민중담론이 갖는 중요성은 동시대 사회운동의 주체를 설정하고자 한 시도라는 점에 있다. 3장은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당시의 권위주의 통치라는 정치적 조건과 그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의 형성이라는 관점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운동의 주체적이고 문화적인 측면, 즉 학생운동의 집합적 정체성 형성 과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구체적으로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집합기억, 특히 1980년 광주와 같은 원초적 사건의 기억이 학생운동 참여자들의 도덕적, 감정적 자원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참여의 내적 동기를 불어넣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저항 의례와 같은 문화적 실천들은 학생운동의 집합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2. 정체성 형성, 감정, 대항 담론의 구성 정체성은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과 관련되며, '보다 넓은 공동체, 범주와 개인의 인지적, 도덕적, 정서적 연결'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체성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2장에서는 집단 정체성과 감정 공동체 및 인지적 프레이밍 등 세 가지의 결합에 주목하고 있으며, 4장은 의미틀론의 자원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정체성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우선 2장에서는 1980년 광주항쟁 기간의 사회운동에서 감정의 사회적 구성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광주항쟁의 사회운동 참여자들의 인지적 의미틀 만들기 과정에서 행위자들의 도덕적 감정이 가장 중심적이고 두드러진 역할을 수행했다고 주장한다. 4장에서는 1980년대 기독교 사회운동을 분석한다. 1970년대 이후 1980년대 초반까지 정립되었던 다양한 기독교 사회운동의 흐름과 계파들의 의미틀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일반 변혁운동의 의미틀과 접합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이 접합 과정에서 다양한 수준에서의 기독교 사회운동 참여자들이 겪었던 자아 변화와 집합적 수준에서 경험했던 정체성의 상호 강화 과정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이 기독교 사회운동 조직과 활동에 미친 영향과 행위자들이 다양한 수준에서 기독교 사회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3. 6월항쟁에 대한 문화적 분석: 의례, 접합, 연대 흔히 통일전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연대의 문제에 대해서도 문화적 접근을 시도한다. 연대라는 용어는 사실 우리말로 한 단어이지만 영어로는 두 가지 다른 단어―coalition, solidarity―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두 가지 용어가 문화적인 차원에서는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둘 이상의 집단이 문화적으로 연대(coalition)를 형성한다는 것은 어떤 형태의 연대(solidarity)를 동반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5장과 6장의 연구는 바로 이 두 가지 서로 구별되면서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두 가지 뜻의 연대에 대한 분석이다. 5장은 운동 조직들 간의 연대(coalition)를 에섹스 학파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으며 6장은 운동 조직이라는 범위를 넘어 대중과 운동 엘리트 간의 사회적 연대(solidarity)에 대해 다루고 있다. 먼저 5장에서는 다양한 시기의 민중담론의 변화를 검토하면서, 주체위치 혹은 담론들은 담론장에서 다른 담론들과 연결되었으며 새로운 담론의 결합체를 이루어냈다고 주장한다. 6월항쟁에서 이러한 결합은 헤게모니 접합 혹은 담론 구성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6장에서는 6월항쟁에서 분출된 민주화의 열망, 집합 흥분, 가치 헌신 그리고 그것에 기초한 사회적 연대의 형성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의례화 전략과 실천 과정을 강조한 후기 뒤르케임주의에 기초하여, 사회운동이 종교 의례와 같은 효과를 낳도록 의례화시키는 '분리' 연행과 '전이' 연행을 이론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적 시도를 바탕으로 하여 국민운동본부가 자유민주주의와 민중민주주의의 의미틀을 정렬하고, 시민으로 하여금 민주/독재의 이항대립을 극명하게 인지하고 정서적으로 체험하며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각본을 마련하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아울러 다양한 운동 레퍼토리들이 지속적으로 연행되면서, 운동 참여자들이 일상의 속된 세계와 구분되는 '거룩한'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을 검토한다. 4.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유산 마지막으로 이 책은 학생운동 참여자의 생애사 및 설문 자료 분석을 통해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유산, 즉 민주화운동 시기에 형성된 저항 담론이 1987년 이후 어떠한 변동을 거쳤는가에 대해 탐색한다. 먼저 7장은 1980년대 학생운동 참여자들의 생애 체험을 재구성하여 이들의 정치사회화 과정이 갖는 특성을 검토한다. 7장에서는 종교, 성, 광주학살과 관련한 서로 다른 생애 체험을 배경으로 1980년대뿐만 아니라 1990년대의 제도적 민주화 과정에서 구술자의 '중요한 정치적 타자'가 재구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30대가 된 이들에게 1990년대의 제도적 민주화 과정은 군부독재하에서 정치적 투사에 의해 이상화했던 북한, 소련 등의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다양한 자기 성찰의 의미를 갖는다. 또한 1980년대 학생운동 참여가 이들에게 단순히 '진보적인 정치 성향'을 유산으로 남긴 것이 아니라, 변화된 정치적 상황 속에서 기존의 정치적 지향과 행위 양식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생애사적 과제를 남겼음을 시사한다. 한편 8장에서는 정치적 세대로서 기능해온 19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의 정치적 정체성의 현 지형을 당시의 정체성 주장과 관련하여 검토한다. 80년대 당시의 정치적 균열 구조와 접합된 민주화운동 세대의 정치적 정체성 주장을 '삼민 이념'이라 규정하고, 20년이 지난 현재, 세대 간 차이와 세대 내 동질성이라는 측면에서 삼민적 정체성은 소진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의 보수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대의 세대 요인이 약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는 그들이 여전히 스스로를 진보의 담론과 결부시키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진보의 담론을 생성해갈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동력이라는 조건이 존재한다면, 19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의 부분적인 결합 효과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