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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예술과 문학 1 천박한 악 2 위험에 대한 취향 3 셰익스피어가 불멸인 이유 4 섹스와 셰익스피어 독자 5 D. H. 로렌스가 포르노그래피 작가인 이유 6 버지니아 울프의 분노 7 인류를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인류를 사랑하지 않는 방법 8 잊혀진 천재 슈테판 츠바이크의 외로운 죽음 9 디스토피아적 상상력 10 잃어버린 예술 11 길레이의 음울하지 않은 도덕성 12 쓰레기, 폭력 그리고 베르사체 그런데 그것이 예술일까? 정치와 사회 13 우린 생각보다 잃을 것이 많다 14 사회를 읽는 법 15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에 대한 단상 16 정직한 관료주의보다 부패한 관료주의가 낳은 이유 17 가정에서 시련을 겪는 자들의 여신 18 가족해체에 대하여 19 범람하는 성문화 20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이고 있는가? 21 끔찍한 이야기 22 인종 폭동을 예견한 사람 23 종교적 근본주의의 해악 24 파리 문 앞의 야만인들 25 선의가 반드시 바람직한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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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지식인과 문화 엘리트에 대한 분노와 슬픔>
테어도르 데일림플은 의사로서 세계 각지에서 일하면서 보고 느낀 현대문명의 공통적인 쇠락을 지적하고 있다. 물질적으로 전례 없는 부를 향유하면서도 정신적 타락과 개인적 불행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인 테오도르 데일림플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면서 야만주의가 문명을 파괴하고 이기적이고 부도덕한 개인주의로 스스로 불행해지는 현상들을 탐구하고 있다. 그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악하다거나 선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현대 사회가 오랫동안 악을 조장해 왔으며 억제하기보다는 고무했다고 지적한다. 테어도르 데일림플은 인간 본성의 악을 조장하고 있는 측은 사실상 하층 계급의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지식인과 문화 엘리트들이 지레 짐작으로 혹은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해 문화의 비속성과 타락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현대 영국 문화의 비속성과 타락에 대해 무엇보다 그 책임이 문화를 창조할 책임이 있는 지식인과 문화 엘리트들의 대중 영합에 비롯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테어도르 데일림플은 인간의 악에 대한 억제가 사라질 때 야만주의가 문명을 파괴하며 인간은 지능이 있기 때문에 짐승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신과 의사의 현대 문명 진단> 책의 전반부에선 예술과 문학을 후반부에선 정치와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그는 어느 한 분야가 아니라 전반적인 현대 문명의 위기를 진단하고 있다. 전반부인 문학과 예술에선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와 셰익스피어, 마르크스, 투르게네프, D. H. 로렌스, 버지니아 울프, 허버트 조지 웰스, 올더스 헉슬리, 퀴스틴느 등의 문학 작품들과 제임스 길레이, 메리 카사트, 뒤샹, 호안 미로, 데미언 허스트, 마커스 하비 등 미술작품들 그리고 현대의 센세이셔널리즘에 대한 성찰을 통해 퇴락해가는 현대 문화의 일반적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외부 검열에 대한 지식인들의 강한 거부감이 결국 포르노그래피가 범람하는 것도 막지 못하게 했으며 엘리트주의자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대중에 영합하며 고급문화보다는 비속성과 저급문화를 찬미하고 있다고 말한다. 보편적인 휴머니즘보다는 센세이셔널리즘, 부와 명성을 탐닉하는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세태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후반부인 정치와 사회에선 현대국가에 보편적인 점차 비대해지고 있는 관료주의를 비판하며 복지라는 명목으로 국민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사회구조의 노예로 만들고 있는 현상을 설명한다. 그는 관료주의가 국민의 행복과는 상관없이 무능한 공무원의 증가만을 가져왔다고 비판한다. 또한 저속한 문화를 고무하고 조장해 결과적으로 살인, 강간, 폭력이 일상화되는 현실에 대해 고발한다. 이는 특정 정치체제나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 제3세계의 현상이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적 상업주의에 굴복해 대중영합에 앞장선 지식인과 예술가들 그리고 황색저널리즘이 만연하게 된 서구 선진국의 현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제3세계 국가와 유럽을 두루 보고 느낀 것을 말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오래 살고 일했던 영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신사의 나라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예절과 전통으로 알려졌던 영국의 추악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저자도 인정하듯이 주로 빈민가와 교도소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의 관점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과연 그가 본 것이 제한된 영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인지 아니면 현대 사회가 보편적으로 안고 있는 문화적 현상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저자는 현재 우리 모두가 보고 듣고 느끼지만 누구도 말하기를 꺼려하는 진실을 일관되게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현대사에서 독재와 권위주의의 폐해에 분노한 우리 사회는 전통에 대한 거부와 센세이셔널리즘을 찬미하며 정작 보존해야 할 권위나 가치관마저 잃어버린 채 대중문화의 비속성과 타락을 찬양하고 고무하기까지 하고 있지는 않는가? 저자의 말처럼 부정하고 폐기해야 할 금기나 전통도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은데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모든 금기와 전통에 대한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현대 문화에 대한 비판이자 앞으로 맞게 될 혹은 지금 겪고 있는 우리 문제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념과 추상성이 아닌 살아 숨쉬는 인간의 적나라한 실존에 대한 고발> 테어도르 데일림플의 에세이가 지닌 장점은 무엇보다 그가 직접 체험하며 보고 느낀 것을 기술했다는 점에서 인문학자나 사회 과학자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현장감 있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 문화의 비속성과 올바른 사고로 인도되지 않는 감상벽은 영국 문화에도 예외 없이 냄비근성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기 연예인은 신성함이 소멸된 현대에서 신이 되고 있다. TV에선 일반인들이 평생 벌어도 벌 수 없는 돈을 1년 동안 벌어들이면서도 돈 되는 일이면 뭐든지 한다는 진행자들의 멘트가 끊임없이 되풀이 된다. 인륜지대사라는 결혼은 신중한 선택의 결과였음에도 불행의 근원은 결혼 생활의 지속이기 때문에 이혼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충고가 당연하게 권고된다. 성해방을 주장하면서도 부부, 연인 간의 의심과 질투는 늘어간다. 분노에 따른 무차별 살인과 폭력이 자행되고 양심의 가책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개인의 불행을 불행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우울증으로만 치부해버리는 현대사회 자체가 심한 우울증에 걸려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정신병자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현대 영국 사회의 모습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사회 구조론과 계급론 혹은 이데올로기에 의해 결정되는 인간이 아닌 주체성과 의지를 가진 인간의 복원> 저자는 지식인들이 계급이론이나 사회구조론 혹은 이데올로기 문제로 정작 그 속에 사는 인간들의 모습을 분명하게 파악하기보다는 자신의 관념 속에 대입함으로써 정작 현실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의지가 무시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사람은 환경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의지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실의 모든 문제를 상황이나 사회구조 탓으로 돌림으로써 정작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할 인간은 사회구조나 상황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인 데어도르 데일림플은 궁극적으로 현실의 인간에게 자기 삶에 대한 주체성을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궁극적으로 삶의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인 삶이나 부도덕한 쾌락이 아니라 바로 문화의 향유이며 지식인과 예술가의 책임은 야만주의에 의해 파괴되는 우리의 문명을 지키기 위해 특수하면서도 보편적인 문화를 창조하고 보호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